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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동 걸린 재건축 메카 ‘개포지구’, 시장성은?

악재로 작용한 초과이익환수제...분양가는 3.3㎡당 5000만원 근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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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고작은 재건축 계획이 잡혀있지만 진척이 쉽지 않은 개포지구.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개포주공1단지아파트의 철거 공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개포지구 동편 단지들의 재건축 추진은 현재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1~4단지는 철거와 시공, 입주가 이뤄지고 있는 반면, 5~7단지는 정비구역지정에 머물러 있고, 이밖에 단지는 조합 구성에서부터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중개사들은 초과이익환수제에 따른 분담금 상향과 서울시의 재건축 공급량 저하를 원인으로 꼽았다.

15일 강남구청에 따르면 개포주공1단지는 현재 철거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해 4월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전체 5040가구의 이주를 끝마쳤다. 1단지 하나의 규모가 송파 헬리오시티의 약 3분의 2 규모여서 개포지구 전체의 재건축이 순차적으로 마무리되면 약 3만가구의 ‘미니 신도시’급 주거지구가 완성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981년 입주한 개포주공1단지의 재건축 계획에 따르면 향후 해당 단지는 최고 35층 높이 아파트에 총 6641가구 규모를 수용할 전망이다. 준공과 입주 시기는 2022년으로 예상되고,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움이 시공을 맡는다.

   
▲ 개포지구 재건축 사업 추진 현황. 출처=강남구청.

<이코노믹리뷰>가 방문한 결과, 한 블록 건너마다 포진해 있는 공사현장으로 인해 개포지구 서편은 하나의 커다란 신도시를 방불케 했다. 추진 속도가 비교적 빠른 편인 1단지부터 4단지까지 착공이 완료되면 약 1만가구의 공급이 이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높은 분양가임에도 자산가를 중심으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지역이다.

개포지구는 1970년대 말부터 80년대에 추진·조성된 택지지구로 주공아파트와 현대·우성·경남아파트 등 총 33개의 크고 작은 단지가 모여 있는 거대한 주거지역이다.

이 가운데 1단지의 경우 사업시행인가 시점으로부터 3년이 지났지만 아직 착공 이전 단계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조합원 일부의 물량이 매도 가능해지면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조회에 따르면 5월 들어 총 6건의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해당 단지는 올해 들어 2월 1건을 포함해 4월까지 총 7건의 계약이 있었지만, 5월 한 달의 거래량으로 이를 따라잡은 셈이다. 전용면적 35.44㎡가 12억7000만원으로 가장 낮은 매매가를 기록한 반면, 58.08㎡는 20억원으로 근래 들어 최고가에 이르기도 했다.

직방이 집계한 개포주공1단지의 단위면적 3.3㎡당 시세는 1억1403만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8월 1억2900만원에선 소폭 하락한 가격이지만, 강남구 전체에서도 가장 높은 축에 속하는 가격이다.

   
▲ 개포주공1단지는 철거를 위한 울타리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김은진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대출이나 재건축 기준 강화 등의 규제로 수요를 억누르는 시장인데, 서울 지역은 역시 수요에 비해선 공급이 여유롭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관리처분인가가 난 단지와 아닌 단지로 나뉜 상황을 두고 “초기 사업지들의 희소성이 더욱 부각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1단지 다음으로 큰 규모는 개포주공4단지 아파트다. 2017년 6월 16일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개포주공4단지는 GS건설이 시공을 맡아 2840가구에서 총 3055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철거를 위해 울타리를 치고 있는 1단지와 기반 공사를 시작한 4단지 외에도, 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블레스티지’의 입주가 지난 2월 시작됐고, 3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아너힐즈’의 입주 또한 오는 8월로 예정돼 있다.

‘래미안블레스티지’는 본래 1400가구 규모의 단지를 지상 최고 35층 높이로 재건축 후 약 1839가구로 공급한 곳이다. ‘디에이치아너힐즈’ 역시 1160가구 규모에서 1235가구로 일반분양분을 늘린 후 공급할 계획이다. 1단지부터 4단지까지만 쳐도 벌써 1만가구를 넘어서는 대규모 주거 지역이다.

   
▲ 8월 입주가 예정된 옛 3단지 '디에이치아너힐즈'와 옛 4단지 '개포그랑자이'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 8단지 부지에서 착공에 들어간 '디에이치 자이 개포'.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초과이익환수제 등 영향으로 발목 잡힌 개포지구

반면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단지는 아직 조합설립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가장 진척이 빠른 곳은 조합설립인가 과정에 머물고 있는 도곡개포한신아파트, 정비구역 지정 과정에 있는 개포주공 5·6·7단지와 개포현대1차아파트 정도다.

중개사들은 느린 속도를 보이고 있는 개포지구 재건축 현황을 두고 ‘초과이익환수제’와 서울시의 재건축 불허 기조를 꼬집으면서도 자세한 내용에 대해선 ‘민감한 내용’이라면서 입을 다무는 분위기였다.

개포동 K공인중개사는 “지난해 12월 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받지 못한 단지들은 대부분 초과이익환수제에 걸릴 것”이라면서 “조합원의 분담금이 억 단위로 올라가게 생겨서, 관리처분 되지 못한 곳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R공인중개사는 “당분간 개포동은 이미 분양한 단지와 분양을 코앞에 둔 단지를 제외하곤 양분된 시장으로 흘러갈 것”이라면서 “지금은 시작단계나 다름없기 때문에 향방은 서울시 기조에 달려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해당 중개사는 “그래도 1~4단지와 디에이치자이 등 이미 추진된 단지들의 입주가 얼추 마무리되는 2024년이 되면 개포지구도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지 않을까 추측한다”고 덧붙였다.

   
▲ 정비구역지정 단계에 머물러 있는 개포주공5단지.

1983년 입주한 개포주공 5단지는 총 940가구 규모로 현재 안전진단을 통과 후 구역지정 단계에 머물고 있다. 해당 단지의 단위면적당 시세는 네이버 부동산 기준 5456만원이다. 이 같은 사정은 각각 1060가구, 900가구의 개포주공6·7단지와 802가구 규모의 일원우성7차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이 가운데 일원우성7차의 시세는 4754만원이고,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6·7단지는 각각 5803만원, 562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공1단지와 남북으로 마주보고 있는 416가구 규모의 개포현대1차아파트 역시 구역지정 단계로, 이곳의 시세는 개중 가장 저렴한 단위면적당 3967만원 수준이다.

개포·일원동 가운데서 조합설립인가가 난 곳은 개포한신아파트가 유일하다. 2017년 11월 조합설립을 완료한 해당 단지는 전체 364가구를 713가구 규모, 지상 최고 35층 높이로 재건축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밖에 1991년 준공한 개포우성9차아파트는 가구당 약 3억4400만원을 분담해 리모델링 공사가 이어지고 있었다.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은 해당 단지는 전용면적 81~84㎡에서 106~108㎡로 확장하고 단지 전체를 수평증축할 계획이다. 가구수는 종전과 동일한 232가구다. 단위면적당 평균 매매가는 4648만원이고, 전용면적 81㎡의 경우 14억원 중반대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해당 단지와 맞붙은 경남아파트, 개포우성3차아파트는 현대1차아파트와 통합 재개발을 추진 중이지만 여타 단지와 마찬가지로 멈춰있는 상태다. 주변 중개사들 역시 혹시 모를 와전을 조심해 함구하는 분위기였다.

   
▲ 개포우성3차와 경남아파트 등은 통합재건축을 추진 중이지만 정비구역지정조차 난망인 상황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 8단지 부지에서 착공에 들어간 '디에이치 자이 개포'.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개포지구 향후 시장성은?

개포지역의 시장성은 이미 분양 절차까지 끝마친 여러 단지들의 예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16년 3월 분양한 개포주공2단지의 재건축 단지 ‘래미안블레스티지’는 3.3㎡당 평균 3760만원에 분양됐지만 현재 시세는 5749만원에 이른다. 2020년 9월 입주할 예정인 개포시영아파트의 재건축단지 ‘래미안강남포레스트’ 역시 단위면적당 4362만원에 분양됐지만 현재 분양권이 4743만원에 거래되면서 약 400만원 상승한 모습이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전체 62가구만을 일반에 분양한 ‘디에이치 포레센트’는 총 996명이 청약을 신청하면서 평균 16.06: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고가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갈수록 낮춰지는 가운데 강남지역에서는 선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체 수용 가구수는 184가구이고 2021년 입주가 예정돼 있다. 분양 당시 평균 분양가는 4569만원에 책정됐다.

현대사원아파트를 재건축하고 2018년 입주한 래미안개포루체하임의 평균 시세는 단위면적당 5766만원으로, 전용면적 84㎡ 기준 18억원 후반~20억원 초반에 매물이 올라와 있다. 지난달 4월 확인된 네이버 부동산 매물 기준으로 최고가는 2층에 위치한 전용면적 121㎡ 주택으로 25억원에 이르기도 했다.

개포주공8단지(상록8단지)는 ‘디에이치자이개포’의 재건축 공사가 진행 중으로, 네이버 부동산 기준 올해 2월 전용면적 108㎡의 주택의 분양권이 17억2117만원에 거래됐다. 다만 해당 단지는 전매제한에 적용된 곳이다. 지난해 3월 분양한 해당 단지의 평균 분양가는 4160만원이었다.

   
▲ 개포지구를 가로지르는 영동대로는 서울시의 개발 계획이 잡혀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개포지구가 이렇듯 각광받는 배경엔 입지와 지구의 규모가 있다는 게 중개사들의 설명이다. 1980년대 강남 과밀을 해소하기 위해 조성된 개포지구에는 지하철 3호선과 분당선까지 총 7개의 역사가 존재한다. 또한 인접한 수서역에 GTX가 계획된 것도 호재로 읽히고 있다.

개포지구는 개포초·일원초·구로중·개포고·경기여고 등의 교육시설과 함께 대모산·개포동근린공원·양재천 등 녹지 여건, 삼성병원 등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다. 개포지구의 재건축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면 현재 전체 개포지구의 부피부터 현재 약 2만가구에서 3만가구 ‘신도시’ 급으로 올라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김은진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1단지처럼 대단지가 공급되는 경우 주변 시장에 단기적인 여파도 있겠지만, 기간을 넓게 보면 지역 전체의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신규주거지로 탈바꿈하고 있는 반포지구의 예를 들었다.

주변 중개사들은 옛 한전부지(GBC)와 영동대로 개발의 수혜가 있을 것으로도 내다보고 있었다. B공인중개사는 “단지들의 개별 사정과 별개로, 주변 지역의 대규모 개발은 심리적인 호재로 볼 수 있어서 관련한 문의도 꽤 있다”고 말했다. 김은진 수석연구원 역시 “수요억제 시장에서 시장의 물꼬를 트는 변수로 작용할 개연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진후 기자 jinhook@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05.16  14: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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