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넥슨의 올해 신규 게임 출시일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넥슨은 2018년 11월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에서 총14종의 신작을 공개하며 ‘물량 공세’를 펼친 바 있다. 신작에는 기존 IP(지식재산권)를 이용한 모바일 게임도 4종 있지만, 나머지 10종은 새로운 IP 게임이다. 넥슨의 장점으로 ‘다수의 인기 IP 보유’가 꼽히는 만큼, 앞으로 공개할 신작이 유력 IP로 성장할지도 관건이다. 기대 신작 발표가 이어지며 향후 넥슨의 몸값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넥슨은 앞서 1월 출시한 신규 IP 게임 스피릿위시가 순항하고 있다. 파스텔 톤 그래픽에 캐릭터 25종, 길드 콘텐츠 원로원, 전략 설정 시스템 등이 특징이다. 캐릭터 3개를 동시에 조작하는 멀티 전투 방식을 도입해 차별성을 갖췄고 방치형 게임을 표방한다. 

이어서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트라하’가 출시할 예정이다. 트라하는 이찬 대표가 이끄는 모아게임즈가 지난 2016년 개발에 착수했다. 약 3년간의 개발 기간 동안 100여명이 투입됐으며 고퀄리티가 특징인 하이엔드 MMORPG 대작이다. 언리얼엔진4를 사용해 제작해 PC수준의 그래픽을 추구한 점도 특징이다. 트라하는 앱 용량으로서는 이례적으로 5GB 이상이며 갤럭시S7과 아이폰6+ 이상에서만 플레이할 수 있다.

▲ 트라하의 사전 예약이 첫 날 50만명을 돌파했다. 출처=넥슨

넥슨과 모아이게임즈가 앞세우는 트라하의 키워드는 ‘오리지널’ ‘독창성’ ‘하이퀄리티’ 등이다. “보고도 믿지 못할 것이다”라는 슬로건을 앞세운 점은 양사의 자신감이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지난 14일 열린 트라하 미디어쇼케이스에서 넥슨 박재민 모바일사업 본부장은 “트라하는 기존 게임과 추구하는 바가 전혀 다른 브랜드라고 자부하고 있다”면서 독창적인 IP인 것을 강조했다. 모아이게임즈 이찬 대표는 “고사양 퀄리티 최적화에 집중했다”면서 “압도적인 그래픽을 보여줄 것이며, 어떤 부분도 타협하고 싶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기대감이 반영된 탓인지 이날 열린 간담회에서는 평소 게임 출시 간담회보다 상당히 많은 기자들이 참석했다. 

트라하가 게임성에서 앞세운 건 PC게임 같은 ‘몰입’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게임이라는 점이다. 자동전투 방식으로 육성의 재미를 강조하는 게임들과 노선을 달리했다. 트라하에서는 자동사냥 기능이 포함될 예정이지만 수동사냥 비중을 높이기 위해 수동사냥 시엔 경험치를 2배~3배 더 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몰입의 연장 선상에서 이찬 대표는 능동적인 게임 플레이를 강조했다. 기존 게임들이 퀘스트로 정해진 동선을 따라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그런 방식이 아닌 유저가 가고 싶은 지역에서 원하는 퀘스트를 하거나 사냥을 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방대한 오픈월드가 필요하다. 트라하는 5km 대규모 오픈 필드를 강조했다. 맵이 크기 때문에 텔레포트, 공중 탈 것 등 콘텐츠를 준비했다.

과금 체계도 색다르다. 중국과 북미 지역에서 선보이고 있는 유저 페이백 시스템을 채택했다. 한 이용자가 결제하면 길드원이나 친구 등도 게임 재화를 분배받는 형식이다. 넥슨 측은 지인들과 어울리게 하는 방향으로 디테일하게 운영하며 커뮤니티 요소를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새로운 과금 모델이 성과를 보일지도 관건이다. 넥슨은 과금 피로도를 최대한 낮추고 장기 서비스를 가져가겠다는 전략을 강조했다.

트라하는 14일 사전예약을 시작했고 3월 21일 사전 서버·캐릭터명 선점을 시작한 이후 4월18일 정식 론칭한다. 사전예약 하루만인 15일 기준 50만명의 사용자가 사전예약을 신청했다. 신규 IP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숫자다. 

▲ 바람의나라 연. 출처=넥슨 유튜브 갈무리

출시 준비 중인 모바일 게임 4종은 인기 IP를 모바일로 이식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받는다. 넥슨이 준비하고 있는 게임은 1997년 탄생한 ‘바람의나라’를 원작으로 한 ‘바람의나라: 연’, 넥슨의 초창기 대표 액션 아케이드 PC게임 IP 기반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M’, 게임 내 과거 에피소드를 다시 가져온 ‘테일즈위버M’, 높은 생활형 MMORPG ‘마비노기 모바일’이다. 

앞서 넷마블, 엔씨소프트, 웹젠 등이 2000년대 인기 PC온라인 게임을 모바일 게임으로 내놓은 후 어닝 서프라이즈를 맛본 선례가 있다. 시장 진입이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긴 하지만 기대감은 여전하다. 실제로 지스타에서도 해당 게임들을 시연하려는 관람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넥슨은 14일 PC 온라인 게임 ‘어센던트 원’을 출시했다. 이 게임은 MOBA 장르의 대전 게임이다. 그리스 신화를 SF로 각색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첫 여성 티탄 ‘레아’, 최강의 전사 ‘아킬레우스’를 포함한 개성 넘치는 26종의 ‘어센던트(캐릭터)’를 활용해 즐기는 전략 플레이가 특징이다.

이미 같은 장르에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등 존재감 있는 게임이 있는 만큼 시장 파이를 얼마나 빼앗아 올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어센던트 원은 지난해 9월 얼리 액세스로 체험 서비스를 제공했고 유저 의견 반영과 밸런스 조정 과정을 거쳐 완성도 높은 콘텐츠로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넥슨은 설명했다. 

한편, 넥슨 지주사 NXC 김정주 대표는 지난 1월 초 김 대표 일가의 지분 98.64%를 매물로 내놓은 것이 알려졌다. 넥슨그룹은 NXC가 지주회사로 있고 넥슨 일본법인, 넥슨코리아, 그 외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NXC는 넥슨 일본법인의 지분 47.98%를 가지고 있으며 넥슨 일본법인은 넥슨코리아의 100% 모회사다. 인수 금액은 약 10조원으로 추정되는데 만약 딜이 성사되면 역대 국내 M&A중 가장 큰 규모의 거래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넥슨 인수에 유력한 후보자로는 넷마블, 텐센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컨소시엄이다. 넥슨의 매각 예비 입찰은 오는 21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