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CJ그룹의 주력 사업을 담당하는 3대 계열사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그리고 CJ ENM이 나란히 지난해 좋은 실적을 기록하면서 이후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대 계열사는 기업 활동의 중요 지표인 매출과 영업이익 측면에서 모두 성장을 기록해 경기 침체가 반영된 국내 여러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과 대조된 모습을 보였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매출 10조2753억원, 영업이익 6172억원 순이익 9423억원(대한통운 실적 제외)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연도의 같이 지표와 비교할 때 각각 3.9%, 10.9%, 144.5% 성장률 기록이다. CJ제일제당의 전통적 주력사업인 식품 부문과 미래 효자산업으로 회사의 역량이 점점 확대되고있는 바이오 부문의 실적 개선이 일련의 성과를 이끌었다.  

▲ CJ제일제당 2018년 연간 전사실적(CJ대한통운 제외). 출처= CJ제일제당 2018년 4분기 IR리포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은 매출 5조2718억원을 기록했다. 햇반컵반, 비비고, 고메 등 주요 HMR 제품과 함께 죽, 냉동면 제품 추가 출시로 매출이 전년 대비 47%라는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또 같은 기간 김치는 43%, 햇반이 21% 성장하는 등 전통적 주력 제품군 역시 가공식품 분야에서 확고하게 성장했다. 글로벌 식품 매출은 만두, 스프링롤 제품의 판매 호조와 독일 마인프로스트社, 미국 카히키社 등 해외 업체 M&A 효과로 같은 기간 33%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바이오 사업부문 매출은 지난해 대비 14.2% 증가한 4조888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주력 제품군인 사료용 아미노산은 판매 호조, 식품 조미소재인 핵산의 독보적 시장 지배력에 글로벌 시황 개선이 더해져 매출이 25.3% 증가해 바이오 부문의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 출처= CJ제일제당 2018년 4분기 IR리포트
▲ 최근 5개 분기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문 매출, 영업이익률 추이 출처= CJ제일제당 2018년 4분기 IR리포트

CJ제일제당은 지난해 4월 18일 헬스케어 부문을 매각함으로 식품 부문과 바이오 부문으로 주력사업 부문을 조정했다. 일련의 판단은 CJ제일제당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적 접근이었고, 결론적으로 실적 개선에도 도움이 됐다. 

물류 사업부문 계열사인 CJ대한통운은 매출 2조5152억원 영업이익 87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지난해 대비 30%, 46% 성장한 수치다. 적극적 M&A로 극대화된 글로벌 부문의 수익성 강화와, 국내외 택배물량의 증가에 힘입어 실적 성장을 일궈냈다. 특히 지난해 CJ대한통운이 인수한 미국 DSC로지스틱스는 지난해 4분기에만 1644억원 매출을 기록한 것은 적극적 M&A의 성과로 기록됐다. 지난해 말 국내 사업 부문에서 발생한 여러 악재들은 여러모로 CJ대한통운의 실적에 대한 불안감으로 작용했으나, 기본 주력사업인 택배 물량의 증가세와 해외 사업의 호재로 일련의 악영향들을 상쇄시켰다. 

▲ CJ대한통운 택배물량, 산업 점유율 추이. 출처= CJ제일제당 2018년 4분기 IR리포트

CJ의 콘텐츠-커머스 사업부문인 CJ ENM은 지난해 매출 4조3576억원, 영업이익 315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CJ E&M과 CJ오쇼핑이 합병된 이후 처음으로 공개되는 실적으로 CJ ENM은 두 주체의 합병 시너지 효과를 증명해 냈다. 합병 당시에는 업태 특성상 안정된 수익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CJ E&M의 부족한 부분을 커머스(CJ오쇼핑)로 보완하는 ‘궁여지책’으로 해석되며 합병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들이 있었다.

그러나 CJ ENM은 독자적 콘텐츠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일련의 우려들을 거두어냈다. CJ ENM의 실적에서 가장 큰 성장세를 나타낸 미디어 부문이다. 미디어 부문은 <미스터 션샤인>, <남자친구>,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프로듀스48> 등 프리미엄 콘텐츠의 영향력에 힘입어 매출 1조5678억원, 영업이익 111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각각 21.1%, 80.4%의 성장률 기록이다. 경기 침체로 인한 미디어 광고 시장의 더딘 저성장에도 CJ ENM의 TV광고와 디지털 광고 매출은 모두 전년대비 각각 14%, 51.8% 성장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지표로 해석되고 있다. 독자 콘텐츠의 해외 수출도 지난해보다 70.9% 늘어났다.     

▲ 2018년 CJ ENM 연간실적. 출처= CJ ENM

최근 CJ는 사업부문 효율화를 위한 정리 혹은 적극적 M&A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주력 계열사 모두에 적용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헬스케어 부문 매각과 미국 냉동식품 기업 쉬완스의 인수, CJ대한통운의 DSC로지스틱스 인수 그리고 최근 결정된 CJ ENM의 CJ헬로 지분 매각 등은 그룹이 추구하는 경영의 방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  

CJ 이재현 회장은 올해 초 미국에서 개최한 그룹 글로벌 경영전략 회의에서 각 계열사 대표이사들에게 “그동안 이뤄놓은 성과들로는 아직도 부족하다”면서 “월드 베스트 CJ(2030년까지 3개 이상의 사업 영역에서 세계 1위가 되는 것)’ 달성을 위해 더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CJ의 주력 계열사들은 앞으로 각사 주력 부문의 영역 확장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CJ 이재현 회장이 미국 LA에서 그룹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하며 주요 경영진 과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출처= CJ

3대 계열사의 전망에 대해서는 투자업계의 전망도 긍정적인 의견들이 많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에 대해 “지난해 10월 구축된 진천 즉석식품 공장의 가동으로 업계 1위로서 제일제당의 지위는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며 “아울러 해외사업 확장으로 인한 성과 등 경쟁사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른 성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최저임금 상승 등을 반영한 택배운임 정상화 방안이 시행되면 CJ대한통운 택배부문의 평균판매가격(ASP)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해외사업의 성장을 감안하면 전망도 밝다”고 말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후의 성장 가능성이 낮은 CJ헬로 지분 매각은 CJ ENM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독자적 콘텐츠의 영향력, 그로 인한 디지털 광고 성과들을 고려하면 향후의 실적 개선, 주가 상승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큰 단위의 조직 정리들이 있었던 지난해를 거쳐 CJ의 3대 계열사는 앞으로의 경영 방향을 명확하게 설정했다. 이것을 감안하면 CJ의 성장은 올해부터가 시작이다. 과연 CJ는 3대 계열사의 공격적 경영으로 월드베스트 CJ의 비전을 이뤄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