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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빅 아이디어 ②] 수명 연장의 꿈부터 사유의 수평선까지

거대한 파도를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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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히피 문화에 근원을 둔 자유롭고 파격적인 큰 그림, 빅 아이디어는 21세기 초연결 시대를 맞아 어떤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을까? 구 산업에 매몰된 이들이 하루하루 바뀌는 지표에 중독되어 그 이상의 가치를 보지 못하고 주판알만 튕길 때, 빅 아이디어는 어떤 행보를 보여주고 있을까?

   
▲ 콜럼버스데이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출처=뉴시스

수명 연장의 꿈… 헬스케어

고대 중국을 통일했던 시황제(始皇帝)의 불로장생이 철저히 자기만을 위한 영생을 목표로 했다면, 21세기 ICT 기업들이 빅 아이디어를 품고 도전하는 헬스케어 시장은 온 인류의 미래를 걸고 벌어지는 극적인 도전이다.

아마존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미국의 CNBC는 2017년 7월 26일(현지시간) 아마존이 사내 비밀조직인 1492팀을 가동해 EMR 플랫폼과 온라인 진료 서비스가 가능한 헬스케어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커머스의 강자 아마존이 수명 연장의 꿈을 위해 움직인 셈이다. 1492팀은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처음 발견한 연도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아마존의 큰 그림은 ‘닥터 아마존’의 패러다임에서 찾을 수 있다. 아마존은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인공지능 스피커인 에코 쇼를 출시하는 한편, 드럭 스토어인 바텔(Bartell Drugs)과 제휴를 맺었다. 에코에 ‘Notifications for Alexa’라는 기능을 탑재해 일종의 알림 기능을 추가한 대목도 놓칠 수 없다.

지난해 1월에는 투자 은행 JP모건체이스, 보험사 버크셔 해서웨이와 함께 합작 헬스케어 벤처 기업 설립 계획을 발표했으며 6월에는 온라인 약국 스타트업인 필팩까지 인수했다. 지난해 8월에는 IT기업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 IBM, 오라클 등 6개 회사와 협력해 의료정보 관련 데이터 규격과 API를 상호 연동하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패스트 헬스케어 상호운용성 자원(Fast Healthcare Interoperability Resource)라고 불리는 의료정보 데이터 처리용 플랫폼 표준 규격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10월에는 사용자의 목소리를 통해 의료 진단을 하는 특허도 제출했고 11월에는 1492팀을 중심으로 환자 기록 등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는 ACM(Amazon Comprehend Medical)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음도 밝혔다.

   
▲ 아마존 시애틀 본사가 보인다. 출처=뉴시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베릴리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인공지능 수술용 로봇과 의료 인공지능 등 총 17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용자의 체중과 운동 등을 감지할 수 있는 신발까지 개발하고 있다. 현재는 중단했지만 스마트 렌즈로 백내장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술과 당뇨병과 관련된 연구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베릴리는 연구를 위해 30만명의 안구 데이터를 확보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베릴리는 전 세계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모기의 박멸을 위해 이색적인 실험에 나서기도 했다. 2017년 디버그 프레즈노 프로젝트를 통해 지카나 뎅기열 등을 옮기는 이집트 모기 200만마리를 포획해 볼바키아라는 자연 박테리아에 감염되도록 유도, 이를 다시 방출했다. 박테리아에 감염된 모기는 부화한 알을 낳지 못하기 때문에, 소위 모기로 모기를 잡는 방식으로 눈길을 끌었다.

   
▲ 베릴리는 이집트 모기 박멸에 나서기도 했다. 출처=뉴시스

베릴리의 주요 무기 중 하나가 바로 인공지능이다. 릴리 펭 구글 인공지능 프로덕트 매니저는 지난 3월 AI with Google 2019 행사에서 “베릴리는 당뇨병 검진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면서 “진단의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글로벌 ICT 기업들의 헬스케어 시장 진출은 생명연장이라는 큰 틀에서 인류의 복지를 위한다는 빅 아이디어에 기반을 둔다. 좁은 의미로는 시장의 확장성과 매출, 여기에 초연결 시대의 비전이 있다. 평균수명의 연장과 함께 헬스케어 시장은 확장일로를 거듭할 가능성이 높고,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되는 데이터는 ICT 플랫폼 기업의 자산이 된다. 초연결 생활밀착형 플랫폼의 비전인 스마트홈, 스마트시티와의 연동성도 뛰어나다.

생명 연장의 꿈을 향해 달리는 기업들 중에는 국내 기업도 있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 출처=이코노믹리뷰 DB

네이버 자회사 라인은 지난 1월 일본 의료전문 플랫폼인 M3와 함께 라인헬스케어를 설립했다. 지분은 라인이 51%, M3가 49%며 원격 의료상담 서비스를 목표로 한다. 일본에서만 7800만의 월간활성자수를 가진 라인의 모바일 플랫폼과 소니 계열로 활동하며 비대면 제약영업 활동을 온라인으로 끌어온 M3의 시너지를 낸다는 각오다.

네이버는 대웅제약과도 손을 잡았다. 두 회사의 만남은 헬스케어 시장의 저변을 넓히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평가다. 지난해 2월 헬스케어 빅데이터 연구개발 협력을 체결한 후 로드맵 전개 속도를 올리는 분위기다. 네이버는 지난해 D2 스타트업 팩토리를 통해 두잉랩 등 3개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카카오도 움직이고 있다. 카카오는 2017년 4월 서울대, 카이스트, 아산병원 등 학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50여명 규모의 딥러닝 연구 그룹인 ‘초지능 연구센터(Center for Superintelligence)’를 집중 지원하기 위한 산학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산학협력을 통해 초지능 연구센터라는 큰 틀에서 관련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아산병원과의 협력을 통해 헬스케어 시장으로 나아가는 최소한의 접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카카오의 산학 협력은 벌써부터 큰 결실을 맺고 있다. 카카오의 인공지능 첨병인 카카오브레인과 초지능연구센터가 2년간 총 41건의 딥러닝 관련 연구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29건은 ICLR, NeurIPS, ICML, CVPR, ICASSP 등 글로벌 학회와 기술 저널에 등록된 상태며 추후 3건이 더 등록된다는 설명이다. 나머지 9건은 전 세계 연구자들을 위해 세계 최대 오픈소스 커뮤니티 사이트 깃허브(Github)에 공개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8월 투자전문 자회사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현대중공업지주, 아산병원과 함께 의료 데이터 전문회사 설립을 위한 계약도 체결했다. 합작회사인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는 국내 최초 의료 데이터 전문회사로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현대중공업지주 등이 각각 50억을 출자해 설립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박지환 대표는 “양질의 의료 데이터와 카카오의 기술을 결합해 의료 인공지능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만들고 산업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9월 삼성의료재단 산하 강북삼성병원과 카카오톡 챗봇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연간 45만명이 이용하는 강북삼성병원의 고객들이 편리하게 건강건진센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카카오톡 챗봇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남 부럽지 않은 생명 연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나, 국내 사정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8월 데이터 경제를 선언하며 헬스케어 등에 활용되는 빅데이터 운용을 두고 혁신적인 규제 개혁 의지를 밝혔으나, 실무 현장에는 변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아산나눔재단과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디캠프,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지난해 11월 공동으로 펴낸 ‘스타트업 코리아 디지털 헬스케어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누적투자액 톱 100 기업 중 63개는 국내에서 온전하게 사업을 영위할 수 없다. 국내 사정이 그만큼 척박하다는 의미다.

   
▲ 플렌티의 시설이 보인다. 출처=뉴시스

인류의 새로운 먹거리… 스마트팜에 있다

1957년 덴마크의 한 농장에서 새싹 상태인 채소를 태양광 온실로 키우기 시작했다. 컨베이너 벨트로 작물을 이동시키면서 초보적인 인공 광합성을 시도하기도 했다. 인류가 농경생활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자연과 거리를 둔 인위적 작업에 나서는 순간. 스마트팜의 시작이다.

스마트팜은 1970년대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발전을 거듭한 후 최근 그 가치를 더욱 인정받고 있다. 식량난과 농경지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도시농부를 탄생시키는 한편, ICT 기술을 통해 더욱 효과적이고 간편한 먹거리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일반에 가장 많이 알려진 스마트팜 기업은 플렌티(Plenty)다. 2017년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무려 2억달러를 투자하며 업계의 화두로 부상했다. 플렌티는 샌프란시스코 남부의 5만2000평방미터 규모 실내 농장에서 수직 농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중국계 벤처캐피탈인 DCM이나 미국의 베조스 엑스퍼디션(Bezos Expedition) 등이 투자자로 참여한 상태다.

셰난도어 그로우어스는 미국 16개 유통체인에 채소를 공급하고 있으며, 아마존 홀푸드 매장에도 진출해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스마트팜 선진국인 일본에는 스프레드가 강력한 존재감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스마트팜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식물생장(生長) 전용 LED 광원 패키지를 공개한 삼성전자가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LM301H 제품의 ‘광합성 유효 발광효율’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것에도 성공한 상태다. 기존 3.03μmol/J에서 3.10μmol/J로 향상됐으며, 이는 동일 성능의 등기구를 제작하는 경우 LED 패키지 사용량을 30% 이상 줄일 수 있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LM301H는 식물의 광합성을 돕는 LED 패키지다. 전기에너지를 다양한 파장의 빛으로 전환해 햇빛이 없는 환경에서도 식물의 광합성을 돕는다. 높은 광합성 발광효율을 통해 식물 생장과 실내 농장의 비용 절감에 도움을 준다.

   
▲ 삼성전자, 식물 생장용 백색 LED 업계 최고 효율 달성에 성공했다. 출처=삼성전자

자외선부터 가시광선 영역까지 30여종의 식물생장용 LED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국내외 스마트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LG이노텍도 있다. 통신사들도 사물인터넷 기술과 스마트팜 인프라를 연결하려는 시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직 태동 수준이지만 카카오도 한 칼이 있다. 카카오가 스마트팜 영역에서 자생식물 자원화에 힘을 보탠다고 지난 2월 발표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만나CEA와 함께 제주도에서 운영 중인 첨단 스마트팜 플랫폼을 활용해 자생식물의 자원화 연구 및 지원과 위탁 생산을 맡는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제약,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 등 바이오 산업 소재로 이용 가치가 높은 자생식물을 탐색하고 대량 증식 연구 기반을 마련하며, 한국콜마는 생물산업 소재 성분 연구와 상품 개발을 담당한다.

스마트팜의 패러다임은 수직공장, 식물공장만 있는 것이 아니다. 드론을 통한 농작물 관리 및 경작지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콘트롤 플랫폼도 스마트팜의 범주에 들어간다. 농업은 물론, 축산업, 어업에도 활용될 여지도 있다.

추후 5G 통신 인프라가 강화되면 스마트팩토리의 패러다임과 비슷한 스마트팜 전반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글로벌 스마트팜 시장 규모가 2016년 90억달러에서 2022년 184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월 2022년까지 스마트팜 산업 일자리 4300개를 만드는 한편 600여명의 전문 인력을 양성, 미래에 대응하기로 했다.

   
▲ 우버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출처=뉴시스

시공간 초월하다… 모빌리티 큰 그림

최근 글로벌 ICT 플랫폼 업계는 모빌리티 혁명과 직면했다.

소프트뱅크는 비전펀드를 중심으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까지 끌어들였으며, 소프트뱅크는 우버의 최대주주로 활동하고 있다. 중국 디디추싱은 물론 인도의 그랩, 인도의 올라에도 소프트뱅크의 자금이 투입된 상태다. 한동안 반(反) 우버 진영의 핵심으로 활동하던 소프트뱅크가 기어이 우버의 최대주주까지 되며 모빌리티 플랫폼 전략이 선명하게 드러난 상태다. 여기에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웨이모는 미국의 리프트와 협력하며 자율주행차 비전까지 타진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일본 토요타와 함께 모네 테크놀로지를 설립, 구체적인 청사진 그리기에도 나선 상태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나섰다. 동남아 시장에서 우버를 퇴출시킨 그랩에 지난해 10월 전격 투자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액수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그랩이 올해 30억달러 투자 유치에 나설 것이라 밝혔으며, 이미 20억달러는 조달에 성공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5억달러 수준이 유력하다. 애플의 투자를 받기도 한 디디추싱도 우버 차이나를 밀어낸 중국의 강자로 여겨진다.

   
▲ 출처=이코노믹리뷰 DB

국내에서는 카카오 모빌리티가 발군이다. 전기 자전거 경쟁력을 더하는 방식으로 세밀한 사용자 경험을 강조하고 있으며 그 외 카풀 스타트업들도 어려움은 있으나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의 끝에는 자율주행차, 나아가 스마트 시티의 청사진이 기다리고 있다.

모빌리티가 자율주행차 및 다양한 파생 서비스, 이에 따른 온디맨드 O2O 플랫폼으로 발전하는 가운데 획기적인 빅 아이디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시공간을 초월하기 위한 다양한 가능성들이 최근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하이퍼루프가 있다. 일론 머스크가 선도하는 하이퍼루프는 무려 1200㎞의 속도로 달리는 고속철도다. 마찰과 공기저항을 최소화시켜 역 정차 시간을 고려해도 서울과 부산까지 한 시간 내 주파가 가능하다. 최근 하이퍼루프는 미국 워싱턴 D.C와 볼티모어를 연결하기 위해 주정부에 프로젝트 계획안을 제출한 상태다. 현재 미국 라스베이거스 사막에는 536m의 하이퍼루프 강관이 건설되어 있다. 하이퍼루프의 청사진은 아름답지만 아직 상용화를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기술적인 부분보다 환경파괴 등 부수적인 현안들이 논란이다. 이 문제가 합리적으로 해결되면 순간이동에 필적하는 초고속 열차 상용화도 꿈은 아니다.

   
▲ 일론 머스크가 하이퍼루프를 소개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버진 애틀래틱 항공사를 이끄는 CEO 리처드 브랜슨도 버진 하이퍼루프원을 설립해 비슷한 도전에 나서고 있다. 그는 유럽 내 휴대 전화 산업과 식수, 음료수, 영화, 웨딩, 금융, 심지어 금융산업에도 손을 뻗치며 몽상가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2018년 1월 10일 아일랜드 더블린 컨벤션 센터에서 아일랜드 출신의 세계적인 파이터인 당시 UFC 라이트급 챔피온 코너 맥그리거를 도발해 호사가들의 관심을 끌었던 인물이다.

그가 구상하는 하이퍼루프도 초고속 열차를 기반으로 한 신속이동에 방점이 찍혔다.

   
▲ 테슬라 전기차가 하이퍼루프 터널을 지나고 있다. 출처=뉴시스

글로벌 모빌리티의 강자 우버의 플라잉 택시도 눈길을 끈다. 복잡한 시가지의 교통체증을 피하기 위해 아예 하늘을 선택하는 신선한 발상이다. 그 중심에 플라잉 택시가 있다. 우버는 2020년 플라잉 택시의 시범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2028년에는 실제 승객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인 우버 택시와 동일하게 모바일 앱을 통해 플라잉 택시를 부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플라잉 택시는 활주로 등이 필요 없으며 옥상이나 지상 시설에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 600미터 상공을 최고 시속 320㎞/h로 비행할 수 있다.

비행택시 아이디어가 우버의 전유물은 아니다. 중국 드론 회사 이항(EHANG)이 개발한 유인 드론 이항184도 있다. 최대 적재 중량은 100㎏이며 승객이 기내 태블릿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자동 운항하는 방식이다. 8개의 프로펠러를 갖추고 있으며 최대 500미터 상공을 시속 100㎞로 날 수 있다. 드론계의 강자 DJI도 자사의 미래를 설명하는 동영상에 유인드론을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스튜디오를 무대로 한 여인이 오토바이(호버 바이크)와 비슷한 드론에 올라 비행을 시연하는 장면이 포착되어 많은 이들을 흥분시키기도 했다.

에어로모빌도 있다. 유인드론이라고 부르기는 민망하지만 자동차가 하늘로 수직이륙하는 방식이다. 동명의 기업인 슬로바키아 에어로모빌(AeroMobil)이 제작하고 있으며 평상시 도로를 달리다가 200m의 거리만 확보되면 접혀있던 날개를 펴고 즉각 이륙이 가능하다. 역시 갈 길이 멀지만 최근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며 새로운 역사를 쓰는 것은 분명하다.

   
▲ 세계 최초 무인 드론인 이항이 보인다. 출처=뉴시스

우주로, 우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우주군 창설을 선언했다. 이어 올해 2월 공군 산하에 우주군 창설을 위한 법안을 만들라고 명령하기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독립된 우주군이 아닌 공군 산하 우주군 창설로 선회해 그 규모는 다소 축소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우주군 창설의 근거가 될 입법 계획의 토대를 세우는 ‘우주 정책 명령 4’에 서명한 사실은 그 자체로 획기적인 전기라는 평가다.

우주를 무대로 하는 민간 기업의 빅 아이디어도 현재 진행형이다. 기존 나사를 중심으로 추진되던 국가 주도의 우주사업이 조금씩 민간의 영역으로 무게중심 이동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 트럼프 대통령이 우주군 창설 지시서에 서명한 후 공개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엑스의 행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2015년 6월 스페이스엑스는 2단 로켓 팔콘9을 쏘아올렸으나 발사 후 2분 19초에 공중분해됐으며 2016년 9월에는 페이스북 통신위성 아모스6까지 실었으나 당시에는 날아보지도 못하고 시험 가동 중 폭발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스페이스 엑스는 미국 캘리포니아 공군기지에서 2대의 실험용 인터넷 위성과 스페인 정부의 의뢰를 받은 정찰위성을 탑재한 팰컨9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리고 4월 11일 최대 64톤의 화물을 우주로 쏘아올릴 수 있는 팔콘 헤비 로켓을 쏘아올린 후 이를 회수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스페이스 엑스는 지난 3월 민간 유인 우주선 시대를 열기도 했다.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 39A번 발사대에서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곤(Crew Dragon)’을 팰컨 9으로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짐 브리덴스타인(Jim Bridenstine) 항공우주국장은 “2011년 우주 왕복선 은퇴 이후 처음으로 미국 땅에서 미국인 우주 비행사가 미국 우주선에 태워 우주로 보내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크루 드래곤에 실제 우주인이 탑승한 것은 아니며, 영화 <에이리언>의 주인공인 리플리로 명명된 인형이 탑승했다. 다만 리플리는 사람과 동일한 크기로 만들어졌고 여러 부위에 센서를 장착한 상태에서 성공적인 비행을 했기 때문에, 사실상 민간 유인 우주선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스페이스 엑스는 오는 6월 고고도 비상탈출 테스트를 단행한 후 7월 진짜 우주인을 태운 크루 드래곤을 발사할 예정이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블루오리진’은 우주 화물사업에 나서고 있다. 세계 최초 재사용 로켓 ‘뉴셰퍼드’에 이어 2016년 9월 우주인과 화물을 저지구궤도 너머로 보낼 상업용 우주선 ‘뉴글렌’까지 발표했으며 2021년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연간 10억달러의 비용이 블루오리진에만 투입됐으며 지금은 2000명 이상의 직원을 거느리는 대형 우주 개발사가 됐다.

현재 블루오리진은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Cape Canaveral) 공군기지에 있는 LC-36 발사대에서 뉴글렌 발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미국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에 제공할 로켓 엔진 BE-4와 BE-3 제작에 집중하는 한편, 자체 프로젝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 제프 베조스가 블루 오리진을 공개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아마존은 최근 프로젝트 쿠이퍼를 통해 위성 야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3000여개의 위성 발사를 통해 전 세계 40억명에 달하는 인터넷 소외계층에게 고속 광대역 인터넷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아마존은 미국 정부에 첫 번째 논문을 제출했으며 ‘Keeper Systems LLC’라는 자회사를 통해 3236개의 위성 네트워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성공한다면 아마존은 고도 590에서 630㎞ 범위의 저궤도에 3겹으로 총 3236개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려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아마존은 “기본적인 광대역 인터넷에 접근하기 어려운 수천만명의 사람들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이라며, “다른 회사들과 협력해 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조스의 우주를 향한 구애가 강해지는 가운데, 두 사람의 신경전도 화제다. 당장 제프 베조스가 프로젝트 쿠이퍼를 공개하며 위성 3000개를 쏘아 올린다고 선언하자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에 “제프 베이조스는 카피캣”이라는 트윗을 날리기도 했다. 스페이스 엑스는 지난해 1만2000여개에 달하는 위성을 하늘로 쏘아올린 스타링크 2 프로젝트에 성공한 상태다.

우주를 위한 위대한 여정이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조스의 손에만 달린 것은 아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버티고 있는 위성 인터넷망 구축사업 선두주자 윈웹은 2년간 순차적으로 위성 650개를 더 쏘아 올린다는 방침이다. 일찍부터 인공위성 프로젝트를 시작한 알리바바와 더불어 텐센트도 문익스프레스 및 아르헨티나의 새톨로직, 그리고 구글의 플래니터리리소시스 등에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들이 빅 아이디어의 무대로 우주를 선택한 배경은 무엇일까? 포스코 경영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 ‘실리콘밸리가 우주에 열광하는 이유’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IT 기업들은 효율적인 인터넷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서, 그리고 주도적인 자본 투자를 통한 미래 시장 선점을 이유로 우주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또 IT 산업의 역동적인 DNA가 우주산업에 접근하기에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순수한 빅 아이디어적 측면으로는 오래된 숙원이 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읽으며 인류의 미래와 우주를 연결지어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이것은 훗날 저렴한 비용으로 우주에 사람을 보낼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하기 위해 스페이스 엑스의 비전으로 이어졌다. 제프 베조스도 미국 원자력 위원회 출신인 외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늘 과학과 우주에 관심이 많았고 고등학교 졸업 연설을 하며 우주에 호텔, 놀이공원 등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지낼 수 있는 공간을 설립하겠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다. 그들의 순수함이 민간 우주 시장의 핵심 동력이 된 셈이다. 과거 제프 베조스는 적자인 블루오리진을 접지 않고 계속 운영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우주산업은 어린 시절부터 품어온 오랜 꿈을 실현하는 것이자 앞으로 우주산업에 뛰어들 후배들을 위해 기반을 다져주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인공지능 시대가 열리고 있다. 출처=뉴시스

인공지능, 그 매혹의 카드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 쇼크 후, 인공지능은 글로벌 ICT 업계를 휘감는 메가 트렌드로 정의되고 있다. 초연결 사물인터넷 시대의 모든 플랫폼 생태계가 스마트 시티를 넘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가운데 인공지능은 불멸의 영혼이 되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최강의 인프라로 발돋움하는 모양새다.

인공지능의 빅 아이디어는 인간과의 경쟁, 나아가 인공지능의 존재사유로 좁혀진다. 인간과의 경쟁은 주로 일자리 창출 문제에서 시작되어 인공지능 포비아로 발전되는 분위기다.

일자리를 두고 인공지능과 인간의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직업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의 발달로 2020년까지 화이트컬러 일자리 475만개가 사라질 것으로 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일자리는 정해져 있으며, 여전히 크리에이티브한 일자리는 살아남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재미있는 논쟁은 여기서 더 이어진다. 최근 인공지능이 그림을 그리거나 소설을 쓰는 등 크리에이티브의 영역으로 빠르게 넘어오는 사례가 속속 발견되기 때문이다. 오픈AI의 인공지능은 인간 이상의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확보했으며, GPT-2로 그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GPT-2는 약간의 콘텐츠가 있으면 순식간에 이와 관련된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낸다. 소설은 물론 과제, 심지어 신문기사도 만든다는 후문이다. 창작자의 고민을 덜어주는 인공지능이지만, 해당 인공지능의 API가 공개라도 될 경우 소위 가짜뉴스 공장이 설립될 수 있다. 오픈AI는 이를 우려해 GPT-2의 API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글로벌 차량 온디맨드 플랫폼 우버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필립 왕은 지난 2월 13일(현지시간) 인공지능 사진 사이트인 Thispersondoesnotexist(이사람은존재하지않는다)를 개설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면 인물 사진이 무작위로 등장하는데, 모두 인공지능이 생성한 가짜 이미지다. 구동 방식은 스타일 GAN(Style GAN,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로 가능하다. 가짜 이미지를 만드는 쪽과 이를 검증하는 쪽이 연속적으로 데이터를 제출, 검증하며 특정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실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의 사진을 창조하는 셈이다. 인공지능의 창작 역량이다.

인공지능 포비아는 말 그대로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할 수 있다는 측면에 집중한다. 구글의 프로젝트 메이븐 등 다양한 사례에서 이와 관련된 윤리적 측면의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인공지능의 인격화에 대한 고민도 있다. 로봇세에 대한 논쟁부터 인공지능에 대한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ICT 업계의 거인들은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빅 아이디어의 측면에서 보면 인공지능의 산업적 효과만큼이나 중요한 이슈다.

최진홍 기자 rgdsz@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04.26  09:3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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