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미-중 무역분쟁 고조로 뉴욕 3대지수가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미국의 화웨이 거래 제한 영향 등으로 가장 크게 하락했고, 반도체 대형주들은 6%대까지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20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3%(84.10p) 하락한 2만5679.90으로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전일 대비 0.67%(19.30p) 떨어진 2840.23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전날 대비 1.46%(113.91p) 내려간 7702.38에 장 마감했다.

이날 11개 업종 중 8개 업종이 전일 대비 하락했다. 기술 업종이 1.75% 떨어지며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기술 외에도 부동산(-1.62%), 재료(-1.46%), 커뮤니케이션서비스(-1.17%)

재량소비재(-0.69%), 산업(-0.28%), 필수소비재(-0.22%), 건강(-0.04%) 업종이 하락했다.

반면, 유틸리티는 0.17% 올랐고, 금융은 0.14%, 에너지는 0.07% 상승했다.

종목별로는 미국 기술주의 대표 격인 ‘팡(FAANG)’주도 전부 하락했다. 애플 주가가 3.13% 떨어지는 등 가장 크게 떨어졌다. 미국의 화웨이 압박에 대해 중국에서 아이폰 불매 움직임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주가는 2.06% 하락했고. 넷플릭스 주가는 1.79% 떨어졌다. 페이스북 주가도 1.39% 하락했고, 아마존 주가는 0.54% 내려갔다.

반도체 주가 하락세는 더욱 컸다. 웨스턴 디지털은 (Western Digital) 6.00% 하락했고, 퀄컴 주가도 5.99% 하락했다. 엔비디아(Nvidia)는 3.05% 떨어졌다. AMD는 2.98%, 인텔(Intel)도 2.96% 떨어졌으며,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도 1.44% 내려갔다.

자동차 관련 주가도 전부 빠졌다. 자동차 제조기업 GM의 주가는 0.081% 하락했다. 수출에 영향을 크게 받는 보잉(Boeing)은 0.63% 떨어졌고, 캐터필러(Caterpillar)는 0.27%, 테슬라는 2.69% 하락했다. 최근 증시 데뷔한 우버는 0.74% 떨어졌다.

대표 금융주는 혼조세 보였다. 내려갔다. 웰스파고는 0.55% 하락했고, 씨티그룹은 0.17% 하락했다. 반면, JP모건체이스는 0.55% 올랐고, 보험회사인 AIG도 0.11% 상승했다.

글로벌 에너지기업인 엑슨모빌 주가는 0.013% 하락했다. 쉐브론 주가도 0.27% 상승했고, 옥시덴탈 페트롤리움 주가도 1.35% 내려갔다.

이날 증시 급락은 미국의 ‘화웨이 짓누르기’에 영향을 받았다.

미국 상무부는 15일(현지시간)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와 70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렸다.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 명단에 오른 기업은 미 정부 허가 없이 미국 기업들과 거래할 수 없다.

현재 화웨이의 숨통은 당분간 트인 상태다. 미국은 20일(현지시각) 자국 내 화웨이 이용자의 서비스 지속 등을 위해 90일짜리 부품 공급 임시 거래 면허를 발부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 면허로는 신규 제품 제작을 할 수 없다.

화웨이는 최소 석 달 분량의 반도체 칩 등 핵심 부품을 확보하는 등 미국의 제재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왔다고 주요 외신들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제재 강화에 따라 구글도 미국 IT기업도 화웨이에 부품 및 서비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알려진 상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 대체로 현재와 같은 기능을 계속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중에 일부 인공지능 및 사진 관련 구글 애플리케이션의 기능만 이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구글에 이어 인텔, 퀄컴, 자일링스, 브로드컴 등도 화웨이에 공급을 중단할 방침이다.

채드 모건랜더(Chad Morganlander) 플로럼파크 워싱턴 크로스 어드바이저스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정치적 리스크는 이제 사업 리스크가 됐다면서” “이는 많은 기술주 수익 기대치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를 비롯해 미-중 무역분쟁 긴장감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시장은 당분간 분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NBC는 미-중 양국이 차기 무역협상 일정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재스퍼 롤러(Jasper Lawler) 런던 캐피탈 그룹 리서치 헤드는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분쟁 진행결과에 따라 시장 변동성의 해석이 나오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시장은 중국이 희토류 보복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도 하고 있다. 2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류허(劉鶴) 부총리는 중국 내 희토류의 주요 산지인 장시(江西)성 간저우(贛州)시 진리(金力)영구자석과기유한공사를 시찰했다.

희토류는 휴대전화, 반도체, 하이브리드 차 등 하이테크 제품에 필수적인 자원으로 부각되고 있다.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95%가 중국에서 비롯되며, 특히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희토류 수입의 80%를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 중국이 희토류 카드를 꺼내들 경우 미국은 상당한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미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 13일(현지시간) 25%의 관세가 추가로 부과할 수 있는 3805개 품목 3000억달러 상당 중국산 수입품 목록을 공개한 중에 희토류는 포함되지 않은 상태다.

단,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희토류 관련 질문에 대해 “국내 산업 정책 시찰에 대해 정확하게 해석하기를 희망한다”면서 “지나친 연상은 금물”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부진했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은 4월 전미활동지수가 마이너스(-) 0.45로, 전월 대비 0.5 하락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