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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의 오프라인 다변화 ‘양날의 검’

유통 세분화 전략이자 제 살 깎아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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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3월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 채용박람회에 참석한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출처= 신세계그룹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들의 상황은 좋지 않았고, 앞으로도 개선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를 마주한 유통기업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은 크게 2가지로 ‘이커머스 전환’ 그리고 오프라인 유통채널 운영의 ‘효율화와 다변화’가 있다.

특히 후자에서 가장 앞서가는 업체는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다. 그가 주도하는 이마트의 변화들은 분명 경쟁업체들의 운영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채널 다변화에서 오는 효과는 긍정적인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포트폴리오’ 이마트의 강점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속되는 오프라인 영역의 성장 정체에 대해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그룹 유통사업 부문 법인 ㈜이마트의 대형마트 이마트(emart)를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운영의 다변화라는 대응 전략을 내놓았다. 이는 점점 세분화되는 소비자들의 취향 그리고 독특하고 재미있는 것을 찾는 현재의 젊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전략적 접근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편의점 이마트24, 만물상 잡화점 삐에로쑈핑, 창고형 할인매장 이마트 트레이더스, 가전양품 전문 브랜드 일렉트로마트 그리고 PB브랜드 전문매장 노브랜드 전문점 등 각자의 명확한 콘셉트가 있는 오프라인 점포들로 구현했다. 추가 출점에 한계가 있는 대형마트 대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전문 점포들의 주요 입지 출점을 통한 오프라인 유통의 포트폴리오 확장은 나름의 성과들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코엑스 스타필드에 1호점을 연 삐에로쑈핑은 20대, 30대 젊은 소비자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수도권에 6개의 매장을 열었다. 최근에는 7호점의 입지를 부산의 쇼핑몰 아트몰링으로 확정하면서 수도권이 아닌 지역까지 권역을 확장했다. 이는 동대문·명동·논현동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이나 서울시내 주요 관광지 중심으로 한 입지 선정의 효과를 본 것이기도 했다.    

   
▲ 이마트의 잡회점 삐에로쑈핑. 출처= 이마트

지난 2010년 경기도 용인에 1호점을 연 창고형 할인점 이마트 트레이더스(이하 트레이더스)는 현재 이마트의 오프라인 사업부문을 사실상 이끌고 있는 ‘대들보’가 됐다. 운영 6년 째 해인 2016년 트레이더스는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매출 1조9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마트가 기대하는 트레이더스의 올해 매출은 2조4000억원이다. 이에 트레이더스는 지난 3월 이마트 월계점과 연결된 부지에 매장을 열면서 최초의 수도권 점포를 열며 창고형 매장의 강자 코스트코 상봉점과 경쟁을 시작했다. 

2015년 6월 고양시 이마트타운에 1호점을 연 가전양품점 일렉트로마트는 운영 첫 해 매출액 213억원을 시작으로 2016년 1631억원, 2017년 3374억원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성장 속에 상권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2017년 17개였던 매장 수는 지난해는 32개까지 늘었고 매출도 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매장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첫 서울지역 매장 월계점. 출처= 이마트

또 이마트는 2017년 7월 기존의 편의점 브랜드 이마트 위드미를 ‘이마트24(emart24)’로 전환하고 2020년까지 약 300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편의점 사업 확장에 대한 정용진 부회장의 강한 의지로 이마트24는 공격적으로 점포수를 늘리면서 점포수에서 업계 4위였던 미니스톱을 단숨에 넘어섰다. 그런가하면 2015년 234억원 수준이었던 노브랜드 전문점의 매출은 2017년 2900억원까지 늘어났다.  

이와 같은 다변화 전략은 오프라인 유통으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형식의 사업을 운영함으로 세분화되는 수요와 빠른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이마트만의 포트폴리오 경쟁력이 됐다.   

양날의 검

이와 같은 유통채널 형식의 다변화는 한편으로 이마트의 유통채널들이 서로의 수익성 추구에 방해가 되는 역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노브랜드 전문점과 이마트24의 상권 중복이다. 즉 이마트24 편의점이 있는 곳의 인근에 노브랜드 전문점 매장이 들어서면서 기존 이마트24의 매출이 급감하는 피해사례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는 것이다. 

지난해 3월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 채용박람회에 참석한 정용진 부회장은 직접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으며 조속히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각 지역 이마트24 운영점주들의 불만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경남 울산시 이마트24의 한 점주는 자신이 운영하는 점포의 200m 반경에 연달아 두 곳의 노브랜드 전문점이 들어서면서 매출이 30% 감소한 것에 대해 이마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 이마트의 오프라인 유통 세분화 전략으로 각 점포들의 상권이 중복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편의점 이마트24와 노브랜드 전문점 간의 문제가 있다. 출처=이마트24/이코노믹리뷰 DB

전국 편의점주들의 모임인 ‘행복한 편의점 만들기 연구소’의 회원인 한 이마트24 점주는 “이마트24의 가맹거래 계약에는 노브랜드의 출점과 관련된 사항이 없기 때문에 이마트24의 바로 옆에 노브랜드 전문점이 들어서도 이를 막을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것이 현재 법의 해석”이라면서 “이와 비슷한 사례로 인한 피해는 수도 없이 많으며 전국 이마트24의 점주들의 불만은 계속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과포화와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감소가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편의점 업계의 상황으로 이마트24 점주들의 운영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는데 여기에 같은 모기업의 점포가 근접 출점을 하면서 어깃장을 놓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브랜드의 다변화로 비교적 원활해진 각 전문 점포의 출점이 오히려 이마트 계열 유통 점포끼리의 경쟁을 유발하면서 서로의 살을 깎아먹는 역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의 전문점 다변화로 대표되는 오프라인 유통의 위기관리 전략은 득과 실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 현재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커머스 그리고 나아가 해외 시장까지 이어질 이마트의 유통 사업영역 확장은 장기 관점에서 여러모로 삐걱댈 가능성이 높다. 현재의 심각성을 ‘이미 인지하고 있다’고 하는 정 부회장에게 대안 마련과 결단이 요구되고 있다.  

박정훈 기자 pjh5701@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05.14  08:00:00

<경제를 리뷰, 미래를 본다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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