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5일부터 3일간 일본으로 가 현지 양대 통신사 NTT도코모와 KDDI 본사를 방문한 사실이 20일 확인됐다. 5G 서비스의 조기 안착과 상호 협력을 다지는 한편 최근 오픈한 쇼케이스인 갤럭시 하라주쿠를 찾아 임직원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의 일본행은 5G 전략 로드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일본의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 아이폰 천하로 굳어지고 있다. 그러나 5G 시대를 맞아 애플의 5G 아이폰이 예상보다 늦게 출시될 전망이며, 그 틈을 노려 한국과 미국에서 최초의 5G 스마트폰 타이틀을 가져간 삼성전자 갤럭시에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일본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기점으로 5G 상용화에 나서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봐도 절묘한 타이밍이다.

5G 아이폰 출시가 당장 이뤄지지 않을 상태에서 일본이 5G 인프라에 속도를 내면서 삼성전자의 5G 올인원 플랫폼이 가동될 가능성도 높다. 중국의 화웨이가 미국의 강력한 견제를 받으면서 주춤거리고,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인 일본도 화웨이 5G 장비 도입에 미온적일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5G 기지국부터 스마트폰 단말기를 모두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매력적인 옵션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일본의 5G 장비는 노키아 등 유럽 회사들의 인프라로 채워졌으나 삼성전자에게도 기회는 있다. 이 부회장의 일본행이 ‘5G 세일즈’인 이유다.

이 부회장의 글로벌 경영 시동이라는 키워드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북미와 유럽, 중국을 오가며 인공지능 석학들을 영입하는 한편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 이 부회장의 일본행을 인공지능과 5G 전반을 아우르는 글로벌 경영의 일부로 해석하는 이유다. 최근 선언된 시스템 반도체 전략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포석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를 둘러싼 논란에 대응하기 위한 유연한 경영 전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를 두고 이 부회장 승계 작업에 대한 수사 당국의 칼날이 상층부를 겨냥한 가운데, 이 부회장이 직접 해외 출장을 통해 정상 경영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