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 총괄부회장. 사진=현대자동차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주주총회 안건이 통과했다. 현대차가 이사회를 열어 신규 대표이사로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선임하면, 정 부회장은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를 맡게 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본격적인 정의선 대표체제로 돌입한다. 정 부회장이 수석 총괄부회장 자리에 오른지 6개월, 현대차에 입사한지 20년 만이다.

현대차는 22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에서 개최한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측 안건이 모두 최종 처리됐다. 이날 정 수석부회장을 사내이사에 재선임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이사회는 주총이 끝난 뒤 이사회를 열어 정 수석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현대차 대표이사는 기존 정몽구 재표이사 회장, 이원희 대표이사 사장, 하언태 대표이사 부사장 등 3명에 이어 정 수석부회장까지 4명 체제로 바뀐다. 현대모비스도 이날 이사회를 통해 정 수석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정 회장과 정 수석부회장, 박정국 사장 등 3명이 각자대표로 회사 경영에 참여한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 핵심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맡아 사실상 현대차의 대표가 됐다. 그가 맡은 현대차그룹 계열사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현대제철 등이다. 1999년 구매담당 이사로 현대차에 첫 발을 내디딘지 20년만에 그룹을 대표하는 인사가 됐다.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차를 주시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과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위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미국 모빌리티 서비스 전문 업체 미고,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호출 업체인 그랩,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 오로라, 인도 최대 차량공유 업체인 올라 등과 전략적 투자 및 동맹을 맺어왔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스타트업과 손잡는 등 광폭 행보를 펼치며 과거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완전 자율 복장 제도를 도입하고 사내 방송에 차세대 수소연료전기자동차(FCEV) 넥쏘를 타고 등장하는 등 보수적인 그룹 문화도 교체하고 있다.

변화는 연구개발이 아닌 사무직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메일 보고 역시 다른 점이다. 과거 현대자동차 임원들은 정 수석부회장이 출장 이후 돌아오면 보고서를 한움큼 들고 부회장실을 방문했다. 그러나 현재는 이메일과 카카오톡을 이용해 보고한다. 시의 적절하고 신속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보고 타이밍을 개편한 것이다.

실적을 중심으로 인사를 내놓고, 외부 피 수혈에도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이례적으로 외국인인 알버트 비어만 사장을 연구개발본부장으로 임명했다. 과장급 이하에서도 활발하게 외부인사 영입이 이뤄지고 있다. 과거엔 주로 기계과 출신 정통 자동차 맨이 많았다. 현재는 배터리와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와 기업에서 경력직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정 수석부회장이 부회장에서 수석부회장으로 오른지 단 6개월만에 진행된 결과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수석부회장이 소통을 강조하며 경직된 회사 분위기를 유연하게 하고 만들고 있다”면서 “일부 가이드라인을 시범 적용하고 실제로 도입하기까지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