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싸템으로 등극한 팔도의 '괄도네넴띤' 제품. 출처=팔도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 속 소비자들은 늘 새로운 것을 기다리고 기대한다. 그중 최근 가장 핫한 ‘인싸템’으로 등극한 제품이 있다. 바로 팔도의 ‘괄도네넴띤’이다. 발음하기도 어려운 이 제품은 처음 듣는 사람이라면 무슨 제품인지 유추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괄도네넴띤은 팔도가 팔도비빔면(이하 비빔면) 출시 35주년을 맞아 새롭게 선보인 한정판 비빔면이다. 어느새 처음 비빔면을 마주한 세대가 대략 45세가 됐다.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장수 브랜드는 세월이 흐르면서 젊은 층에게 잊히기 쉽다. 그러나 팔도는 계속해서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소통하며 젊은 소비자층을 유입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먼저 사용되던 ‘괄도네넴띤’이라는 글자가 언뜻 ‘팔도비빔면’처럼 보인다는 점을 바로 착안했다. 이번 신제품 역시 소비자들에 의해 먼저 탄생한 제품으로 볼 수 있다.

▲ 한창민 팔도 마케팅부문 면BM팀 팀장이 팔도의 대표 여름 라면을 들고 웃음짓고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한창민 팔도 마케팅부문 면BM팀 팀장은 이번 신제품 개발 담당자로 ‘괄도네넴띤’을 지난해부터 약 8개월 정도 준비했다. 한 팀장은 “올해 팔도비빔면 출시 35주년을 맞아 젊은 층을 위한 이벤트를 기획하던 중 매운 맛을 선호하는 요즘 세대를 위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SNS에서는 이미 수많은 후기 인증이 쏟아지고 있고, 최근 오프라인에 출고된 500만개 제품이 한 달도 채 안 돼 이미 완판됐기 때문이다. 출시 당시 화제성만큼이나 ‘괄도네넴띤’은 팔도가 선보인 한정판 라면 중 가장 이른 시간에 판매된 제품이다.

괄도네넴띤이 이처럼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에 대해 한 팀장은 “유튜버의 영향이 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제품 출시에 있어 소비자에게 가장 큰 홍보로 작용하는 유튜브는 당연 빼놓을 수 없는 통로다. 그는 “기존 비빔면에 비해 매운 맛도 소비자의 궁금증을 많이 유발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러한 궁금증들이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져 후기 인증으로 공유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 한창민 팀장이 괄도네넴띤을 기획하게된 취지를 설명중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기자는 이처럼 젊은 층에게는 괄도네넴띤이 익숙하지만 다른 세대에게는 명칭이 낯설고 복고풍 디자인 등으로 제품 출시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신조어를 활용한 제품명부터 팔도비빔면의 대표적인 파란색을 버린 뉴트로 트렌드까지 회사 입장에선 굉장히 실험적인 모험인 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외로 괄도네넴띤의 탄생 과정은 순조로웠다.

한 팀장은 “제품 기획 당시부터 난관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임원들과 사장님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서 진행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제품의 디자인 결정은 더욱 순조로웠다. 그는 “지금 소비자에게 선보인 제품 디자인이 처음 우리가 결정한 첫 번째 시안 그대로 진행된 결과물이다”면서 “회사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20대의 지인 200명에게 설문조사를 한 후 90%의 찬성으로 통과된 디자인이다”고 설명했다. 고정된 디자인의 틀을 깨고 과감한 디자인을 선택해 10~20대 젊은 감성을 잘 건드린 것이다.

제품명과 디자인이 주는 재미뿐 아니라 기존 비빔면보다 5배는 매워진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괄도네넴띤은 기존 팔도비빔면과는 조금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매운 맛이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비빔면에는 김깨가 들어가 있는 대신 괄도네넴띤은 고추 입자가 들어있다. 매운 맛은 할리피뇨 분말이 첨가돼 매운 맛을 깔끔하게 표현했다.

한 팀장은 “매운 맛의 수준을 정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면서 “수많은 시식과 관능 테스트를 거친 후 소비자가 가장 맛있고 맵게 먹을 수 있는 수준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더 매운 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추가적으로 매운 맛의 제품 출시가 있을 수 있을지에 대해 묻자 “자세한 계획은 없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면 더 매운 맛을 출시할 계획은 있다고”고 덧붙였다.

팔도의 만우절 이벤트는 젊은 층 사이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팔도 비빔장, 팔도비빔면 1.2가 그렇게 탄생했기 때문이다. ‘팔도비빔면 1.2’는 지난 2016년 팔도의 만우절 이벤트로 진행된 한정판 제품 중 비빔면 양을 늘린 제품이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비빔면의 양이 1개는 적고 2개는 많아 1.5인분의 제품 출시를 계속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팀장은 “팔도에게 만우절 이벤트는 소비자와 중요한 소통창고”라면서 “1.5면을 회사도 간절히 출시하고 싶지만, 제조 과정과 시설 부분에서 1.2면이 최상이었다. 그 이상의 양을 제작하면 면을 튀기고 포장에도 문제가 있어 설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한창민 팀장이 인터뷰 도중 미소를 띄고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이처럼 괄도네넴띤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자 기존의 팔도비빔면도 함께 주목받기 시작했다. 포털 사이트 검색어 50대 인기순위에서 괄도네넴띤은 5위, 팔도비빔면은 7위에 링크됐다. 단독 전략이기보다는 모든 층을 공략하는 전체적인 전략이 통한 것이다. 팔도비빔면의 전통이 있다면 더 매운 맛을 원하는 새로움과 젊은 층의 유입, 다양한 대상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운영 전략인 것이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여름 면 시장에 팔도비빔면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일까. 팔도는 다양한 팔도비빔면 레시피를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즉, 팔도비빔면의 ‘요리화 확장’인 것이다. 비빔면 그 자체로 즐길 수 있는 팁 이외에 차돌박이 비빔면, 물회 비빔면, 닭발 비빔면, 삼겹살 비빔면 등 비빔면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식을 위주로 팁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 팀장은 “팔도비빔면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올해는 그 부분을 강조하고 싶다”면서 “색다른 즐거움으로 재밌고, 맛있게, 다양한 레시피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그런 브랜드로 인식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