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하나캐피탈이 성장통을 겪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자산규모가 확대되면서 부채의존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규제와 대손비용 증가 등으로 가파른 자산성장은 주춤할 전망이다. 신종자본증권의 회계기준 변경 등에 따른 레버리지배율을 관리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 하나캐피탈의 자본적정성 관련 주요 지표. 출처=한국기업평가

19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캐피탈은 자동차금융을 기반으로 빠른 자산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캐피탈의 총자산은 2014년 말 기준 3조8707억원에서 2017년 말 기준 6조666억억원으로 늘었다. 3년 동안 약 1.6배의 성장을 기록했다. 하나캐피탈의 2018년 9월말 기준 총자산은 6조5288억원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하나캐피탈의 전체 영업자산 중 자동차금융 자산은 60%를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금융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23.1%의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박광식 한기평 연구원은 “은행계 할부리스사로서 조달금리 상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동차금융부문에서 높은 성장을 이뤄왔다”고 평가했다.

자산규모가 커지면서 자본적정성은 저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채의존도를 보여주는 총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레버리지배율이 작년 9월말 8.4배를 기록해 업계 평균을 웃돌고 있다. 조정자기자본비율은 12.9%다.

박 위원은 “자산 성장 추세를 고려한 레버리지 관리와 자기자본의 질적 제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하나캐피탈의 주요재무지표. 출처=하나캐피탈

현재 하나캐피탈은 신종자본증권과 우선주 발행 등을 통해 자본적정성 지표를 규제수준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 2014년말 12.4배까지 상승하였던 레버리지배율이 2015 년 1월 발행한 15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과 8월에 발행한 500억원의 우선주에 힘입어 크게 하락한 상태다.

그러나 최근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에서 신종자본증권의 회계기준을 자본에서 부채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캐피탈의 자기자본에서 신종자본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따라서 신종자본증권이 자본에서 부채로 변경될 경우, 하나캐피탈의 레버리지배율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박 위원은 “신종자본증권의 회계기준 변경은 시행까지 3~5년 정도 기간이 필요하고 시행 후에도 유예기간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회사는 신종자본증권은 자본 확대 목적으로 발행되기 때문에 회계기준 변경 시 회사들의 신종자본증권 추가 발행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당장 하나캐피탈의 레버리지배율에 대한 부담은 없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앞서 성장통을 겪은 사례로 JB우리캐피탈이 있다. JB우리캐피탈은 2013년 JB금융지주에 인수된 이후 급격한 자산규모 확대로 자본적정성이 저하됐다. 이에 JB우리캐피탈은 2017년부터 자산규모 축소에 집중했다.

자본적정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이어온 끝에 2018년 9월 말 기준 총자산레버리지배율은 7.5배, 조정자기자본비율은 14.5%로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다시 성장가도로 돌아갈 전망이지만 녹록지 않은 업황에 양적성장을 이뤄내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현 상황이 하나캐피탈의 자본적정성 관리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금융시장 내 경쟁 심화와 규제, 대손비용 증가 등으로 하나캐피탈의 자산성장 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 한국기업평가는 하나캐피탈의 자산건전성이 지속적으로 저하되고 자본적정성이 크게 훼손될 것으로 예상될 경우,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출처=한국기업평가

작년 상반기 이후 신용평가사들은 국내 캐피탈산업이 각종규제와, 경쟁심화, 금리인상 등으로 수익성 하방압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10월 나이스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2017년 이후 금리인상기로 전환된 가운데 점진적인 조달부담 상승과 저신용 차주 대상 여신의 대손부담 확대 가능성이 남아있는 점이 수익성의 하방압력을 가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광식 연구원은 “하나캐피탈은 최근 업권내·외 경쟁강도를 고려하면 자동차부문에서 최근 몇 년간과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캐피탈은 2017년 4분기 들어 건전성 강화 목적으로 부실채권을 대규모로 상각했다. 2016년 연간상각액은 512억원, 2017년은 810억원으로 대손비용 부담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했다. 총자산순이익률은 1.6%로 전년 대비 소폭 떨어졌다.

한편, 하나캐피탈이 수익성 제고를 위해 비오토부문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자산성장세를 이어갈지, 자본적정성을 관리할지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