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건설이 15일 개관한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의 견본주택.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서 대형 건설사인 대우건설이 분양을 시작한다. 다만 검단신도시의 청약 경쟁률이 최근 한 자리수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예상처럼 ‘브랜드’ 효과가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우건설은 지난 15일부터 검단신도시 내에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의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 준비에 한창이다. AB16블록에 들어서는 해당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9층 높이 16개동, 총 1540가구 규모로, 전량 일반 분양 대상이다.

유형별 청약일은 특별공급 대상자가 19일, 1순위 대상자는 20일에 이어진다. 주택 유형별 구성은 전용면적 별로 ▲75㎡ 172가구 ▲84㎡A 642가구 ▲84㎡B 234가구 ▲84㎡C 166가구 ▲105㎡ 326가구다.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는 검단신도시 내 첫 진출하는 대형건설사 브랜드의 아파트다. 해당 단지는 검단신도시 내에 공급된 아파트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공급되고,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점 또한 메리트이다.

▲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의 견본주택 내부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검단신도시에서 앞서 분양된 단지들의 평균 분양가가 단위면적 3.3㎡당 1150만원에서 1208만원까지 책정된 데 비해,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의 분양가는 1240만원 선으로 높은 편이다. 총 분양가격은 전용면적 75㎡형이 가장 적은 3억3430만원이고, 가장 높은 가격은 105㎡형으로 5억330만원이다.

마곡지구 마곡엠밸리 4단지의 시세가 전용면적 84㎡기준 현재 10억3000만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약 5억원 정도 저렴한 가격이다. 그러나 검단신도시 동쪽으로 바로 이웃한 풍무동 단지들의 단위면적 3.3㎡당 시세는 최소 732만원에서 1163만원으로 오히려 검단신도시 신축아파트보다 저렴하다. 이 때문에 이전 단지들의 분양 현장에선 방문객들 사이에서 ‘값이 비싸다’는 평이 나오곤 했지만,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의 경우 상대적으로 그러한 반응은 적은 편이었다.

인천 계양구에서 방문한 60대 남순옥(가명) 씨는 “역과 거리가 어느 정도 있는 편인데 분양가가 생각보다 높게 느껴진다”면서도 “85㎡A형의 경우 거실과 주방의 통풍이 잘 될 것 같아서 아들들에게 우미건설과 이곳을 하나씩 장만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남 씨는 인근에 들어설 계양신도시와 검단신도시를 비교하면서 “계양구는 검단보다 땅이 좁고 가구수도 적다. 또 임대주택도 많이 포함돼 있어 나중에 가치를 측정하기 어려울 것 같고, 검단이 분양할 때까지 기다릴 순 없어서 검단을 먼저 선택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에 앞서 분양한 다섯 단지의 청약 경쟁률은 한 자리수에 머물렀다. 출처=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푸르지오, 한 자리수 청약 경쟁률 극복할까

검단신도시는 약 1118만㎡의 면적, 7만4000여 가구가 공급될 계획으로 892만㎡의 판교신도시보다 큰 규모다. 현재까지 호반건설, 우미건설, 한신공영 등이 검단신도시에 발을 내딛었지만, 시차를 두고 정부 정책 적용이 이어지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앞서 분양한 5개 단지는 총 4464가구 공급에 청약자 1만4294명을 모았고, 평균 경쟁률은 3.22:1일이었다. 엄밀한 비교는 어렵지만, 흥행에 성공한 위례포레자이가 평균 130.33:1,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가 평균 33.36:1을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9.13 대책 직후인 지난해 10월 이 지역에서 분양한 호반건설의 ‘호반베르디움’은 평균 경쟁률 6.25:1를 기록하면서 모든 평형의 청약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호반베르디움은 10년 가까이 신도시 해제와 지정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진 검단신도시의 첫 분양 단지로 큰 기대를 받았다. 또한 비교적 흥행한 청약경쟁을 두고 공급규칙 개정 전 유주택자들의 진입 기회로 주목 받았다는 분석도 있었다.

반면 뒤이어 분양한 ‘유승한내들’, ‘금호어울림’과 해를 넘겨 분양한 ‘우미린’, ‘한신더휴’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 특히 올해 분양한 뒤의 두 단지들은 1순위 청약이 미달되면서 2순위 모집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분양업계와 전문가들은 서울 접근성과 교통망 확충이 미진한 편이고,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으로 유주택자 진입에 어려움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도 검단신도시 남쪽의 인천 계양구 계양신도시 계획이 발표되면서 경쟁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다만 마곡신도시의 높은 집값 부담을 피하고자 인천으로 오려는 수요자와, 인천 서구 등 구시가지, 김포신도시 등에서 이주하려는 수요는 아직 남아있는 게 변수라고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 분양 관계자는 전했다.

또한 ‘대형건설사’라는 보증수표가 이번 분양 현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앞서 분양한 5개 단지와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를 제외하고, 검단신도시에 분양을 계획 중인 단지는 11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동양건설산업의 ‘파라곤’, 대방건설의 ‘노블랜드’ 등 중견 건설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단지는 행복주택이거나 1군 브랜드는 아니다.

대형건설사의 신도시 사업 진입 자체가 적은 편이라는 전문가의 지적도 나온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신도시 사업은 공공택지에 속하기 때문에 토지 분양가를 비교할 때 분양성과가 낮은 편”이라면서 “사업성이 크게 높지 않기 때문에 대형건설사들의 진출이 적은 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진형 회장은 수요자들이 대형건설사 브랜드를 선호하는 이유로 “똑같은 평형과 비슷한 여건의 아파트라고 하더라도 대기업이냐 중견기업이냐 여부에 따라 가치에서 큰 차이를 지닌다”면서 “아파트 자체에 대한 만듦새와 신뢰도도 높은 편이고, 가격 측면에서도 더욱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시장 반응에 따른 가격 상승률에서도 차이가 났다. 부동산 시장분석 전문업체 리얼캐스트에 따르면 미사강변신도시에 공급된 ‘2차푸르지오’와 ‘리버스위트칸타빌’의 경우 2017년 12월 시세는 각각 7억7500만원, 7억4500만원으로 약 3000만원의 차이가 났다. 전용면적 101㎡, 102㎡인 두 주택은 2018년 들어 각각 9억4000만원, 8억6750만원으로 올랐다. 상승률 측면에서 대형건설사가 공급한 푸르지오는 21.29%로 오른 반면 중견 건설사의 주택은 16.44%에 그친 것이다.

다만 변수는 입지다. 미사강변도시의 경우는 서울 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곳 중 하나로 여타의 신도시와는 별개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청약 경쟁률도 하향되는 시장 분위기에서, 비슷한 입지의 다른 단지보다 월등히 높은 경쟁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분양 현장에서도 청약 경쟁률보다는 완판 자체를 목적으로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 105㎡의 안방 드레스룸.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 견본주택 가보니

견본주택을 개관한 15일, 눈이 오는 날씨에도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를 방문한 행렬은 계속됐다. 마련된 주택 가운데 105㎡형의 반응이 가장 높았지만, 실제 구매의사가 있는 주택은 보다 저렴한 84㎡형에 몰리는 분위기였다.

인천 남동구 논현동에서 방문한 박철웅(가명) 씨는 “105㎡가 제일 넓고, 안방 알파룸도 쓰임새가 있어 가장 마음에 들었다”면서도 “자식이 거주할 집이라 좀 더 콤팩트하게 공간을 잘 구성한 84㎡에 청약을 넣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천 서구 금곡동에서 방문한 30대 김민석(가명) 씨는 반면 105㎡를 선택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말했다. 김 씨는 “공간배치가 잘 됐고, 직장도 인천이라 계양을 굳이 욕심 낼 이유가 없다”면서 “새 아파트가 좋아서 105㎡에 청약을 넣어보려 한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검단신도시에서 공급된 단지 가운데 85㎡를 넘는 유형의 공급비율은 3.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105㎡를 326가구 공급해 일대에서 희소성이 높을 것”이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을 제외하고 이전 단지 중엔 유승건설만이 210가구의 물량을 85㎡ 초과로 기획했다.

105㎡의 장점은 다양한 공간 구성이었다. 총 4개에 이르는 침실 외에도 서재용 알파룸, 방 하나 크기의 드레스룸을 사용할 수 있었다. 4번째 침실의 경우에도 다양한 평면 옵션으로 팬트리로 사용하거나 대형 창고로 변경할 수 있었다. 해당 유형의 주택은 다섯 면에서 채광을 할 수 있는 5베이 구주로, 조망, 통풍 등에 있어 큰 장점으로 비춰졌다.

▲ 넓은 시야를 확보한 84㎡C유형의 안방.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166가구를 공급하는 85㎡C는 현관 쪽에 골프가방, 자전거 등을 보관할 수 있는 넓은 팬트리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안방은 넓은 시야를 유지할 수 있도록 드레스룸에 이르는 짧은 회랑을 최대한 깊숙하게 보이도록 구성했다. 또한 다른 평형대와 달리 주방과 식당을 횡으로 구분해 주방 뒤쪽으로 발코니와 실외기실을 배치하는 등 다소 실험적인 공간 구성을 선보였다.

642가구를 공급하는 85㎡A 역시 주방 옆 ‘침실4’ 공간의 다양한 평면 옵션을 제공했다. 모든 평형엔 각 가구당 2.1㎡ 정도에 해당하는 세대 창고를 공급할 계획이다. 창고는 각 동 지하에 배치된다. 이밖에 75㎡형과 84㎡는 안방에 이면창을 설치해 입면개방식 배치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라고 분양 관계자는 설명했다.

▲ 84㎡A 형은 중소형 면적임에도 네 개의 방을 사용할 수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견본주택은 또한 도보로 이용 가능한 주변의 다양한 교육시설과 상업시설을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주변으로 초·중·고등학교 부지가 건립될 계획이고, ‘인천서구영어마을(GEC)’는 이미 단지 주변에서 운영 중이다. 상업시설의 경우 문화와 상업, 업무 지구를 한 데 엮은 ‘넥스트 콤플렉스’가 조성될 전망이다.

서울 접근성과 관련한 교통 환경은 올림픽대로, 공항철도, 연장되는 인천 지하철 1호선을 이용할 수 있다. 검단과 올림픽대로를 잇는 원당-태리간 광역도로는 2021년 개통 예정이고, 인천지하철 1호선 검단 연장사업 총 6.9km 구간도 조만간 시공사를 선정하고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인근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서울 지하철 5호선 검단 연장사업은 지난해 12월 수도권 광역 교통망 개선 방안에 포함되면서 호재를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