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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가 과학, 제약바이오 ②] 고질적 심사인력난, 업계 "우리가 비용낼테니 충원을"

심사인력 부족이 신약 현실화 걸림돌, 질에서도 속도에서도 밀려 보완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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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심사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고질적인 문제다. 업계에서는 “전문 인력 활용을 위한 비용을 업계에서 부담할테니 협의를 해달라”고 주장할 정도다. 그만큼 식약처의 인력 부족은 곧바로 바이오 업계에게는 연구성과 실현에 대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 심사 인력 부족은 곧 업무 과다로 이어져 의약품 허가 지연과 기업‧환자의 손해로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식약처가 의약품 심사수수료에 대한 연구용역을 시작한 가운데 감독당국과 기업과 환자 모두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방안이 제기돼 주목된다.

‘절대 인력’ 적어 업무량 과다…미국 FDA 11배 일해야

식약처에서 의약품 허가 심사를 담당하고 있는 인력은 247명이다. 이는 1700명에 이르는 미국 식품의약청(FDA)과 비교하면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제약바이오 산업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중국은 2017년에 심사관 약 600명을 새로 뽑았고, 2018년에도 180명을 추가로 충원했다.

   
▲ 의약품 허가 심사 담당 인력 수(단위 명). 출처=각 기관

식약처 심사관 247명도 공무원 121명에 더해 제약바이오기업이 내는 수수료를 활용해 식약처가 외부에서 영입한 전문 심사관 126명을 합친 숫자다. 업계 관계자는 “식약처 인력을 늘려야 한다고 말이 많지만, 막연하게 고려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면서 “단순히 충원하는 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절대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 심사관도 공무원이므로 대폭 인력을 증원하는 것은 어렵다는 한계가 따른다. 식약처 정원은 2013년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처로 승격되면서 기존 1483명에서 약 300명 늘어나 1760명을 나타냈다. 이후 대통령령과 총리령 개정에 따라 총원은 1775명 내외였다. 2016년에는 1774명을 기록, 2017년 3월을 기준으로 식약처 본부 592명,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418명, 지방청 790명을 합쳐 총 정원은 1759명이 됐다. 업계에 따르면 계약직 직원을 포함할 시 약 2000명 내외가 식약처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 바이오신약 심사 담당 공무원 연간 허가 건 수(단위 건). 출처=각 기관

절대 인력 부족은 지속해서 식약처에 제기된 한계 중 하나다. 2012년을 기준으로 바이오신약 심사 담당 공무원 1명이 맡는 허가 건수는 연간 0.44건이었다. 미국 0.04건, 일본 0.18건에 비하면 월등히 높다.

업계에 따르면 심사관들이 연간 평균 처리해야 할 임상 승인 건수는 약 50건 수준이다. 일주일에 한 건씩 완료해야 처리할 수 있는 업무량이지만, 신약 개발 시 제출 받는 막대한 양의 서류를 검토하고, 제약바이오기업 담당자 상담 등을 고려하면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인력보다 2~3배는 더 있어야 제약바이오산업이 발전하는 속도에 맞춰 새로운 규제도 만들어 내거나 정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가 인력 몇 명 혹은 몇 십명 수준으로는 한참 모자르다”고 강조했다.

심사료 현실화…전문성 강화‧인력 충원 장기 플랜 필요

식약처는 대개 선진 의약품 시장을 규제하고 있는 FDA와 비교된다. FDA에 비해 전문성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이는 배분되는 예산부터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단순 비교는 한계가 있다는 반론이 따른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2020년 회계연도 예산으로 총 4조7460억달러(약 5364조원)을 미국 의회에 요청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같은 기간 FDA의 예산은 전 회계연도에 비해 3억6000만달러(약 4231억원) 증가한 33억달러(약 3조 8781억원)가 될 전망이다. 올해 식약처 예산안은 5033억원 수준으로 편성됐다. 이는 전년 4745억원에 비해 288억원(6.1%) 늘어난 액수다. FDA 예산과는 약 7배 이상 차이가 나는 수준이다.

2년마다 담당 업무를 바꿔야 하는 순환보직 인사도 전문성을 키우기 어려운 한계로 꼽힌다. 신약 개발에는 평균 약 13년이 필요한데, 2년 마다 담당자가 바뀌는 것은 순환 시기가 너무 짧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일 밀려오는 일을 처리하는 것만 해도 벅찬데 보직을 바꾸기까지 해야 한다”면서 “식약처 관계자들이 역량을 쌓을 수 있는 인적 구성이나 제도적인 체계가 안 돼 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 신약 허가 심사 수수료 규모(단위 백만원). 출처=각 기관

식약처가 악순환 속에 있음에도 이를 끊을 수 위한 방법은 결국 역량을 강화하는 방법이 꼽힌다. 신약 허가 수수료를 현실에 맞게 상향 조정하고, 이를 통해 얻은 돈으로 전문 인력을 활용하는 것은 업계에서도 공공연히 제기되는 방안이다. 신약 개발 시 요구되는 자료들을 검토하기 위해선 박사 수준의 전문성이 요구돼 비용이 많이 든다. FDA는 신약 심사료로 25억~30억원을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 임상시험허가신청(IND)를 제출했는데 IND 수수료만해도 7000만원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한국은 전자민원 시 618만원, 방문‧우편 시 683만원 규모다. 일각에서는 제출된 서류의 오타를 잡아내는 아르바이트생만 활용해도 한국 수수료로는 부족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명목상 심사료를 올리지 못하는 것은 영세업체 때문으로 풀이되지만, 실제로 신약 허가를 제출하는 기업은 현실화한 수수료를 지불할 수 있는 글로벌 제약사나 큰 비용을 내고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신약을 도입한 일부 대형 제약사다. 업계 관계자는 “낮은 신약 심사료의 가장 큰 수혜자는 글로벌 제약사다”고 설명했다.

심사료 인상은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에게도 일부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미국 수준이 아닌 일본 수준만 돼도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심사료는 2억~3억원 수준이다”면서 “1년에 신약 허가 신청을 50~100건으로 보면 약 100억~200억원이 확보된다. 이 금액으로 100명만 늘려도 지금보다는 허가가 수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장기 계획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식약처와 제약바이오업계가 함께 고민을 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절대 인력을 최소한 몇 배를 늘릴 수 있는 장기 플랜이 필요하고, 여기에 맞는 자원 확보를 위해 정부와 산업계가 같이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황진중 기자 zimen@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05.14  11: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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