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오래된 브랜드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시대의 변화에 맞춰 소비자들의 욕구를 반영하고 끊임이 품질 개선과 후속 모델의 개발에 이어져야한다. 제품이 흡입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 브랜드의 운명은 다하고 만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네코 캔디(Necco Wafers and Sweetheart Candy)’가 폐업 리스트에 명함을 올렸다. 본사가 파산한 후 경매에 매각됨에 따라 문을 닫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치열한 경쟁과 수익성 악화로 지난 2017년 91년의 역사를 가진 국내 장수 기업 조선무약의 솔표가 상품권을 매각된 사례가 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네코 캔디(Necco Wafers and Sweetheart Candy)’가 스팽글러 캔디에 인수됐다. 출처= 구글

네코 캔디는 1847년 창업한 후 117년여 동안 뉴 잉글랜드에 본사를 두고 다양한 캔디를 생산해 왔다. 네코의 대표 제품 ‘스위트하트’ 사탕은 하트 모양으로 만들어진 파스텔 색상의 캔디로 ‘Be Mine’, ‘Cutie Pie’, ‘Kiss Me’ 등과 같은 귀여운 메시지로 유명한 제품이다. 귀여운 메시지 덕분에 발렌타인데이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네코는 지난해 5월 경매에서 Dum Dums lollipops를 판매하는 ‘스팽글러 캔디’에 매각됐다. 스팽글러 캔디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고 그 다음 달, 1730만달러에 라운드 힐 인베트스먼트로 넘겨졌다. 이후 3개월 후 스팽글러 캔디에 다시 넘어갔지만 이미 공장이 폐쇄된 이후라 올해 생산 재개는 어려운 상황이다.
 
조선무약과 솔표는 모두 1925년 탄생한 장수 브랜드다. 한약사인 고(故) 박성수 회장이 회사를 세우고 ‘솔표’라는 이름으로 대표 상품 위청수와 우황청심환을 만들었다.

그러나 업계의 경쟁 심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지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3회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결국 지난2016년 파산 선고를 받고 2017년 7월 조선무약의 솔표는 경쟁사인 광동제약의 품으로 넘어갔다.

▲치열한 경쟁과 수익성 악화로 지난 2017년 91년의 역사를 가진 국내 장수 기업 조선무약의 솔표가 상품권을 광동제약에 매각했다. 출처= 이코노믹리뷰 DB

추억의 브랜드로 남지 않고 명백을 이어가는 장수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2016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58만5000개의 기업 중 3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기업은 불과 2%다. 50년 이상 된 기업은 0.2%, 10년 미만인 기업은 전체의 80&다. 그 중 32.8%는 3년 미만 기업이다.

장수기업은 창업한 지 100년 이상 된 기업이나 가게를 말한다. 유럽에는 100년을 훌쩍 넘어 명품을 만드는 기업들이 있고 일본에는 100년 이상 된 장수기업이 2만개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장수기업은 9개 정도다. 두산(122년), 동화약품(121년), 신한은행(121년), 우리은행(119년), 몽고식품(113년), 광장(107년), 보진재(107년), 성창기업지주(102년), KR모터스(101년)이다.

우리나라의 장수기업이 적은 가장 큰 이유는 산업화의 역사가 짧기 때문이다. 한국전쟁 이후 우리나라의 산업화 여가는 60년으로 짧은 시간 안에서 압축 성장했다. 경공업-중공업-전자산업-IT산업 등으로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하면서 변신에 실패한 많은 기업들이 사라진 것이다.

장수기업의 비결을 네 가지 키워드로 정리하자면 생존, 지속, 성장, 변화인 것이다. 오랜 시간 사라지지 않고 유지돼 왔다는 것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고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경쟁 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수기업들은 자신들의 원칙을 철저하게 지킨다”면서 “경영, 마케팅, 브랜드를 운영할 때 원칙을 지키면서도 혁신을 함께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