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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오버 랩소디③] 크로스오버는 계속된다

철저한 전략적 접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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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크로스오버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흐름 속에 다양한 산업이 추구하는 변화의 한 축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것이 그러하듯 전략적인 크로스오버라고 할지라도 100% 성공을 장담하는 마법의 지팡이는 아니다. 모든 크로스오버가 모든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많은 성공 사례가 있는 만큼 실패의 사례도 있다. 그렇다면 크로스오버의 실패 유형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앞으로의 크로스오버는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까.

무조건 조합하고 보는 것은 ‘위험’

조합 중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 것도 있다. 어떤 대상들의 조합이나 융합이 사람들의 상식의 범주를 넘어가는 그 순간 크로스오버는 그냥 ‘잡탕’이 되고 조합에 활용된 각 주체의 가치도 떨어진다. 재미있는 예를 들면 ‘김치맛 아이스크림’이라든가 ‘초콜릿을 넣은 된장찌개’ 혹은 ‘청국장맛 사탕’처럼 아무 생각 없이 대상들을 섞어놓은 것 이상의 의미가 없는 것과 같다.

대표적인 크로스오버의 실패 사례로는 SPA브랜드 H&M과 프랑스의 고급 의류 브랜드 발망(Balmain)의 협업이 있다. 패션 의류 업계에서 유명 브랜드 간의 크로스오버는 사실 ‘어지간하면 실패하기 어려운’ 시도 중 하나로 여겨진다. 그런데 이 두 브랜드는 그 어려운 것을 해내고 만다. 지난 2015년 이뤄진 H&M과 발망의 크로스오버는 제품 출시 전부터 화제가 됐고 일부 고객들은 H&M 매장 앞에서 노숙을 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제품을 구매한 이들이 제품에 대해 완전히 실망해 헐값으로 중고품 거래 사이트에 제품을 내놓는 현상이 벌어지면서 두 브랜드의 크로스오버 시도는 ‘완전히’ 실패했다. 제품의 가격대가 다르기에 주 소비층 자체가 다른 의류 브랜드끼리의 조합은 단순히 브랜드를 합친 것 이상으로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 크로스오버 실패의 전형적 사례. 현대자동차 제너시스 프라다 출처= 현대자동차

이와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2013년 현대자동차는 ‘명차 중의 명차’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 프라다(PRADA)와 협업한 자동차 ‘제네시스 프라다’를 출시한다. 이 차량은 현대자동차와 프라다의 협업으로 많은 관심을 불러모으기는 했으나, 국내와 해외 출고분 2000대 한정판을 채 다 판매하지 못하는 대실패를 맛봤다.

이 경우는 출고가 7900만원으로 통상 6300만원대로 판매되는 일반 제네시스보다 약 1600만원 비싸게 판매된 제품의 가격 설정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8000만원에 가까운 비싼 돈으로 제네시스를 구매하느니 차라리 해외 브랜드 차량을 구매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소비자들에게 들게 한 것이다.

일련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크로스오버는 조합을 이루려는 각 주체의 특성과 이를 대하는 소비자들의 대응을 자세히 분석하고 접근하지 않으면 실패를 맛볼 가능성이 높다. 또 크로스오버된 상품만 기억되고 정작 브랜드의 인지도는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는 것도 실패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경영 컨설팅 업체 메타밸류 이상종 대표는 “크로스오버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전략적 접근은 브랜드의 인지도, 당대 트렌드를 반영해 소비자들의 상식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이뤄져야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소비자들의 취향이나 선호는 시시때때로 변해 상식을 벗어난 파격과 협업 마케팅의 경계는 항상 모호하다”면서 “브랜드를 아무 생각 없이 섞고 보는 것이 아닌 소비자 선호와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를 먼저 파악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크로스오버는 계속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로스오버는 현 시대의 ‘대세’임은 분명하다. 모든 재화나 서비스가 이미 첨단에 이르러 차별화를 이루기 어려워진 산업 구조에서 이종(異種) 산업의 영역을 넘나들며 새로운 조합을 찾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주요 인사와 경영학 석학들은 여전히 크로스오버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글로벌 디자인 컨설팅 기업 아이데오(IDEO)의 톰 켈리(Tom Kelly) 본부장은 “이제 각 기업들은 산업의 경계를 넘나드는 방식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라고 말했고 캐나다 아이비 경영대학원 니라 다와르(Niraj Dawar) 교수는 “자신이 속한 업종의 울타리 안에서 최우량의 사례를 찾으면 기껏해야 경쟁사가 이미 그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만 알게 될 것”이라면서 “경쟁사를 앞지르려면 업종의 울타리 너머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최근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이종 산업 간 크로스오버가 이제는 전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크로스오버는 우리나라 기업들도 철저하게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할 요소처럼 여겨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다양한 산업군에서 나타나는 크로스오버 현상에 대해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김광웅 교수는 “융합의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인지하고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모든 산업 간 경계를 뛰어넘는 크로스오버를 지향해야 한다”면서 “한 가지 분야에 집착하는 것이 아닌 네트워크에 기반한 전략적 제휴, 가상조직의 활성화 등 수평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평면적 위계질서의 시대에 맞는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정훈 기자 pjh5701@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04.25  09:48:52

<경제를 리뷰, 미래를 본다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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