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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블리’ 사태, 우리가 보고 배울 점은?

SNS마켓 소비자 보호 규제 법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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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유명 온라인 쇼핑몰 ‘임블리’ 사태가 다시 한번 논란이 됐다. 호박즙, 쑥 에센스 등 임블리가 판매하는 제품에서 곰팡이가 발견되고, 명품 제품의 디자인을 대놓고 카피하는 등 동대문 상인 갑질로 논란이 되자 계열사 문도 닫았다. 면세점, 백화점 등 대형 유통사들도 임블리와 계약을 연이어 해지했다.

이후 부건에프엔씨의 임지현 상무는 유투브에 사과 영상을 올렸으나, 얼마 뒤 임블리 고발 SNS 계정에 명예훼손 가처분 신청을 내 소비자와 갈등이 더욱 심해지는 양상이다. 이에 관련업계는 추가 피해를 막기위해 소비자들을 위한 SNS마켓 법 규제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 사태가 심각해지자 소비자들은 이를 지적하는 항의글을 SNS에 올렸고, 임지현 상무는 사과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출처=임지현 SNS 캡쳐

‘임블리’가 누구야?
임지현 상무는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 81만 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인플루언서다. 임 상무가 입은 패션과 화장품은 순식간에 완판 되고 문의가 빗발친다. 중국 내 영향력도 상당하다. 이미 16만 명에 이르는 웨이보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 상무는 현재 의류 브랜드 ‘임블리’와 뷰티 브랜드 ‘블리블리’를 운영 중이다. ‘임블리’는 2013년 론칭 이후 5년간 온라인 스토어에서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2014년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에 입점해 10개 매장을 두고 있고, 지난해 5월 열린 5주년 행사 당일에 온라인에서만 단 하루 동안 37억원의 기록적인 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뷰티 브랜드 ‘블리블리’는 올 한 해 면세점 유통 3개 사(롯데·신라·신세계) 베스트 1위를 차지했다. 또한 한국 젊은 층 사이에서 핫 플레이스로 불리는 홍대에 플래그십 스토어 ‘블리네’를 오픈하고, 유명 백화점에 입점해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했다.

이러한 임블리 파워는 침체된 패션 시장의 분위기 속에서도 매년 성장세를 이어 가며 2016년 매출액 700억원을 돌파했다. 부건에프엔씨의 지난해 매출은 970억 4296만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7년 23억 6503억원에서 지난해 100억 2696만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 임블리에서 판매되던 호박즙 상품. 출처=임블리 홈페이지

와르르 무너지는 ‘임블리’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임블리가 무너지기 시작한 건 ‘곰팡이 호박즙’이 화근이었다. 임블리에서 판매하던 호박즙 제품의 용기 입구에서 곰팡이가 발견된 것이다. 한 소비자는 환불을 요구했지만 이미 먹은 제품은 환불이 어렵다며 남은 제품만 환불을 진행했다. 

VVIP였던 소비자는 자신의 SNS에 이러한 상황을 게시하고 이후 빠르게 확산되면서 비난이 시작됐다. 이에 임블리 측은 “지금까지 올린 호박즙 매출액 26억원 전액을 환불하겠다”고 했지만 곧바로 ‘원하는 고객’에게 환불하겠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그 이후에도 블리블리에서 산 화장품 용기와 내용물에서 곰팡이가 낀 사진이 올라오면서 여태 곪았던 문제가 연달아 터졌다.

이외에도 임블리가 명품 브랜드를 카피했다는 증거와 같은 제품이 타 사이트에서는 저렴하게 판매되는 제품을 임블리에서는 거의 3배나 비싸게 판매한다는 비난도 나왔다. 지난해 식약처에서 임블리의 코스메틱 브랜드 블리블리의 인진쑥 밸런스 에센스 등이 광고 업무 정지 처분을 받은 사실도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졌다.

소비자들의 질타가 끊이지 않자 결국 임 상무는 지난달 14일 사과문을 내고 영상과 함께 올렸다. 임 씨는 “부족했던 초기 응대와 그로 인한 걷잡을 수 없는 여론 악화, 그것을 보고 있는 저는 너무 무서웠다”면서 “저의 잘못된 판단으로 고객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할 시점에 비난이 무서워 댓글을 막는 바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임 상무의 남편 부건에프엔씨 박준성 대표가 운영하던 여성 쇼핑몰 ‘탐나나’도 5월 말 영업을 종료하기로 발표했다. 회사 측은 임블리 사태와 관련 없는 폐업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사과영상을 게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지난 4일 임블리 고발 계정을 운영하던 A씨는 부건에프엔씨 측으로부터 ‘방해금지가처분신청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임블리의 VVIP고객이었던 A씨는 호박즙 곰팡이 사건을 계기로 SNS에 공익적 제보 글을 올리고 있는 상태였다.

   
▲ 임블리 불량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 출처=임블리 고발계정 캡쳐

 

부건에프엔씨 측이 제기한 인스타그램 안티계정 운영자에 대한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 해당 운영자는 안티 계정을 폐쇄해야 한다. 회사 측은 현행법상 비방 목적으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도 범죄가 성립될 수 있고, 민사적으로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행위는 형법상 명예훼손죄보다 무거운 처벌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이 우려하는 제품 안전성은 외부 국가공인기관에 의뢰한 51개 제품에 대한 품질과 안전성 재검사를 통해 투명하게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불법행위(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받은 A씨는 지난 6일 법률대리인으로 강용석 변호사를 선임했고, 모든 소송비용은 모금을 통해 이뤄질 예정으로 현재 1000만원이 모금 된 상태다.

부건에프엔씨는 “사실에 근거한 고객의 문제제기는 겸허히 수용하고 사실 확인 과정을 거쳐 조치하고 있다”면서 “특정 인스타그램 계정에 의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는 게시물과 댓글은 상당수가 허위사실이며 위법한 것”이라고 밝혔다.

   
▲ 임블리 불량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 출처=임블리 고발계정 캡쳐

그러나 이 같은 임블리 측의 대응은 소비자의 화를 돋우는 것처럼 보인다. 임 상무는 제품 품질문제와 부실한 고객대응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SNS상에서 고객 피해사례를 수집하는 안티계정에 대한 고소는 소비자를 속이고 진정성이 결여된 행동이라는 것이다. 현재 유튜브에 올라와있던 임블리의 사과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패션·뷰티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초기 제품 문제 대응을 미흡하게 해 사태가 더욱 커졌다고 본다. SNS 플랫폼을 사용해 쇼핑몰을 운영하는 인플루언서들이 자신을 옹호하는 팬들만 믿고 안일한 대응만 했다. 본인을 훨씬 더 많이 좋아해주는 팬들이 있다는 생각이 비양심적인 사업으로 이어진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임블리 브랜드는 갑자기 막대한 돈을 벌면서 사업 몸집도 갑자기 커진 케이스다”면서 “회사 규모에 비해 기업 시스템과 문화는 아직 성장하지 못하고, 전문경영인이 아닌 가족 경영을 그대로 이어 가면서 위기관리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 임블리 불량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 출처=임블리 고발계정 캡쳐

SNS 마켓 관련법안 필요
관련 업계는 임블리 사태가 온라인 쇼핑몰이나 타 의류 브랜드에 대한 불신으로 번질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11~12월 4000여명을 대상으로 SNS를 통한 쇼핑이용 실태에 조사한 결과 SNS 쇼핑 이용자 10명 중 3명은 제품 불량, 환불 교환 거부, 연락두절 등의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SNS 판매 피해를 입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전자상거래 법 제정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SNS에서 제품이 판매되고 있지만 이를 제재할 법적 안전망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SNS에서 행해지는 거래의 경우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업 신고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신고나 허가를 받고 등록한 회사 대 소비자의 거래가 아닌, 개인과 개인 간의 거래로 분류되기 때문에 전사상거래법 적용이 힘든 것은 물론,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공정위나 소비자원이 개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사실상 없는 셈이다.

SNS 마켓 규모가 커지는 만큼 판매자들에 규제와 피해 소비자들을 위한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피해는 오로지 소비자 몫이다. 판매자들은 인플루언서라는 자신의 유명세를 제품 홍보에만 이용할 것이 아닌 판매자로써 책임감을 가져야한다.

한 패션 플랫폼 스타트업 관계자는 “유명 인플루언서가 운영하는 쇼핑몰은 대부분 그 사람만 보고 믿고 구매하는 경향이 많다”면서 “SNS에 시작된 쇼핑몰들이 대체로 소비자 갈등이 많이 일어나고 있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05.11  20: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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