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지난해 10월 르노가 상용차 ‘마스터’를 출시하며 현대차와 기아차가 독점한 중·대형 상용차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마스터가 진출한 중·대형 상용차 시장의 연간 판매 규모는 약 25만대 수준, 그러나 경쟁자는 많지 않다. 중형 밴 스타렉스와 쏠라티, 1톤 상용차 포터와 봉고가 전부다.

국내에 들여온 르노 '마스터'는 프랑스 바틸리 공장에서 생산한 '마스터 S(Standard, 스탠다드)'와 '마스터 L(Large, 롱바디)' 등 두 가지 모델이다. 현재 두 차량 모두 물류운반을 위한 패널밴(운전석과 조수석만 있고 차량 후미 부분은 화물을 싣고자 적재용량을 키운 차) 형태만 판매되고 있다.

패널밴 모델만 들여온 데 대해 르노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말한다. 가격대비 뛰어난 상품성, 높은적재 능력을 무기로 택배, 경 화물 운송 시장에서 스타렉스와 쏠라티의 독점을 깨버리겠다는 것이다.

▲ 르노

마스터는 상용차의 핵심인 적재 중량과 용적에서 경쟁 차종을 앞선다. 마스터 S 모델의 적재 무게와 용량은 1300kg, 8㎥(세제곱미터)에 달하고, 마스터 L 모델은 최대 1350kg의 화물을 담을 수 있다. 적재 공간은 10.8㎥다.

내부 공간도 넓다. 마스터 S는 길이 5050mm, 높이 2305mm, 너비 2020mm의 적재 공간을 지녔다. 마스터 L은 길이 5550mm, 높이 2485mm, 너비 2020mm의 공간을 보유하고 있다. 상면고(바닥부터 적재함까지 높이)가 545mm에 불과해 화물 상·하차가 쉽다.

반면 그랜드 스타렉스는 길이 5150mm, 너비 1920, 높이 1925mm의 적재 공간을 지녔다. 마스터 L은 물론 마스터 S보다도 작다.

다소 높은 가격대는 다양한 옵션을 적용함으로써 상쇄했다. 스타렉스 3인승 디젤 밴 대비 520만원 가량 비싸지만 ▲연비 효율을 높여주는 ECO 모드 ▲오토 스탑&스타트 시스템 ▲도로 조건에 맞춰 구동력을 제어하는 익스텐디드 그립 콘트롤 ▲트레일러 흔들림 조절 기능 등 수준 높은 기술을 장착했다.

▲ 르노

한국에 도입되는 제품에는 르노그룹의 최신 엔진기술이 적용된 2.3L 트윈터보 디젤 엔진이 달렸다. 이를 통해 최고출력 145마력, 최대토크 36.7kg·m의 성능을 만들어 냈다.

트윈터보 디젤 엔진의 특성상 중저속 구간에서 뛰어난 토크를 지닌다. 고속 구간에서는 즉각적인 가속력으로 중장거리 이동에 용이하다. 특히 리터당 10.8km(마스터 S)와 10.5km(마스터 L)라는 높은 복합연비는 마스터의 최대 강점이다.

적재함과 운전석에는 사용자의 작업 효율을 높여주는 편의·안전장치를 달았다.

운전석과 적재함 사이에는 칸막이 역할을 하는 '메탈 벌크 헤드'를 장착했다. 적재함 바닥에는 '레진 우드'를 적용했고, 화물로 인한 차량 손상을 막기 위해 '하드보드 카고 라이닝' 자재를 적용했다.

▲ 르노

운전석에는 성인 3명이 탑승하고도 남는다. 이외에도 15개의 수납공간, 오버헤드 콘솔(천장 내 수납함) 등이 있고, 조수석 벤치 시트는 폴딩 타입으로 설치했다. 테이블과 컵홀더로 사용이 가능하다.

삼성자동차(르노삼성 전신)의 야무진(1998년 출시) 이후 이렇다할 경쟁자가 없는 1톤 상용차 시장에 발을 들인 것도 의미 있는 시도다.

가격면에서는 비교할 수 없이 큰 차이가 나지만 푸드트럭, 캠핑카 등 특정 시장에서는 해볼 만 하다는 평가다.

오는 6~7월에는 르노 마스터 버스 15인승과 13인승 모델을 국내에 도입한다.

특히 고정형 좌석을 갖춘 13인승 승합 모델의 경우 국내에는 경쟁 모델이 없다. 더 넓고 안락한 공간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

15인승 모델은 편안한 좌석에 한층 더 넓은 무릎 공간을 확보하여 많은 승객들이 탑승하고 장거리 이동을 해도 안락하다. 전 좌석에 3점식 안전벨트를 적용하여 사고 시 모든 승객에게 한층 수준 높은 안전성을 제공한다.

▲ 르노

마스터 버스에는 한국형 마스터와 동일한 2.3L 트윈터보 디젤 엔진이 장착된다. 또 도로 조건에 맞춰 구동력을 제어하는 '익스텐디드 그립 컨트롤(Extended Grip Control)' 기능과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 그리고 경사로 밀림방지 장치와 트레일러 흔들림 조절기능도 기본 탑재할 예정이다.

한편 르노 마스터는 유럽 지역 내 상용차 시장의 대표 아이콘이다. 지난 1998년부터 유럽 상용 밴 시장에서 판매 1위를 지키고 있고, 지난 2017년에 글로벌 판매 46만2859대가 이뤄진 인기 모델이다.

르노 마스터는 마스터 S 2900만원, 마스터 L(Large, 라지) 3100만원에 판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