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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전세’ 피하는 ‘법’③] 임대차보증금 반환청구 소송, 그 지난한 여정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expert@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02.12  12:4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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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전세’ 피하는 ‘법’ 1편에서 전세제도에 대하여 짧게 언급을 하였지만, 적어도 ‘임차보증금 (전세금)반환’이라는 측면만 놓고 보면 전세제도는 주임법상의 임대차계약보다 보다 간이한 절차로 임대차보증금(전세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세제도는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지급하고 전세권 등기까지 설정하는 것을 전세권 성립의 요건으로 하기에 전세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별도의 전세권 등기를 마쳐야하는 번거로움은 있을지언정, 막상 집주인이 전세금을 회수하지 않을 경우 세입자는 별도의 전세금반환청구 소송 없이도 곧장 ‘임의경매’절차를 통해 전세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이 점은 주임법상 임대차제도의 단점이기도 하다. 주임법상 임대차계약은 임대인이 임대차기간 종료 후 임대차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임차인은 별도의 임대차보증금 반환청구 소송을 통해 임대인의 재산을 경매에 부칠 수 있는 ‘집행권원’을 먼저 확보해야 하고, ‘집행권원’을 확보하더라도 별도의 ‘강제경매’절차를 신청해야만 비로소 임대차보증금 회수를 시도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주임법상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갖춘 임차인은 별도의 소송 없이도 기왕에 진행 중인 경매절차에 참여해 임대차보증금을 회수할 수도 있지만, 경매절차가 진행 중이지 않은 상황에서 임차인이 주도적으로 임대차보증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임대인을 상대로 한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 소송부터 제기해야 한다.

임대차보증금 반환청구 소송은 법리적으로는 간단하지만, 실제 소송에 임해보면 의외로 임대인이 소송에 적극적이어서 뜻밖의 쟁점이 속출하고 시간도 많이 소요되는 사건 중 하나다. 모든 임대인이 그렇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인적신뢰관계가 중시되는 임대차계약의 특성상 임차인으로부터 소송을 당한 임대인은 그것이 엄연히 임차인에게 보장된 권리행사방법임에도 불구하고 임차인이 자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임차인에게 배신감을 느껴 임대차보증금을 한 푼이라도 더 깎고, 단 하루라도 임대차보증금을 늦게 반환 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임차인으로서는 임대인 명의의 주택을 사용·수익하는 대가로 임대차보증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실, 이후 임대차기간이 종료되었다는 사실만 주장·입증하면 임대인으로부터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을 권리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임대인이 이에 대하여 임차인이 임대차기간 중 연체한 차임·관리비가 있고, 임대차목적물인 주택을 멸실·훼손하여 발생한 손해도 있어 이 부분은 임대차보증금에서 공제하여야 한다는 등의 항변을 하기 시작하면 소송은 걷잡을 수 없이 길어지고 몇 푼 되지 않는 돈을 가지고도 서로 감정이 상해 물러서지 않는 치열한 공방이 이어진다. 그 결과 조기에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는 임대차보증금 반환청구 소송은 대개 1심에서만 1년 이상 오랜 시간을 끌다가 법원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조정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고, 더러는 크게 손해 보는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항소, 상고를 하여 2~3년의 시간이 훌쩍 흘러가 버리기도 한다.

일단 한번 시작되면 장기간 무의미하고 감정적인 공방이 이어지는 이 같은 임대차보증금 반환청구 소송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주임법은 지난 2016년 대한법률구조공단 산하에 지부 단위로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원회)를 두는 근거조항을 신설하기도 하였다(제14조 제1항). 이에 따르면 조정위원회는 법원을 대신해 임대차보증금 반환청구 소송에서 전형적으로 쟁점이 되는 차임 또는 보증금의 증감(제1호), 임대차 기간(제2호), 보증금 또는 임차주택의 반환(제3호), 임차주택의 유지 수선의무(제4호)에 관한 사항을 심의, 조정할 수 있고(제14조 제2항), 본 절차를 통해 성립된 조정에 대해서는 임대차보증금 반환청구 소송에서 승소한 것과 같은 집행력이 부여되기도 한다(제27조). 그러나 당사자들은 조정위원회의 조정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조정위원회가 제시하는 조정안을 거부할 권리가 있고, 당사자가 거부한 조정안에 대해서는 조정위원회도 어떠한 강제를 할 수 없기에 조정위원회를 거치고도 조정에 이르지 못한 사건은 오히려 소송을 통한 해결보다 시간만 더 낭비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임대인과 임차인이 임대차보증금 반환을 놓고 서로 감정이 틀어질 대로 틀어진 상황에서는 임대차보증금 반환청구 소송이 분쟁을 해결할 유일한 방법인 셈이다. 다음 편에서는 주임법상의 임차인이 실제적으로 경매과정에 참여해 어떠한 방법으로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지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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