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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치료제’ 개발 잇단 실패... 포기는 없다

바이오젠‧에자이, ‘아두카누맙’ 임상 3상 중단…‘BAN2401’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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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공동 개발 중인 치매 치료제 '아두카누맙'의 임상 3상 중단을 중단했음에도 새로운 후보물질로 지속해서 연구개발을 하겠다고 밝혔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존슨앤드존슨(J&J), 화이자, 머크, 아스트라제네카,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가 ‘치매(알츠하이머 등) 치료용 혁신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최근 임상을 중단하는 등 다수의 파이프라인이 실패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로슈가 올해 1월 ‘크레네주맙’의 임상 3상 시험을 중단한 가운데 최근 바이오젠이 ‘아두카누맙’ 임상 3상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지만, 새로운 후보물질로 치매 치료제 개발을 지속할 것으로 밝혀 주목된다.

바이오젠, ‘아두카누맙’ 임상 중단…삼성바이오로직스 CMO 수주 ‘아쉽’

미국계 글로벌 제약사 바이오젠은 최근 일본 에자이와 공동 개발해온 알츠하이머 치료용 혁신신약 ‘아두카누맙’의 임상 3상 시험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21일(현지시간) 바이오젠 주가는 29.23% 폭락했고 약 180억달러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바이오젠의 아두카누맙 임상 중단은 중립기관인 임상시험 자료 모니터링위원회가 성공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내용의 무용성 평가(Futility analysis) 결과를 내린 데 따른 것이다. 위원회는 임상시험이 완료돼도 일차평가변수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고, 안전성 측면을 고려해 임상을 중단하도록 권고했다.

바이오젠의 결정에 따라 아두카누맙에 대한 안전성 연구인 임상 2상과 에볼브와의 장기 연구인 1b임상도 중단된다. 

아두카누맙은 초기 임상에서 유효한 결과가 나타나 임상 3상까지 진행했다. 이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독성 단백질 ‘베타아밀로이드 응집(플라크)’을 감소시키는 기전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에자이가 시판 중인 ‘아리셉트’ 등 전세계에서 시판 중인 단 4개의 치매 치료제는 엄밀히 말해 ‘완화제’일 뿐 치매 진행을 멈추거나 완치시키진 못한다.

바이오젠의 미셸 부나토스(Michel Vounatsos)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실망스러운 소식은 알츠하이머 질환 치료의 복잡성과 신경과학에 대한 지식이 더 발전할 필요성을 확인해준다”면서 “바이오젠의 역사는 혁신과 성공, 좌절을 통한 학습에 기반을 두고 있다. 환자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강력한 사업에 기반을 두고 알츠하이머 질환에 대한 잠재적인 치료법,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한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지속해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에자이는 바이오젠과 아두카누맙 임상 중단 소식을 발표하고 하루 뒤 개발 중인 다른 알츠하이머 치료제 ‘BAN2401’에 대한 임상 3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는 임상 2상에서 유효한 데이터를 얻어 조기 승인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단일 규모 세계 최대인 18만 리터를 자랑하는 선진의약품품질관리(cGMP) 인증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내부 바이오리액터홀 전경.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한편, 업계에서는 바이오젠과 합작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경영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아두카누맙 개발 완료 후 위탁생산(CMO)를 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치료하는 의약품이 아직 없다보니 수요가 높을 것이고 세계 최대 용량을 자랑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을 담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규모는 총 36만2000리터로 론자의 30만리터나 베링거 잉겔하임의 26만5000리터보다 높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알츠하이머나 파킨슨 치료제 개발이 성공하면 대량 생산이 가능한 곳은 삼성밖에 없다”면서 “아두카누맙의 임상 결과에 따라, 4공장 착공을 결정하겠다”고 밝혀왔다.

한 치매 연구 전문가는 “한국에도 세계 최고 수준의 의약품 위탁개발 생산 기업이 있는 만큼, 치매 바이오의약품이 개발되면 선순환하는 성장이 가능했을 것”이라면서 “치매 치료제 개발은 이날까지 약 146건의 시도가 실패로 끝날 정도로 어렵지만 연구자들은 꾸준히 도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파킨슨 치매 치료제 개발 어려운 이유 무엇?

이날까지 치매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두 가설은 베타아밀로이드 뇌내 축적과 타우 단백질의 뭉침 등이다. 다수의 제약사들은 이를 타깃으로 항체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혈뇌장벽(BBB)의 투과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인간의 뇌는 실핏줄 그물망이 뇌를 보호하고 있다. 분자량이 매우 작은 합성화합물이나 이보다 더 작은 바이러스도 침투를 할 수 없도록 뇌를 보호하는 일종의 보호막이다. 항체치료제는 단백질 중에서도 분자량이 큰 거대분자이므로 혈뇌장벽을 투과해 뇌조직 안으로 전송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전문가는 “일부 과학자들은 알츠하이머‧파킨슨 등을 앓는 환자들의 혈뇌장벽은 약하고, 틈새가 벌어져 있으니 이 사이로 항체 치료제가 침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면서 “최근 치매 치료용 항체 치료제의 잇단 임상 실패는 이러한 기대가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시냅스 연결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CamKII' 효소의 정상 모습(왼쪽)과 아밀로이드 베타가 활동을 방해할 때 모습. 출처=프랑스국립과학원(CNRS)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이중항체 또는 삼중항체까지 개발해서 뇌혈관 내피세포막을 뚫고 뇌조직으로 약물을 전달하려는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TSDT) 전문 바이오기업 셀리버리의 조대웅 대표는 “이러한 방법으로 일부 항체 치료제가 혈뇌장벽을 투과해도 안쪽에는 더 큰 장벽이 있다”고 지적했다.

셀리버리 조대웅 대표는 “나쁜 단백질의 엉김은 뇌신경세포 안쪽에서 만들어져 세포 밖으로 퍼져나가며 뇌조직을 상하게 한다”면서 “이에 따라 인지기능 상실, 기억력 상실, 운동능력 상실 등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자량이 큰 항체 치료제가 환자의 혈뇌장벽을 통과하거나 이중, 삼중 항체기술을 활용한다고 해도 나쁜 단백질 엉김을 지속해서 만드는 공장과도 같은 병든 신경세포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으므로 근본적인 치료가 어렵다는 지적이 따른다.

조대웅 대표는 “혈뇌장벽, 즉 뇌혈관 내피세포막을 직접 투과해 뇌조직 안으로 약물을 침투시키고, 이에 더해 뇌신경세포 안쪽으로 더 침투해 지속해서 만들어지는 나쁜 단백질 엉김 자체를 없애 세포를 정상화 시키는 길이 치매 치료제 개발의 유일한 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황진중 기자 zimen@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03.25  11: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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