집집마다 하나씩은 구비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은 대세가 된지 오래다. 주로 제때 끼니를 챙겨 먹기 힘든 바쁜 직장인들 위주로 소비되던 건강기능식품이 이제는 성장기 아이들의 건강 필수 식품처럼 자리 잡았다. 건강기능식품은 건강식품과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 아무리 천연 물질로 만들어 졌다고 해도 구분 없이 먹기 시작하면 비만부터 이른 초경까지 호르몬 과 분비를 유도한다. 특히 여자아이들의 경우 초경이 빨라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기능식품 자체가 빠른 초경을 유도하지는 않지만, 건강기능식품의 지나친 과복용은 이른 초경 뿐 아니라 올바른 성장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지속적 배란은 난소 상피에 상처… 이른 초경은 난소암 위험 높여

빠른 초경의 기준은 초등학교 4학년 전후로 볼 수 있다. 11세에 초경이 시작되는 경우는 성조숙증으로 인해 발병할 수 있는데, 성 조숙증은 성호르몬이 이른 시기 분비되어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말한다. 여아의 경우 유방 발달, 음모 발달이 8세 이전에 나타나 10~11세에 초경으로 나타난다. 어차피 여자라면 겪게 될 일인데, 초경을 빨리 한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될까 의구심이 들 수 있다. 하지만 건강하게 자란다는 것이 빨리 자란다는 것과 같은 말은 아니다.

먼저 월경의 원리에 대해 알아보자. 월경은 자궁내막 괴사와 탈락을 수반하는 자궁출혈이 3~7일 지속해서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초경은 사춘기와 함께 여성 호르몬이 생성되며 난소에서 난자가 자라면서 발생한다. 난자가 충분히 자라면 난소는 프로게스테론 이라는 호르몬을 통해 자궁내벽을 두껍게 만든다. 이때 자궁 내벽은 1cm정도에 달하는데 이는 수정란을 보호하기 위해 두꺼워 지는 것이다. 이때 두꺼워졌던 자궁점막이 떨어져 나가면서 출혈과 함께 질을 통해 배출되는 현상이, 월경이다.

빠른 초경을 하게 될 경우, 난소의 발육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배란성 초경을 겪다가 배란성 월경으로 전환될 수 있다. 또 최근 연구에 의하면 초경이 빠르고 폐경이 늦은 여성들에게 난소암 위험도 증가하고 있다. 지속적 배란은 난소 상피에 상처를 내고, 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만성 염증이 암을 유발하기 때문에 초경이 빠르고 폐경이 늦은 경우는 그만큼 배란을 더 하게 되므로 난소암의 발생 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건강한 성장을 위해 ‘건강식품’과 ‘건강기능식품’ 구분해야

풍요 시대에 주의해야 할 것은 ‘적절한 조절’이다. 특히 영양섭취는 아이의 체질과 성장 속도에 맞게 맞춤형으로 단계적으로 가야 한다. 건강기능식품과 건강식품을 구분하고, 효능을 강조하는 광고 문구나 브랜드 보다 체질에 맞는 적절한 양의 섭취가 매우 중요하다. 진단이나 진료 없이 마켓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식품은 보편성을 기준으로 출시된다. 우리아이의 체질에 꼭 맞는 건강기능식품은 마켓 보다 진료실, 그리고 푸드코트보다 엄마의 식탁 위에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건강식품의 차이를 알아보자. 먼저 ‘건강식품(health food)’은 말 그대로 건강에 좋은 자연 식품이다. 마늘, 고등어, 호두, 버섯, 사과, 우유 등 건강에 좋다는 천연 그대로의 음식이다. 건강 식품의 경우 직접 섭취하기 때문에 양 조절이 쉽고 과잉 복용할 경우 칼로리 등에 의한 체중 증가, 비만 등을 주의하면 된다. ‘건강기능식품(health functional food)’은 식품의약품안정청에서 기능성과 안전성을 인증 받은 것을 말한다. 홍삼, 복합영양제, 유산균, 오메가3 등이 속하며 일상생활에서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를 고농축해 가공한 식품을 말한다.

건강기능식품은 여러 생리활성 물질이 고농도로 농축 되어 있기 때문에 복용시 반드시 섭취량과 섭취방법을 준수해야 한다. 천연물질로 이루어진 건강기능식품은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과 복용하게 될 경우 소화불량, 피부발진, 가려움증, 설사 등의 부작용을 겪는 사례도 많다. 또 몸에 좋은 영양소를 손 쉽게 한번에 섭취하려고 한꺼번에 여러 종류의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거나 다른 약과 동시에 먹는 것도 위험하다. 다양한 성분들이 몸에 동시에 유입되면서 서로의 흡수를 방해하거나 직접적으로 화학반응을 일으켜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낼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성인 만큼 독성을 이겨낼 수 있는 면역력이 완성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과복용에 의한 부작용은 더욱 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