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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인사이드] "통합과 경쟁의 외줄타기 운송업, 구조조정 장기적 관점에서"

‘육해공’ 운송 아우르는 김봉균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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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인터넷의 발달은 온라인 쇼핑 산업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스마트폰·모바일 결제의 등장으로 이러한 기조는 더욱 가속화됐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주문이 가능한 시대가 열린 것이다. 사람의 이동보다는 물류의 이동이 더 활발해진 셈이다.

물류산업의 전망은 낙관적이었고 그 관점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육상, 해운, 항공운송업 등이 그동안 수혜를 입었는지에 대해서는 확답하기 어렵다. 관련 업계에서는 ‘어렵다’는 얘기가 주를 이룬다.

김봉균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물류산업은 기본적으로 진입장벽이 낮다”며 “경쟁에 밀려 일부 기업이 고사하더라도 얼마든지 대체된다”고 말했다.

   
▲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김 위원은 ‘육해공’ 운송 산업을 두루 섭렵했다. 물류 부문에 특화돼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업권 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보다 넓은 시야로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쿠팡이 물류 부문에서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어 과거 관련 생태계 변화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화물자동차법은 유상으로 운송하는 것을 규제하는데 쿠팡은 자체 직원을 뽑아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들어 대형유통업체로 퍼져나가는 분위기다. 택배와 소셜커머스 등의 영역이 이미 허물어진 것이며 그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물류산업의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가운데 업권을 막론하고 무한경쟁에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물류는 속도와 가격이 유일한 경쟁요인이다. 이 시장에 기존 운송업체는 물론 타 업종에 속한 기업들도 뛰어들기 시작했다. 경쟁 때문에 단가를 올리기도 어렵다. 물류에서 이익을 남기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쿠팡 등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다.

“온라인 중심 시장은 배송서비스 강화로 점유율을 늘린다. 단순 배송이 아닌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입점하는 기업들에 대한 지배력도 커지게 된다. 쿠팡도 소셜커머스나 운송이 아닌 타 영역에서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운송사업의 진입장벽이 낮은 탓도 있다. 시장지배력이 높아져도 해당 부문에서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주지하다시피 과도한 경쟁은 오히려 출혈을 일으킨다. 육상 운송뿐만 아니라 항공과 해운 그리고 조선업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해운업을 보면 원양노선이 무너지고, 미주·유럽 등 주요 간선노선도 깨지기 시작했다. 당시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한 역내 노선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배의 수가 증가하고 커지면서 해운사들이 동남아 시장으로 들어왔다. 중소해운사들이 피해를 입게 되면서 전반적으로 업계 상황은 녹록치 않게 됐다.”

김 위원은 해운산업 불황의 근본적 이유로 ‘투기적 발주’를 지목했다. 기본적으로 해운업은 ‘투기’ 성격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먼 훗날 실릴 ‘화물’을 위해 미리 배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호황 시기에는 배만 갖고 있어도 돈을 버는 게 해운업이다. 배를 빌려줘서 돈을 벌기도 하고 빌린 배를 다시 빌려주는 상황이 반복된다. 심지어 배 주인이 다시 자기 배를 돈 주고 빌리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구조는 한 회사가 무너지면 여타 해운사들이 연쇄적으로 피해를 입게 된다. 현재는 화주가 ‘갑’인 시장이다. 해운사들이 질질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투기발주가 더욱 심화되고 악순환이 지속된다.”

경쟁심화의 배경에는 ‘중복’이 자리 잡고 있다. 해외사와의 경쟁도 힘겨운 가운데 국내사 간 힘겨루기도 피할 수 없다.

“통합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미 중국 정부는 자국 조선·해운사들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폐선 지원금을 주고, 배를 만들 때는 국내 조선소에서 만들라고 한다. 조선 과정에서 금융지원을 하고 화주들에게는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해운재건계획이 바로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은 아니다. 다만, 자체 경쟁을 줄여 해외사들과 겨룰 수 있는 힘을 비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업을 합치는 것은 좋은 방법이지만 어렵다.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좋게 말하면 통합, 직설적으로는 구조조정이 돼야 한다. 중복되는 영역을 축소하고 원가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은 두 조선사 간 경쟁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선종 다각화는 필수인 만큼 이러한 부문에 더욱 집중할 수도 있다.”

   
▲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서는 좀 더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해운사들의 항만지구, LNG선, 전용선 사업부 매각 등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이러한 구조조정은 사업경쟁력을 갉아먹게 됐다. 이를 다시 확보하는 데에는 더 큰 어려움이 따른다. 통합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에 주력하면 ‘재건’을 위한 불필요한 비용도 줄일 수 있다.”

김 위원은 오랜 시간 육해공 운송을 담당해오면서 국내 운송업이 경쟁력을 잃어가는 것을 목격했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경쟁’이 오히려 치명타가 됐다는 설명이다. 인터뷰 내내 통합을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운송기업들이 타 업체와의 ‘경쟁’에만 집중하기보단 자체‘경쟁력을 어떻게 높일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정부 주도의 통합 방안에 대해 더 많이 들여다보고자 한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접하는 직업인 만큼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연구에 더 많은 힘을 쏟겠다.”

이성규 기자 dark1053@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03.08  11:48:26

<경제를 리뷰, 미래를 본다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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