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호텔신라 홈페이지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시작된 중국 발 악재는 우리나라 면세와 관광업계를 한 순간에 위기에 빠트렸다. 그러나 중국과의 대외관계가 서서히 개선됨에 따라 분위기는 이전과 확연하게 달라졌고 그 가운데서 가장 많은 변화를 보여준 업체이 있다. 바로 호텔신라다. 호텔신라는 유통 부문의 면세점 그리고 관광레저 부문의 신라호텔 등 2가지 사업 영역의 시너지에 힘입어 올해 1분기 급격한 성장을 이뤄냈다. 이를 바라보는 산업계의 투자계의 전망도 밝다.

호텔신라의 1분기 연결 전체 매출은 1조2600억원 그리고 연결 영업이익은 57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 30.0% 성장한 수치다. 호텔신라의 국내 면세점 사업 부문의 매출은 8800억원으로 14.4% 성장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는 대기업 브랜드를 건 구매력(Buying Power)에 기반한 면세품 가격 경쟁력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주요 기업 시내 면세점의 상품 가격은 다른 곳에 비해 평균적으로 최대 40%까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가격 경쟁력은 중국 전자상거래법 개정으로 개별 단위 중국인 구매대행업자(따이공)들의 활동 위축 우려에도 중국인 관광객의 면세품 수요가 거의 변하지 않게 한 원동력이 됐다. 

한국면세점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 국내 면세업계의 매출은 1조7116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록은 한 달 만인 2월에 깨진다. 2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조7415억원을 기록해 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직전 연도의 같은 기간 대비로는 35% 증가했다.  

시장의 조건이 이처럼 유리하게 갖춰진 가운데 호텔신라는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해 신라면세점의 대(對) 외국인 고객 마케팅을 강화하는데 전력을 쏟았다. 지난 1월 신라인터넷면세점은 글로벌 마케팅 확대를 위해 중국·일본· 베트남·말레이시아·태국 등 5개 국가의 뷰티 인플루언서 5명과 함께하는 ‘뷰티앤유(Beauty&U)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신라인터넷면세점은 이 뷰티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유튜브·페이스북·웨이보 등 글로벌 SNS 채널에 한국식 메이크업, 가성비 메이크업, 신라면세점 광고 모델인 K-POP그룹 ‘레드벨벳’ 따라잡기 메이크업 등을 영상 콘텐츠로 만들어 공개했다. 
  

▲ 신라면세점은 중국 간편 결제 서비스 위챗페이와 협업을 강화해 국내 업계 최초로 위챗 공식 계정 내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출처= 호텔신라

또는 중국의 인기 웹툰 작가들과 협업해 자사 브랜드를 소개하는 웹툰을 제작하는가 하면 중국을 대표하는 간편 결제 서비스 ‘위챗페이’와 협업을 강화해 국내 면세점 업계 최초로 위챗의 공식 계정 내에 신라면세점 상품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물론 중국의 1,2월 명절 연휴와 그리고 향수, 화장품 등 주요 면세품의 수요가 몰리는 2월 화이트데이가 있었음을 감안하면 국내 면세업계의 실적 개선이 3월 이후까지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사드 보복에 상응하는 변수가 있지 않는 한 면세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악재는 현재까지 없다. 
    
국내 면세업계가 모든 상황을 보수적 관점으로 해석한 매출 성장률은 2분기 +4.0%(전년 대비), 3분기 +4.8%, 4분기 +5.7% 정도다. 연간으로 계산하면 같은 기간 약 7%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만약 울해 중으로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 제한 조치를 해제하면 이 성장폭은 현재의 기대수준을 훨씬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호텔신라의 면세점 사업부문에 대한 전망도 상당히 긍정적이다. 신한금융투자 성준원 연구원은 2019년 신라면세점의 연간 영업이익은 2301억원, 시내점 영업이익은 2666억원으로 추정했다.  

신라면세점 시내점의 영업이익은 2014년에 1901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속 감소하며 2017년  에 1275억원으로 저점을 찍었다. 그러나 2018년에는 대내외 조건의 안정과 마케팅 강화로 영업이익 2294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추가 유입이 있다면 국내 면세업계 전체의 실적이 개선된 것처럼 신라면세점의 영업이익 추가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 출처= 신한금융투자

해외 면세사업의 흐름도 나쁘지 않다. 현재 신라면세점은 싱가포르 창이공항 1~4터미널에서 약 26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실적은 아직까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신라면세점 싱가포르 창이공항점은 2014년 370억원, 2015년 550억원, 2016년 360억원, 2017년 250억원, 2018년 110억원으로 5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영업손실의 규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홍콩 쳅락콕공항점은 2017년 4분기에 화장품과 향수 사업권을 획득하며 2018년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영업 첫해인 홍콩 쳅락콕공항점은 지난해 총 3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의 시작에 투입된 비용으로 첫 해 영업이익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2019년에는 특별한 비용 투입 요소가 없기 때어 최소 100억원이상의 영업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호텔신라 호텔부문의 실적은 아직까지는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호텔부문 영업손실은 2014년 200억원, 2016년 110억원, 2017년 88억원, 2018년 33억원을 기록했다. 역시 희망적인 것은 영업손실 규모의 감소세가 뚜렷하게 드러난다는 것인데, 매년 기록적 폭염으로 호텔에서 바캉스를 즐기는 수요가 늘어나는 등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호텔신라 호텔부문 실적의 추가 개선이 기대되는 요인이다. 

▲ 신라스테이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산호세) 예상 조감도. 출처= 호텔신라

여기에 신라호텔이 베트남, 미국 등 해외 호텔 시장에 위탁 경영 방식으로 진출을 준비하는 계획들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호텔 부문도 국내와 해외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유정현 연구원은 “국내 면세 시장은 중국인 소비자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안전성측면에서는 불안감이 있는 시장이지만 1~2월 국내 면세 매출액 증가세는 현실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위험요소들을 고려하더라도 성장이 전망되는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라면서 “호텔신라에 대한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11만원으로 38% 상향조정 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성준원 연구원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한국으로 들어오기 시작한다면, 호텔신라는 면세점의 성장이 회사 전체의 실적을 긍정적으로 이끄는 구조가 만들어 질 것”이라면서 “올해 1분기의 추세가 오래 유지된다면 호텔신라는 앞으로의 성장이 더 기대되는 부분이 많응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