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우울한 11월! 어차피 안 열릴 취업문, 두드릴 힘조차 없어요’(매경이코노미 2004년11월호)

‘사상 최악의 취업대란! ‘좁은 문’통과하기’(이코노믹리뷰 2001년9월호)

우연히 집에 보관되고 있던 15년이 지난 경제주간지의 표지 헤드라인 COPY이다.

실제적인 통계는 별도로 치자. 이코노믹리뷰는 그나마 IMF관리체제중이라 정황상으로 이해가 된다. 그러나, 매경이코노미의 COPY는 국내경제가 회복의 단계로 접어들며 회복이 되던 시기였다. 당시 취준생들은 이런 기사를 보고 어떻게 지냈을까? 예전에는 일자리가 많았다고 하는 데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요즘의 유행 - 위로와 협박]

취업이 어려운 현실과 그 통계치를 가지고 언론에서는

한 편에서는 ‘사상 최악의 취업대란’, 일자리 참사’라고 연일 보도된다.

또다른 한편에서는 다른 통계를 들이대며 ‘그나마 선방했다’라고 말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정치적임 목적의 헤드라인이다. 문제는 이런 말을 보고 듣는 취준생인 내가 갈래를 잡을 수가 없다.

‘아! 모두가 그렇구나. 서두른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구나. 그냥 자격증 준비, 어학공부하면서 천천히 가자’는 심리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취업은 때가 있다. 졸업 이후 늦어지면 질수록 몸값은 낮아진다. 입사서류와 면접장에서의 긴장도가 다르고 눈빛이 다르다. 합격이 되어도 입사동기끼리 나이층이 달라진다. 한국적 조직 질서인 ‘나이’로 인해 조직적응에도 문제가 생긴다.

가급적 서둘러야 한다. 그런데, 졸업은 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떤 마음으로 취업준비를 해야 하나?]

어떤 경우이든 긍정적 포인트를 찾아 도전해야 한다.

금년 초에 어느 취업포털의 통계를 인용해 신문에 보도되는 헤드라인은

‘올 대학생 졸업반, 10명중 1명만 정규직 취업. 취업포털 졸업예정자 974명 설문. 비정규직 취업도 10% 그쳐’

즉, 10명중 2명만 취업을 하고 취업 못한 사람이 79%라는 기사이다. 정치적인 ‘협박’이고 받아들이는 나는 은근하게 ‘위로’가 된다.

그러나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자. ‘졸업생 50만명 중에 10만명은 취업이 되었네. 10만명이나!’ ‘그런데 이거 하나 못 해?’라는 ‘10만명’이라는 거대한 숫자에 관심을 가져보자.

조금 더 생각해서, 50만명 졸업생 중 일부는 군대, 일부는 대학원, 일부는 집안일로 제외하고, 반면에 재수생이 추가되면 약40만명! 그런데 주변에 보니 걱정만 하고 자격증만 준비하며 제대로 준비(이 낄끼빠빠를 읽고 실천하며)하는 사람은 10명중 1-2명?

그러면 제대로 준비하는 사람기준으로는 2명중 1명! 20만명 중 10만명 속에!

물론, 이제는 좋은 일자리와 나의 희망의 MISMATCH가 문제이다. 여러가지 할 말이 많지만 구조적인 문제이다. 기다리고 애써서 해결되기는 무척이나 어렵다. 그러나 이런 마음이라도 안 가지면 더 암울해지는 것이 이 분야이다.

 

[졸업과 당장의 생존]

그러면, 졸업한 후에 취업준비는 뭐가 좋을까? 부모님께서 뭐라고 하던 필자의 권유대로 3개월만 해 보자.

첫째, 작은 알바 자리라도 구해서 일하라고 필자는 권한다. 뭐든지 좋다. 필자의 본 칼럼 5번을 다시 읽어 보라. 학교도서관 같은 곳에 눌러 앉지 말아라. 기업으로 가고 싶다면… 영어공부, 자격증 공부가 급해 보이는가? 그러면 알바하면서 틈틈히 공부하라.

둘째, 힘들고 피곤하겠지만 긍정적 마음으로 소감이나 관찰한 것을 작은 노트에 기록하라. 하루에 한페이지 분량으로 목표를 정하고 노력하라. 그리고, 가고 싶은 회사의 자기소개서 입사지원서를 수시로 다시 읽어 보고 조금이라도 수정해 나가라. 그리고 면접날도 근무를 하다가 면접을 보러 가라. 그러면 일하는 눈빛이 된다. 면접관은 알아본다. 긴장해서 열심히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셋째,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고슴도치 컨셉과 성공한 사람들]

왜 작은 것이라도 시작해야 하는가? 생존의 방법을 배우기 때문이다. 작은 것에서 성취와 패배사이의 경험을 한다. 그런 것이 누적되어 직장인이 되고 창업을 하고 사업을 하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돈주고 하지 못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나, 잠시 모양이 구겨질지 모른다.

잘 아는 에어비앤비(air B&B)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숙박공유의 엄청난 아이디어로 시작했다. 그러나, 투자받기 쉽지 않고 힘들던 시기였다. 그래서, 실직자,신용불량자수준이었던 때가 있었다. 자금난 탈피를 위해 “변화의 아침식사! 모든 그릇에 희망을!”이라는 구호를 넣은 시리얼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숙박공유와는 전혀 무관한… 민주당의 전당대회에 출마한 버락 오바마를 패러디한 시리얼을 팔아 당시 2만불이상을 벌었다. 이것을 지켜본 실리콘밸리의 원조 액셀러레이트가 투자를 결정했다. 죽지 않겠다고 전혀 관련 없는 시리얼까지 팔고나선 ‘생존력’을 본 것이다.

‘고슴도치컨셉’이다. 이솝우화의 ‘여우와 고슴도치’이야기에 나오는 우화다. 꾀 많은 여우보다 단순화하여 생존에 주력하는 고슴도치의 지혜를 말한 우화이다.

지난 2000년에 나온 책인 짐 콜린스(Jim Collins)의 ‘굿투그레잇(Good to GREAT)’라는 책에도 언급이 된다. 미국에서 ‘위대한 회사’의 반열에 오른 회사는 모두가 이런 DNA가 있더라는 것이다.

지금 당장 졸업과 동시에 일을 해야 한다. 미루지 말았으면 좋겠다. 한창 두뇌로 육체로 일을 배울 시기이다. 한 순간이라도 일을 대하라. 다양한 형태의 맷집을 길러야 한다. 일부러 할 필요는 없지만 이왕 맞딱뜨린 상황이라면 정면으로 돌파하자.

 

[뽑아 줄 사장님, 면접관이 제일 싫어하는 말]

‘아프니까 청춘이다’ ‘하마터면 열심히 일할 뻔 했다’

잘 알겠지만 책 제목이다. 이런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현실이다. 모 회사에서 자기계발 책을 사서 오라고 했더니만 전부가 ‘하마터면….’,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이었다는 것…

‘열심히 일해도 이것밖에 안되었으니 차라리 놀자’는 궤변이다. 그러면서 선배,어른,아빠세대의 치열한 삶을 조롱까지 하고 있다. 당신도 그렇게 열심히 살아서 그것밖에 안 되었느냐?’는 투이다.

지금의 대한민국, 지금의 꼰대들이 일군 기적같은 나라다. 싫어하는 그 모습으로 했으니 이만큼 왔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주변의 취준생같이 ‘타령’만 하고 적당하게 즐겨라. 그러면 반드시 평균수준이하로 살고 있을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성공한 사람들은 선진국,신흥국 모두에서 ‘죽기살기로 일하는 사람’들의 것이다. 그렇게 하기 싫으면 욕심을 내려 놓아라. 앞으로 적어도 40년 혹은 60년간의 긴 인생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세상이다.

언론에 휘둘리지 말고, 고슴도치의 생존법을 배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