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RFID를 도입해 물류 과정에 적용을 하다 보니 옷 박스 1상자당 180초 정도 걸리던 검사 시간을 단 7초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또 입고 때도 최대 700~800명 정도의 인력이 투입돼 검수를 했었는데 지금은 1명이 모니터 앞에서 검수를 할 정도로 물류에서 혁신이 일어났습니다”

▲ 한세엠케이 김문환 대표.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4월 30일 만난 김문환 한세엠케이 대표는 RFID를 활용한 물류 혁신에 대해 큰 만족감을 표했다.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는 무선 주파수인 RF를 사용해 물건이나 사람 등을 식별할 수 있게 해 주는 기술을 말한다. 칩과 안테나로 구성돼 있고 RFID태그를 물건 등에 부착하면 리더기를 통해 정보를 받는다. 한세엠케이는 현재 자사의 7개 브랜드(TBJ, 버커루, 앤듀, NBA, NBA키즈, LPGA, PGA투어)의 제품에 모두 RFID태그를 옷에 부착해 생산부터 최종 소비자 판매단계까지의 물류 과정을 관리하고 있다.

도입은 2015년에 1개의 브랜드부터 시작 했고, 현재는 7개 브랜드에 모두 RFID시스템을 적용 중이다.

한해 900만장 의류RFID로 공장부터 매장까지 관리

한세엠케이는 한해 900만장의 의류를 생산한다. 현실에서 900만장의 의류가 제대로 생산이 돼 매장까지 전달되는지를 검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100사이즈의 특정 옷이 100벌 들어가 있어야 하는 박스가 있는데, 여기에 95사이즈나 90사이즈가 섞여 있을 수도 있어 검사를 하려고 하면 전수검사는 불가능해 일부 박스만 사람이 수작업으로 열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김 대표는 “제품이 생산돼 물류센터로 들어가고, 그 후 그 제품이 각 매장으로 출고되고, 반품되면 다시 물류센터로 돌아가는 과정이 기본인데 반품된 상품도 분류를 다시해서 다음 시즌에 재출고 하는 프로세스가 있다”면서 “이런 과정에서 RFID를 제품에 부착하게 되면 정확한 제품 정보 데이터를 모을 수 있어 업무 효율화를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생산공장부터 매장에 전달되는 박스까지 제품 정보가 정확하게 파악돼 물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시간낭비와 비용 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런 시스템으로 인해 생산 공장부터 매장 판매원, 소비자까지 모두가 윈윈(Win-Win)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류센터에서 매장으로 옷이 담긴 박스가 나갈 때 RFID게이트를 통과하면 그 박스에 어떤 제품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리는 스티커가 자동으로 프린트돼 부착이 된다”면서 “매장서도 일일이 손으로 송장과 상품을 대조하는 과정이 사라지게 돼 일선 판매원들도 삶의 질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하는 등 긍정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도 제품 교환시 구입 매장이 아니더라도 바로 RFID태그를 스캔하면 전국 어느 매장에서도 제품을 바꿀 수 있다.

한세엠케이에 따르면 이런 과정을 통해 현재까지 약 2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발생했다. 김 대표는 “일본의 유니클로에서도 한세엠케이의 RFID물류혁신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직접 보러 오고 있다”면서 “여러 업체들의 RFID견학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세엠케이 매장과 물류센터. 출처=한세엠케이

한단계 더 진화한 RTLS로 더 큰 혁신 노린다

한세엠케이는 RFID도입으로 인한 장점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진화한 매장관리시스템 적용을 준비 중이다. RTLS(Real Time Location System)이라고 불리는 시스템인데 말 그대로 실시간 매장에서 발생하는 제품의 이동 경로 등을 파악하는 것이다. RFID태그가 부착된 제품을 들고 소비자가 피팅룸으로 들어가 옷을 입어보고, 그것을 실제로 구매하는지까지 파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이 시스템은 경기도 이천 롯데아울렛 TBJ매장에서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김 대표는 “RTLS를 통해 고객이 매장 내에서 제품을 들고 어디로 이동하는지가 점으로 표시된다”면서 “스마트코디(가칭)를 통해 피팅 룸 안에 있는 디스플레이에 현재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제품과 어떤 옷이 잘 어울리는지 보여주는 시스템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옷과 어떤 옷이 잘 어울리는지에 대한 판단은 한세엠케이의 빅데이터가 활용된다. 김 대표는 “RTLS를 잘 활용하면 예를 들어 작년에는 체크무늬가 유행했는데, 올해는 그 유행이 지속되고 있는지 아닌지를 빨리 파악해 기획이나 디자인쪽에서 제품 전략을 짜는데 참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패션 비즈니스쪽에서 RTLS와 같은 시스템이 많이 보급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물류·재고관리의 혁신뿐만 아니라 일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효율성까지 높일 수 있다는 확신에서다. 그는 “패션쪽에서 많은 기업이 이런 시스템을 도입해 비용절감도 이루고, 감정노동에 지친 일선 판매원의 업무 효율도 높아졌으면 한다”면서 “현재 외국 브랜드들이 많이 들어와 경쟁을 하고 있는 국내 패션 시장에서 국내 패션 브랜드들이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기회로 이런 시스템이 많이 보급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세엠케이의 RTLS에는 IoT기업인 모직스(Mojix)의 리테일 플랫폼인 비직스(Vizix)가 사용된다. 모직스 관계자는 “스마트 스토어 솔루션을 통해 매장 내 실시간 재고 수량 파악, 스마트 피팅룸 솔루션 제공, 매장 디스플레이 가이드라인 제공 등 여러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