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미니멀라이프(minimal life) 트렌드와 공유경제 확산으로 보험시장에도 이에 부합하는 보험 상품이 인기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조짐이다. 미니멀라이프는 불필요한 물건이나 일을 줄이고, 꼭 필요한 일만을 하면서 적은 물건으로 생활을 하자는 최근 확산된 생활방식이다.

공유경제 역시 자신이 직접 소유하기 보다는 공동으로 사용하거나 타인의 물건을 빌려 사용하는 경제로 차량공유, 숙소 공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확산되고 있다.

보험업계도 최근 넓게 확산되고 있는 미니멀라이프와 공유경제에 맞춘 보험 상품이 출시되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카풀과 자동차 대여 등에 최적화된 보험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차량 공유 최적화 자동차보험 원조 더케이손해보험

더케이손해보험은 차량 공유 시대에 맞는 자동차보험 상품을 업계 최초로 시장에 내놨다. 차량 공유 시장에 뛰어든 유일한 보험회사였다. 더케이손해보험이 내놓은 상품은 ‘에듀카One-day자동차보험’으로 기존 자동차보험과는 차이가 있다.

▲ 자료=더케이손해보험

일반적으로 자동차보험은 자신의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어야 가입이 가능하며,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한다. 그 효력은 보험료 영수일 24시부터 발생한다.

만일 타인이 자신의 자동차를 운전하게 된다면 ‘단기 운전자 확대 특별약관’을 이용할 수 있다. 이 특약도 운전하기 하루 전 날 미리 가입을 해야 보험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

그러나 더케이손해보험의 에듀카One-day자동차보험은 차량을 소유하지 않은 운전자가 차량을 이용할 때 가입할 수 있는 하루짜리 보험 상품이다.

효력은 보험료를 낸 즉시 발생한다. 필요할 때마다 스마트폰을 통해 가입할 수 있으며, 보험료는 중형차를 기준으로 1일 3000원에서 5000원 선이다. 보험 기간은 1일이며 최대 7일까지 가입할 수 있다. 2일 이상 가입할 경우에는 보험료가 30~50% 할인된다. 보험료 결제는 휴대전화 소액결제, 신용카드, 카카오페이 등으로 할 수 있다.

▲ 자료=더케이손해보험

더케이손해보험에 따르면 지난 2012년 6월 시장에 나온 이 상품은 출시해에 2만건밖에 팔리지 않았다. 그러나 점차 판매 실적이 올라가더니 2014년에는 9만900건 팔리며 누적 판매 건수 17만건을 기록했다. 이후 2016년에는 18만5900건이 팔리며 누적 판매 48만건, 2018년에는 21만1300건이 팔리며 누적 판매 92만건으로 집계됐다. 새해 들어서는 무려 1월 한 달에만 1만7700건이 판매됐다.

현재 더케이손해보험의 에듀카One-day자동차보험은 누적 판매 100만건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상황 반영해 재빠르게 뒤따른 KB손해보험

공유경제 시대의 트렌드인 차량 공유 시장이 커짐에 따라 더케이손해보험의 보험 상품이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자, KB손해보험이 뒤따라 나섰다.

KB손해보험의 상품은 ‘KB모바일하루자동차보험’으로 지난 2017년 7월 시장에 나왔다. 모바일로만 보험 가입이 가능하며, 보험료는 자가용일 때 9000원, 렌트카일 때 6000원정도다. 보험 효력은 하루 간이며, 보장은 일반 자동차보험과 비슷하다. 예를 들면 대인은 무한대, 대물은 3000만원 선이다. 지난해 말까지 약 1만1000건 정도가 팔렸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이 상품은 가입하면 그 시간부터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급히 직접 남의 차를 운전해야 할 경우 편리하다”며 “이 상품이 없었다면 남의 차로 급히 운전하다가 사고가 날 경우 차주의 보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게 돼 차주에게 보험료 할증을 안겨주는 등 불편함이 있다”고 설명했다.

타 보험회사의 차량 공유 시장 도전은 “글쎄”

현재 차량 공유 시대에 맞춰 이 같은 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보험회사는 더케이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밖에 없다. 이 두 회사가 차량 공유 시장에서는 고객을 선점하고 있는 것이다. 보험 시장에서 고객 선점은 향후 실적 등과 연관돼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아직 타 보험회사에서는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 않으며, 검토 중일지라도 부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검토 계획조차 없는 보험회사들도 있다.

대형 자동차보험 회사의 한 관계자는 “차량 공유 시장에서 판매되는 보험 상품은 리스크가 많은 상품이라 보험회사 입장에서 도움이 안 된다”며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계속 높은 상황에서 굳이 새 상품을 출시해 보탤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카셰어링 시장의 고객은 단기 운전자인데, 이들은 장기 운전자에 비해 위험률이 높다”며 “보험료를 높게 받는다 해도 매출과 손익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여 관련 상품을 출시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설명했다.

반면 더케이손해보험 관계자는 “가성비를 추구하는 20~30대는 카셰어링을 많이 애용한다”며 “공유경제의 트렌드 중 하나인 카셰어링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One-Day 보험은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나온 상품으로 앞으로도 호응이 더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