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롯데렌탈이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렌터카 업계 1위의 강점을 기반으로 ‘AA-(안정적)’으로 우량한 신용등급을  부여 받고 있다. 흥행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최근 시장 내 경쟁 심화 등으로 시장지위를 지키기 위한 외형확장에 힘을 쏟으면서 재무안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오는 20일 2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트랜치(tranch)는 3·5·7년물로 각각 1000억·700억·300억원을 모집한다. 희망금리밴드는 3년물과 5년물은 각 개별민평 수익률의 산술평균(소수점 넷째 자리 이하 절사)에 –0.20%포인트 ~ +0.20%포인트를 가산한 이자율, 7년물은 같은 기준에 –0.20%포인트 ~ +0.25%포인트를 가산한 이자율로 로 제시됐다. 주관업무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공동주관한다.

▲ 렌트카 시장의 차량 등록대수 기준 점유율과 점유율 추이. 출처=한국신용평가

롯데렌탈은 2010년 금호렌터카를 인수합병한 후 자동차렌탈 사업 국내 1위의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2011년말 21.2%에서 2018년 9월말 24.0%로 상승해 확고한 시장지위를 갖고 있다.

렌터카부문과 일반렌탈부문이 각각 영업수익의 90%, 10%를 차지하고 있다. 220여개의 지점·예약소 등 전국적인 영업기반과 다수의 장기렌탈 기업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류승협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폭넓은 영업망과 양호한 투자 여력을 바탕으로 현 시장지위를 유지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 롯데렌탈의 연결기준 차입금 변동 현황. 출처=한국신용평가

그러나 성장에 따른 렌탈차량 순투자 확대로 차입금의 추세적 증가가 지속하고 있다. 시장 내 후발주자들의 등장으로 경쟁이 심화함에 따라 1위 자리를 지켜내기 위한 외형확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롯데렌탈의 부채비율은 현재 2016년 506.1%까지 내려갔던 데 비해 100%포인트 이상 증가하는 등 상승추세에 있다. 2018년 9월 기준 부채비율은 623.1%다.

2015년 말 800%를 웃돌던 부채비율은 2016년 5월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500% 수준으로 개선됐다. 그러나 2017년부터 렌탈자산과 신규 사업 부문의 투자 확대로 차입이 늘면서 부채비율은 재차 상승하고 있다. 차입금의존도도 2016년 67.6%에서 2017년 70.8%로 증가했으며, 2018년 9월 기준은 72.5%를 기록했다. 

▲ 장기렌탈 대당 월별 매출액과 장기렌탈 회수율. 출처=한국신용평가

롯데렌탈이 다시 외형성장에 힘을 쏟은 이유로 경쟁심화가 꼽힌다. 후발주자들의 적극적인 영업활동으로 업권 내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6년 이후 SK네트웍스와 현대캐피탈 등 후발주자가 적극적으로 시장의 양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공격적 투자와 가격경쟁으로 2017년 3월 이후 AJ렌터카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 지난 1월 2일에는 AJ렌터카의 지분 42.24%를 인수했다. AJ렌터카와 SK네트웍스의 점유율 합계는 22.3%로 롯데렌탈의 점유율 24.0%와 유사한 수준으로 SK네트웍스와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렌탈의 영업이익률은 2014년 8.4%에서 2018년 3분기 누적 기준 6.4%로 하락했다. 더불어 가격경쟁으로 차량가격 대비 렌탈료를 의미하는 장기렌탈회수율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류 연구원은 “제반 경쟁상황과 주요 사업자의 영업전략이 수익성의 핵심 변수”라면서 “주요 경쟁사인 SK네트웍스가 AJ렌터카를 인수하면서 경쟁 강도는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있으나, 최근까지 공격적인 가격 경쟁으로 낮아진 계약단가로 인해 수익성이 단기간에 회복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롯데렌탈은 왕좌를 지키기 위한 노력보다 산업 특성과 성장 기업의 특성상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며, 신규사업 투자는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자체 먹거리를 찾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산업 특성상 차입을 위한 투자 후 이익을 실현하는 구조로 차입금과 부채비율의 확대는 기업의 성장을 의미한다”면서 “다만, 건전한 재무건전성 유지를 위해 관련부서에서 월별·분기별·연간 재무현황을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신규사업 투자는 사업포트폴리오 구축 및 향후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선제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지속 성장하고 안정적인 장기렌터카 등 오토렌탈과 일반렌탈의 수익을 기반으로 미래 시장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지속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018년 12월 11일 동반성장위원회는 자동차 단기렌탈 서비스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고 대기업의 진입·확장 자제를 권고했다. 이에 따라 단기렌탈을 영업 중인 기존 대기업은 2019년부터 3년간 지점 수를 유지해야 한다.

롯데렌탈은 영업비중의 90%가 장기렌탈이다. 따라서 동반성장위원회의 권고사항이 롯데렌탈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더불어 국내 렌터카 시장은 장기렌탈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으며, B2C 장기렌탈이 최근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직영 지점 및 영업소 외 온라인 다이렉트 채널을 활용해 B2C 장기렌탈 취급을 확대 중이다. 롯데렌탈의 장기렌탈 자산 중 B2B와 B2C의 비중은 60:40으로, 양적성장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