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홈쇼핑업계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 각 사

[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지난해 4분기 홈쇼핑업계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요 원인으로는 내려가는 판매수수료와 해마다 오르는 송출수수료인상 그리고 소비 경기 침체 등으로 분석되고 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인 것이다. 현재 송출수수료율 조율을 위해 협의체가 구성됐지만 송출수수료 인상폭 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TV홈쇼핑사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취급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996억원, 340억원으로 매출은 충족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인 366억원을 하회할 할 전망이다.

NS홈쇼핑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라이브TV 취급고 감소 영향으로 시장 기대치보다 14% 낮은 16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추석 시점 차이에도 전년 같은 기간 보다 TV취급고가 20%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는 TV홈쇼핑사의 4분기 실적이 GS홈쇼핑을 제외한 나머지는 시장 기대치 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침체 배경은 송출 수수료 인상과 TV취급고 감소 때문이다.

TV홈쇼핑사는 상품을 판매하려면 케이블TV와 IPTV, T커머스 사업자 등 플랫폼 사업자의 채널을 이용해야한다. 상품공급업체에게 판매수수료를 받고 플랫폼 사업자에게는 송출수수료를 지불하는 구조다.

그러나 소비침체로 TV홈쇼핑사는 TV와 인터넷 매출 부진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해마다 송출수수료가 인상되자 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지난 2017년 기준 주요 7개 홈쇼핑 업체들이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1조3093억원이다. 매년 송출수수료율이 10% 안팎으로 늘면서 2013년과 비교해 5년 새 35% 가량 증가한 것이다.

업체별로 보면 2017년 한 해만 GS홈쇼핑, CJ ENM 오쇼핑부분,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등 4개 업체가 2000억원대를, NS홈쇼핑과 홈앤쇼핑이 1000억원대의 수수료를 각각 부담했다.

이 기간 GS홈쇼핑은 144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송출수수료가 이보다 1000억원 많은 2524억원을 지불했다. CJ ENM 오쇼핑부분도 1575억원의 영업이익 보다 1000억원 많은 2534억원을 수수료로 지불했다. 공영홈쇼핑은 손실을 기록하면서도 손실보다도 많은 수준의 송출수수료를 내야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가운데 증권업계는 지난해 4분기 GS홈쇼핑만 T커머스와 모바일 매출 성장 덕분에 비교적 무난한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GS홈쇼핑은 지난해 4분기 취급고와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 보다 각각 6.2%, 0.8% 증가한 1조615억원, 393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채널별 취급고는 모바일 부문을 제외한 주요 채널들 모두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 3분기 누적 약 100억원의 연간 할인권 환임액이 4분기에도 30억원 안팎의 일회성 이익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이는 올해로 종료되는 이슈다. 아날로그 TV 매출의 성장이 정체됐지만 T커머스 확대에 따른 신규 트래픽과 모바일 실적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홈쇼핑 업계는 T커머스를 중심으로 TV취급고 성장을 이어왔다”면서 “업체별 송출수수료의 차이가 있지만 지난해에는 연초 3% 인상 계획에서 데이터방송 수수료 인상 영향으로 7~8%로 마무리돼 올해에는 IPTV 인상으로 연간 5%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 연구원은 “GS홈쇼핑과 같이 소비자들의 소비방식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상품경쟁력을 강화한다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TV홈쇼핑협회와 PITV협회는 올해 송출수수료 인상률률을 논의하기 위해 협의체를 꾸리고 있다. 이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IPTV 송출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그러나 인상폭 축소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쿠팡 등 신생 T커머스 업체들이 공격적인 영업과 프로모션 재개로 온라인 채널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IPTV사가 수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번호가 빠른 채널을 받아야하는 홈쇼핑사들은 송출수수료를 올리는 만큼 낼 수밖에 없다”면서 “IPTV사의 송출수수료가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어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