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가 세상에 나온 지 벌써 10주년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삼성전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언팩행사를 열고 갤럭시S10 라인업과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 그 외 갤럭시 웨어러블 3종을 공개했다. 행사 내내 ‘디제이 코’가 자주 등장해 눈길을 끌었는데 알고보니 디제이 코는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다. 낯설다.

한국시간으로 새벽 4시에 생중계된 갤럭시 언팩행사를 본 사람은 사실 몇 없을 것이다. 나는 봤다. 그러나 22일부터 서울 광화문 KT지사, 영등포 타임스퀘어 등에서 갤럭시S10 라인업을 직접 체험할 수 있으니 언팩을 보지 않아도 그리 억울한 시절은 아닌 것 같다.

이러한 좋은 시절에, 굳이 새벽에 일어나 언팩 생중계를 시청한 후 실물을 보고 또 리뷰를 작성하라고 한 선배는 도대체 뭐하는 **일까? 세상에는 참 이상한 사람들이 많다는 부모님의 말을 되새기며, 갤럭시S10과의 수다를 시작해 보겠다. 

▲ 지금 갤럭시 S10 라인업을 체험할 수 있다. 출처=이코노믹 리뷰 정다희 기자

아참, 그 전에 한 가지 말해둘 것이 있다. 갤럭시 S10의 사전 판매는 이달 25일부터 3월5일까지다. 국내 정식 출시는 3월8일이다. 이번에 공개된 S10 시리즈는 크게 갤럭시S10부터 S10+, S10e, S10 5G 모델까지 총 네 가지다. 갤럭시 S10 5G는 아쉽게도 사전 판매 대상은 아니다.

갤럭시 S10은 프리즘 화이트, 프리즘 블랙, 프리즘 그린의 총 3가지 색상이며, 가격은 128GB 모델이 105만 6000원, 512GB 모델이 129만 8000원이다.

갤럭시 S10+은 내장 메모리 용량에 따라 128GB, 512GB, 1TB 등 총 3가지 모델로 출시된다. 128GB 모델과 512GB 모델은 프리즘 화이트와 프리즘 블랙 색상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각각 115만 5000원, 139만 7000원이다.

갤럭시 S10+의 1TB 모델은 세라믹 화이트 색상에 자급제 모델로만 출시된다. 삼성 스토어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가격은 174만 9000원이다.

갤럭시 S10e는 프리즘 화이트, 프리즘 블랙, 카나리아 옐로우 색상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89만 9800원이다.

한편, 지난 20일 삼성의 2019년 언팩행사에서 S10과 함께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폴더블폰’은 공개직전까지 갤럭시F, 갤럭시 폴더블, 갤럭시 폴드 등 다양한 닉네임으로 불려왔다. 결론적으로 이름은 갤럭시 폴드로 낙점됐다. 하긴 F는 fail(실패)이나 서구 문화권에선 f-word(네. 바로 그 단어)를 떠올리게 하니 fold(폴드)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각설하고 현장에 공개돼 있던 갤럭시S10, S10+를 직접 만져본 간단한 체험기를 공유하려 한다. 많이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

▲ 갤럭시S10 정면. 우측 상단에 카메라 홀 한 개가 있다. 전체적으로 시원시원한 디스플레이다. 출처=이코노믹 리뷰 정다희 기자

엣지 디스플레이, 그동안 즐거웠고...

갤럭시 S6때부터 바로 직전 시리즈까지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에는 엣지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처음엔 나름 신박하고 디자인적으로도 혹했지만, 의도치 않게 계속 터치 되거나 곡선 때문에 디스플레이 보호 필름의 효과가 떨어지는 등 사용자들 사이에 서서히 불만이 나오던 참이었다. 갤럭시 S10 라인업에는 엣지 디스플레이가 사라지고 측면 버튼이 돌아왔다.

▲ 갤럭시S10 프리즘 블랙 후면. 후면 상단에 트리플 카메라가 탑재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반짝반짝하다. 출처=이코노믹 리뷰 정다희 기자

갤럭시 S10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날렵하고 군더더기 없다는 인상을 준다. 베젤을 최소화해서 화면도 시원시원하다. 인피니티 O의 깔끔한 이미지가 새롭다. 다만 위아래 베젤이 약간씩 더 두껍다는 점이 아주 조금 거슬렸다. 갤럭시 S10의 전면부 화면 우측엔 카메라 홀이 한 개, S10+에는 카메라 홀이 두 개 배치되어있다. 후면엔 트리플 카메라가 탑재돼 있다. 카메라를 확인했으니 촬영을 해봤다.

우선 라이브 포커스 기능은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손가락 같은 작은 상은 뒤쪽이 날리는 아웃 포커싱 기능의 정확도가 다소 떨어졌지만 전체적으로 잘 구현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연스럽게 흐려지기도 과격하게 흐려지기도 하니 용도에 따라 선택하면 되겠다.

▲ 부드러운 라이브 포커스. 출처=이코노믹 리뷰 정다희 기자
▲ 다소 과격한 라이브 포커스. 출처=이코노믹 리뷰 정다희 기자

내장 센서를 비롯해 갤럭시 버즈와의 다소 충격적인 충전 사용자 경험, 블록체인 지갑은 현장의 여러가지 여건 상 아직 원만하게 확인할 수 없었다. 다만 구동 사용자 경험은 역시 탁월했다.

내겐 조금 과분한 이모지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해 일종의 캐릭터화 해주는 이모지 기능이 업그레이드 됐다. 삼성이 갤럭시S9 시리즈에서 처음 선보인 '내 이모지 만들기' 기능은 당시 아이폰의 ‘미모지’과 비교되며 대중의 입에 자주 오르내렸다. '극도로 현실적'이어서 사용자들의 호응을 크게 얻진 못했던 것 같다. 사실 계속 하다보면 기분이 이상해진다. 이게 나라고?

약간의 두려움을 안고 이모지 생성에 도전했다. 카메라를 켜고 이모지 생성이라는 상단의 메뉴를 누른 뒤 화면에 생성된 동그란 원 안에 얼굴이 들어오게 셀프 카메라를 찍으면 나의 이모지 생성이 완료된다.

▲ 갤럭시S10이 제공하는 조금은 과분한 내 이모지 만들기 기능. 전신 캐릭터가 생성된다. 출처=이코노믹 리뷰 정다희 기자

......다소 과분한 캐릭터에 몸둘바를 모를 정도다. 백설공주를 괴롭히는 왕비가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라고 말했을 때 느꼈을 만족감? 내 이모지를 본 선배가 말했다. 기자는 진실이 생명이라고. 헛된 희망에 현혹되지 말라고. 정신 차리라고. 저건 네가 아니라고. 갤럭시S10이 진짜 너무한다고. 이제 제발 그만. 역시 좋은 교훈을 얻었다. 세상에 이상한 사람은 정말 많다.

좌우로 화면을 밀면 생성된 나의 캐릭터 가 360도로 회전한다. 캐릭터가 나와 닮지 않았다고 느껴지면 세부메뉴로 들어가 얼굴형, 머리모양, 심지어 눈썹 모양까지 바꿀 수 있어 흥미롭다. 상당히 디테일하다고 느낀 부분이다.

빅스비, 빅스비....?

▲ 빅스비 소환 방법. 제품 좌측 두 개의 버튼 중 밑의 버튼을 1-2초간 꾹 누르면 빅스비가 소환된다. 출처=이코노믹 리뷰 정다희 기자

아이폰에게 Siri(시리)가 있다면 삼성에게 'Bixby(빅스비)'가 있다. 갤럭시S10 라인업엔 공통적으로 좌측에 두 개의 버튼이 있는데 그 중 하단 버튼은 빅스비 호출 전용 버튼으로 1-2초간 길게 누르면 빅스비가 소환된다. 빅스비를 부른 김에 몇가지 질문을 던져봤다.

첫번째 질문으로 빅스비에게 잘생긴 남자의 사진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질문보단 요구에 가까웠던 모양인지 빅스비는 원하는 사진을 찾아주지 않았다. 멋진, 예쁜, 잘생긴 등 기준이 추상적인 질문엔 답변이 돌아오지 않았다. 게다가 빅스비는 "박보검 사진"을 보여달라는 요구조차도 들어주지 않았다.

그래서 더 구체적인 질문을 해봤다. '아리아나 그란데는 몇 살이야?' 구체적 정보를 요구하니 답이 제대로 돌아왔다. 아리아나 그란데는 25살이다. 25살이구나...

몇 번의 대화 끝에 질문거리가 떨어지자 빅스비를 부른 후 밑에 뜨는 추천 단추를 선택해 봤다. “재밌는 얘기 해 줘”를 누르자 빅스비가 야심차게 준비한 재밌는 얘기를 들려준다.

▲ 빅스비가 제안한 재밌는 얘기. 판단은 당신의 몫이다. 출처=이코노믹 리뷰 정다희 기자

너무 재미가 있어서 싸늘하게 갤럭시S10을 노려봤다. 그러나 빅스비는 손님을 그냥 돌려보내지 않았다. 하단에 있는 “다른 거 해봐”를 눌러봤다.

▲ 그렇다면 다른 얘기를 들어보자. 출처=이코노믹 리뷰 정다희 기자
▲ 그렇다. 출처=이코노믹 리뷰 정다희 기자

재미와 감동, 둘 다 약간은 부족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정보는 잘 찾아주지만 위트는 부족한 빅스비였다. 빅스비가 태어난 지 수 해가 지났는데, 아직은 부족한 느낌? 그러나 뉴 빅스비는 지금도 발전하고 있다니, 일단 기대를 가져 본다.

과포화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각국의 스마트폰 업체들이 5G폰, 폴더블폰 등을 공개하며 돌파구를 찾는 가운데 갤럭시 탄생 10주년을 맞아 삼성이 내놓은 '작품'들이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기대가 되는 상황이다.

갤럭시 S10 라인업의 실제 퍼포먼스는 광화문 KT지사 혹은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직접 들러 확인해 볼 수 있다. 새롭게 추가된 다양한 카메라 기능들을 직접 써볼 수도 있고 빅스비와의 성의있지만 재미는 약간 없는 대화도 나눌 수 있다. 그러고 보니 폼팩터 설명을 별로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상상에 맡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