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소매 매출 성장이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보다 빨라 올해 미국 소비 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Marketing China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지만, 올해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추월해 세계 최고 소비 시장으로 등극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eMarketer)가 23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소매 매출은 5조 6천억 달러에 달해 미국보다 약 1천억 달러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등이 보도했다.

중국 국민들의 소득 상승과 전자상거래의 급속한 발전은 중국에서 엄청난 소비 붐을 일으켰다.

이마케터의 시장예측 담당 선임 애널리스트 모니카 퍼트는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소비자들의 소득이 증가하면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새롭게 중산층에 가세했다.”면서 "그 결과, 구매력이 크게 높아지고 일인당 평균 소비가 현저하게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이마케터의 이러한 예측은, 중국이 전반적으로 성장이 둔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기업들을 위한 시장으로서 중요성은 여전히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중국은 이미 자동차와 스마트폰에서 세계 최대 시장에 올랐다.

이마케터는 또, 적어도 2022년까지는 중국이 미국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중국과 미국의 소비 시장 격차는 앞으로 몇 년 안에 더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알리바바(Alibaba)와 징동닷컴(JD.com) 같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중국 소비의 폭발적 성장을 주도했다. 이마케터에 따르면, 올해 중국 소매 매출의 35%, 즉 약 2조 달러 이상이 온라인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광군제(光棍節, Singles Day) 때, 알리바바는 블랙 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 행사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렸다. 알리바바는 중국 전체 온라인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핀듀오듀오(Pinduoduo, 拼多多) 같은 경쟁업체들이 알리바바의 타오바오(Taobao, 淘宝网)를 부지런히 뒤쫓고 있다.

미국의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인터넷 거대 기업들도 오프라인 시장으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다.

중국 최대 메신저 앱 위챗(WeChat)을 보유하고 있는 텐센트(Tencent)도 지난해 중국 최대 쇼핑몰을 운영하는 완다 커머셜 부동산(Wanda Commercial Properties)에 50억 달러를 투자했다. 텐센트는 징동닷컴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알리바바도 중국의 월마트라 불리는 선아트 리테일그룹(Sun Art Retail Group)에 29억 달러를 투자해 36%의 지분을 획득했다.

중국 경제성장둔화 공포 과장됐다?

중국 소비자들도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미국과의 무역 전쟁의 영향을 느끼고 있다. 이마케터에 따르면 중국이 소매 매출 증가는 지난해 8.5%에서 올해 7.5%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이달 초, 지난해 4분기 중국 매출이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라고 예상해 투자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회사가 중국의 경제가 둔화되는 속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소시에떼 제네랄(Societe Generale)의 미셸 램 애널리스트는, 중국 소비자들이 부동산 시장의 냉각과 부채 증가로 인한 압박을 느끼고 있어, 화장품이나 보석류 같은 고급 사치품에 대한 지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주 고객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중국의 성장이 탄력을 잃어감에 따라 소비 지출도 뚜렷한 약세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애널리스트들도 있다.

리서치회사 옥스퍼드 이코노믹스(Oxford Economics)의 티안지 허 선임연구원은 "소비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은 되지만, 중국 소비자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과장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에 소비 동력이 크게 둔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 소비자들은 여전히 경제성장의 핵심 동력으로서 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