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미국에서 2005년 설립된 이커머스 플랫폼 '엣시'는 현지 1위 핸드메이드 소품 플랫폼으로 활동하며 그 외연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공룡 이커머스 기업인 아마존이 유일하게 넘볼 수 없는 플랫폼으로 여겨지며 그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아마존의 맞수는 제트닷컴을 인수한 월마트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엣시는 흔히 무정부주의 아티스트 플랫폼으로 불린다. 통상적으로 이커머스 플랫폼의 경우 ICT 플랫폼 사업자, 혹은 상거래 사업자가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엣시는 말 그대로 아티스트가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플랫폼이다.

아티스트가 만든 수공예품을 중심으로 플랫폼이 가동되기 때문에 마니아 층도 두터운 편이다.

▲ 엣시의 상품이 보인다. 출처=갈무리

엣시가 이베이나 아마존 등 일반 이커머스 플랫폼과 다른 시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이베이나 아마존 등은 판매에 특화된 셀러들을 대상으로 조직적인 비즈니스를 추구하지만 엣시는 자기의 영혼을 바쳐 만드는 진짜 아티스트의 작품만을 거래한다. 엣시가 더욱 특별한 이유다.

엣시의 정체성도 한 때 크게 위협받은 바 있다. 일부 셀러들이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해 공산품으로 판매하는 등의 사례들이 발견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제 쿠키로 알려졌던 미미쿠키가 대형 매장에서 구매한 제품을 몰래 판매하다가 적발된 사례와 비슷하다.

결국 엣시는 2013년 개별 셀러가 손으로 만든 제품만 판매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고, 이를 어길 경우 플랫폼에서 퇴출시키는 초강수를 둔다.

엣시의 성장성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16일 업계에 따르면 정용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엣시의 중장기적 성장세를 높게 평가했다. 정 연구원은 "아마존은 2015년 핸드메이드를 출시하고 최근 이를 업그레이드하는 등 엣시의 시장을 노렸으나 그 영향력은 미비할 것"이라면서 "셀러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엣시의 성장성은 여전하다"고 봤다.

이베이나 아마존이 아무리 이커머스 플랫폼을 장악해도 아티스트에 집중한 P2P 플랫폼인 엣시를 쉽게 넘볼 수 없다는 전제가 깔린다. 아티스트 하나에 집중해도 미국 5대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대한 시장 규모와, 엣시의 독특한 비즈니스 플랫폼 전략에 시선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