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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두 달 앞 ‘직장 내 괴롭힘’법(하)] ‘직장 내 괴롭힘’, 방치하면 처벌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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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16일 시행을 앞둔 ‘직장 내 괴롭힘’법, 즉 개정 근로기준법이 실무적으로 갖는 가장 큰 의미는 ‘직장 내 괴롭힘’을 사용자가 방치할 경우, 사용자가 형사적으로 처벌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직장 내 괴롭힘’은 그 동안 피해자가 가해자를 폭행,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형사고소한 후 민사적으로 가해자를 상대로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배상청구하면서 가해자의 고용주인 사용자에게도 ‘사용자책임’(민법 제756조)를 묻는 것이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을 방치함으로 인해 입을 수 있는 손해의 전부였지만, 이번 개정 근로기준법의 시행으로 법적 책임을 다하지 않은 사용자는 형사적인 처벌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근로기준법 제76조의 3),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은 이를 알게 된 사람 누구라도 그 사실을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는데(제1항), 이와 같은 신고를 접수받거나 직정 내 괴롭힘 사실을 인지한 사용자는 지체 없이 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야 하고(제2항), 조사 기간 중에는 피해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피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제3항). 만약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피해 근로자가 요청하는 한 근무장소의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제4항), 직장 내 괴롭힘을 한 행위자에 대해서는 징계, 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고 그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피해 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제5항). 무엇보다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 근로자 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이익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되며(제6항), 만약 사용자가 이를 위반할 경우 사용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된다(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사용자가 취해야 할 조치’와 관련한 위 내용은 흡사 지난해 5월부터 시행된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상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사용자가 취해야 할 조치’의 내용과 대동소이하다. 즉, 입법자는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최근까지 우리 사회 내 ‘미투 논쟁’을 불러 일으켰던 ‘직장 내 성희롱’문제와 같은 수준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조치 역시 그 만큼 엄격할 것임을 예상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직장 내 괴롭힘’법과 같은 시기에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은 정부에 대하여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조치기준을 마련하고 지도 및 지원할 의무를 가진다.’는 법적 책무를 부여하고 있다(산업안전보건법 제4조 제1항 제3호).

그렇다면 실무적으로 사용자와 피해자는 ‘직장 내 괴롭힘’문제를 맞아 어떻게 대처를 하면 될까? 우선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취업규칙에 ‘직장 내 괴롭힘의 예방 및 발생 시 조치 등에 관한 사항’을 삽입해 근로자들에게 ‘직장 내 괴롭힘’문제의 심각성을 인지시킬 필요가 있다. ‘직장 내 성희롱’과 달리 ‘직장 내 괴롭힘’은 아직 죄의식 없이 부지불식간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근로기준법 제93조 제11호).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발생하였을 경우, 사용자는 근로기준법 및 취업규칙 상에 주어진 매뉴얼에 따라 사건의 진상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때 피해자는 사용자의 대응을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므로, 사건의 내용을 파악하기 전까지는 섣부른 판단을 하지 말고 피해자가 제시하는 증인, 증거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일단 피해자에 대한 진술을 모두 청취한 사용자는 피해자가 외부에 이 같은 사실을 유출하지 않도록 양해를 구한 후 피해자의 진술을 기초로 가해자를 따로 불러 그 진위를 확인해야 하는데, 이때에도 사용자는 철저히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가해자에게 충분한 소명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만약 이 과정에서 만약 가해자의 괴롭힘 사실이 확인된다면, 사용자는 가해자로 인해 가해자 및 사용자 자신에게 발생할 법적 불이익에 대하여 설명을 하고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사용자는 최대한 가해자와 마찰을 빚지 않으면서도 피해자가 수긍할만한 처분을 가해자에게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 사용자는 대체로 피해자에 비해 유능하고 경력이 많은 가해자를 두둔하며 피해자를 윽박질러 사건을 무마하려는 유혹을 받게 되고, 과거에는 실제 그와 같은 사례들도 많았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에게 해고 등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제76조의 3 제6항).

가해자와의 관계가 정리되면, 사용자는 최종적으로 피해자와의 분쟁해결을 위한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사용자로서는 우선 사전에 사건 발생을 막지 못한 점에 대해 피해자에게 사과를 해야 하고, 위자료 조의 배상을 하면서 그 대신 사용자에 대해 민법상의 사용자책임(민법 제756조) 등 불법행위책임 추궁을 하지 않도록 ‘부제소합의’를 해야 한다. 또 이 사실이 외부로 유출되어 기업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도록 ‘비밀유지각서’를 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몇몇 사례를 보더라도 ‘직장 내 괴롭힘’문제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은 진위 여부를 떠나 그 자체로 기업 이미지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부분까지 세심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한편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피해자는 증거 확보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직장 내 성희롱’과 달리 ‘직장 내 괴롭힘’은 단발성이 아니라 꾸준히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괴로운 상황이라도 냉정을 되찾아 증거 확보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사실 ‘직장 내 괴롭힘’문제에서는 피해자의 진술 자체도 직장 내 괴롭힘을 입증할 하나의 증거가 될 수 있지만, 만약 가해자가 이를 부인한다면 그것만으로는 입증에 한계가 있으므로 사전에 확실한 증거를 잡아두어야 하는 것이다. 가해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진술을 받아두거나 이를 녹음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사후적으로 조작이 불가능하여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더욱 신빙하는 문자메시지, 이메일, 가해자와의 대화 녹화·녹음 등 직접적이고 객관적인 물증을 우선적으로 확보하도록 하자. 만약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질병이 발생하였다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상의 업무상 재해로서 산재 처리가 되므로 직장 내 괴롭힘과 질병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밝힐 충분한 소명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꾸준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 다목). 경황이 없다는 이유로 치료를 등한시 할 경우 시간이 흐름에 따라 괴롭힘과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인당하거나 질병의 정도가 경미하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expert@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05.13  13: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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