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효성그룹의 지주사 전환으로 1여년 내에 지분 매각이 예정된 효성캐피탈이 매각 시 매력을 높이기 위해 자산건전성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평균 대비 열위한 자산건전성 지표로 부실여신에 대한 대비책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거시경제 상황 등의 영향으로 건전성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2년 내에 효성캐피탈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2018 년 1월 3일 이사회에서 섬유·무역, 중공업·건설, 산업자재, 화학사업 부문을 분할하고, 존속법인은 자회사 지분 관리 및 투자 등을 담당하는 지주회사로 전환할 것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가 금융업이나 보험업을 운영하는 회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

효성캐피탈은 공작기계·의료기기 등 설비금융을 주 사업으로 영위하며, ㈜효성이 지분의 97.15%를 가지고 있는 캐피탈사다.

효성그룹의 효성캐피탈 지분 매각 방법으로는 총수일가 개인이 인수하거나, 해외 자회사 매각, 제 3자 매각 등이 나오고 있다. 특히 효성캐피탈이 효성그룹 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점을 고려했을 때 제 3자 매각 가능성이 큰 편이다.

▲ 효성캐피탈의 자산건전성 지표 추이. 출처=나이스신용평가

효성캐피탈이 매각 시 매력을 높이려면 자산건전성 회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효성캐피탈의 제반 자산건전성 지표는 산업평균에 비해 다소 열위한 수준이다. 연체자산과 고정이하여신 충당금커버리지는 2018년 9월말 기준 각각 75.8%, 56.2%다. 작년 상반기 전체 캐피탈사의 연체 자산 대비 평균 충당금 커버리지가 146.5%였던 데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부실여신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민감도가 높은 기계·중고차금융의 연체가 증가하면서 상각·매각 전 연체율이 2016년을 저점으로 상승추세다. 2016년 5.2%에서 2017년 7.0%, 2018년 9월말 기준으로는 7.9%다.

효성캐피탈의 연체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설비금융 시장의 수요는 둔화하고 있다. 더불어 효성캐피탈이 취급을 확대한 스탁론·주택담보대출·중고차금융 등 소매금융 부문의 시장 내 경쟁강도가 세지면서 시장지위의 개선은 단기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2018년 9월기준 효성캐피탈의 시장점유율은 7%로 감소세에 있다.

▲ 효성캐피탈의 총채권 시장점유율과 증가율 추이. 출처=나이스신용평가

통상 기계·장비 리스 외에 자동차금융 등을 영위하고 있는 캐피탈사들은 자산을 늘려 이익성을 보완하고 있다. 그러나 효성캐피탈의 자산규모는 오히려 감소했다. 효성캐피탈의 총자산은 2018년 2조3994억원으로 2017년 대비 2274억원 줄어들었다. 2018 년 중 부실자산 상각과 신규자산 취급 둔화한 탓이다.

이은정 나신평 금융실장은 “부실자산의 상·매각을 통해 건전성 지표를 관리 중이나, 부정적인 거시경제 여건을 고려 시 차주의 상환능력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부실여신의 회수 현황과 함께, 경기민감도가 높은 산업재금융자산 등의 건전성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효성캐피탈의 2018년 재무상태표. 출처=(주)효성

아울러 효성캐피탈의 차입부채 유동성 대응능력은 양호한 수준이나, 조달구조 안정성은 개선이 필요하다.

기업의 지급능력과 신용능력을 판단하기 위하여 쓰이는 조정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100)은 2018년 9월말 기준 3개월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부채 353.7%, 6개월 이내 213.2%, 1년 이내 139.6%이다. 유동비율은 200%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이 이상적으로 효성캐피탈의 재무적 융통성이 양호한 편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유동성차입부채 비중은 54.1%로 경쟁사 대비 높은 수준이다. 차입부채는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 차입 2000억원, CP 2000억원, 회사채(발행원금 기준) 1조3000억원, 유동화차입부채(발행원금 기준) 1000억원으로 구성됐다.

이은정 실장은 “자산-부채간 만기매칭을 통한 운용자산 현금흐름의 관리수준, 보유 유동성, 금융기관한도약정, 자산유동화를 통한 재무적 융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경우 회사는 유동성 대응능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유동성차입비중이 경쟁사 대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됨에 따라, 회사의 조달구조 안정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향후 지배구조 변경이 효성캐피탈에 대한 계열의 지원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나신평은 효성캐피탈의 신용등급 평가에 효성그룹과의 신용의존성을 고려한 노치 업(Notch-up)을 부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나신평은 효성그룹의 재무적 지원능력이 인정되지만 실질적인 지원가능성은 제한적으로 판단했다. 과거 계열사인 진흥기업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개시 등 유사시 지원의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나신평은 지분 매각 등으로 지배구조가 변경될 경우, 인수주체의 신용도와 계열 지원가능성에 대한 검토를 통해 회사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