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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태산 서평] “구독경제, 거대 공룡 MS를 되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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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과 좋아요의 경제학> 티엔 추오·게이브 와이저트 지음, 박선령 옮김, 부키 펴냄.

이 책은 구독경제 사용설명서다.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란 신문이나 잡지를 구독하는 것처럼 일정 기간 구독료를 지불하고 상품,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는 경제활동을 일컫는다.

2011년 어도비는 약 300만 개의 소프트웨어를 판매해 34억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그중 97%가 라이선스 판매에 의한 것이었다. 그런데, 수익증대는 주로 가격인상 덕분이었다. 구매자층이 확장되진 않고 있었다. 기존의 영구 라이선스 모델로 판매한 유닛수(연간 300만개)는 오랫동안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었다. 그해 11월 어도비 CFO 마크 개릿은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에게 "회사 수익을 최대한 빨리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황당한 통보를 했다. 그것은 캐시카우인 소프트웨어 판매를 중단하고 디지털 구독모델로 전환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어도비 경영진은 2008년 금융 위기 때의 교훈을 참고했다. 당시 어도비는 위축된 소비력 때문에 매출이 20% 이상 급감하고, 기업 가치는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반면 구독모델로 반복적 수익이 많았던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금융 위기를 잘 견뎌냈던 것이다. 어도비는 2012년부터 3년여에 걸쳐 100% 디지털 구독모델로 전환했다. 그래픽 디자인, 영상 편집, 웹 개발 응용 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후 어도비는 연간 25%씩 성장하고 있다. 매년 기업 총수익의 70%가, 매출 50억 달러가 각각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다.

2018년 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시가총액 1조달러를 달성했다. MS는 PC 시장 약화로 인한 침체에서 벗어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상업용 클라우드를 바탕으로 한 구독 모델로의 사업 전환이었다. 소프트웨어 CD를 판매하는 대신 고객을 구독자로 만들고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oftware as a Service, SaaS) 구독 서비스에 집중한 것이다.

지금 넷플릭스, 우버, 세일즈포스뿐 아니라 아마존, GE, 어도비, 포드, 뉴욕타임스 등 세계 각 분야의 선도기업들도 속속 구독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 우리가 ‘좋아요’를 누르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같은 SNS도 구독 기반 서비스로 분류된다.

소비 트렌드는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확연히 달라졌다. 사람들이 제품보다 서비스를 원하게 되었고, 소유보다 경험과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됐다. 고객들은 모든 서비스가 즉각적으로 제공되고 지속적으로 사용 가능하기를 바란다. 정기적으로 행복과 놀라움을 느끼고 싶어 한다. 기업이 이 같은 고객의 변화된 마음을 사로잡을 때 비로소 팬 베이스(Fan Base) 시장을 형성할 수 있게 된다.

대표적 구독 경제 기업 넷플릭스의 경우 구독자(유료회원) 개개인의 기호와 취향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구독자들이 어떤 콘텐츠를 선호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자체 콘텐츠 제작에 약 8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입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약 26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고 10억 달러 이상의 구독 수익을 올렸다. 이런 성과도 구독자 니즈에 부합하려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신문사는 온라인 부문에서 광고 수입이 꾸준히 발생하여 광고주 의존도가 점차 줄어들게 되자 기사의 질과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구독자가 원하고, 구독자에게 필요한 기사들을 생산하려고 했다. 그 결과 기사를 보기 위해 기꺼이 돈을 지불하는 구독자가 계속 유입되었다.

구독형 사업은 모든 부문에 적용될 수 있다. 포드, 볼보, BMW, 캐딜락, 메르세데스-벤츠 등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 회사들은 월정액 구독 상품을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항공사 서프에어는 무한정 비행기를 탈 수 있는 월정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원메디컬, CVS 같은 의료 서비스 업체는 예약, 진찰, 치료, 처방, 조제 등의 서비스를 구독할 수 있게 만들었다.

IT전문 자문사 가트너는 2020년까지 소프트웨어 공급업체의 80% 이상이 구독기반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고 세계적 대기업 가운데 50% 이상이 디지털 방식으로 개선된 제품과 서비스, 경험에 의존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셔츠와 양말, 면도기와 생리대, 자동차와 항공기, 병원과 은행에까지 구독 모델이 파고 들었으니 ‘제품경제’와 ‘공유경제’를 지나 ‘구독경제’ 시대가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태산 주필 joots@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02.09  11:33:03

<경제를 리뷰, 미래를 본다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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