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핫한 기업은 어디일까? 각자 첫 번째로 떠올리는 기업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적어도 2개 또는 3개를 꼽는다면 반드시 AMAZON이 들어갈 것이라 확신한다. 최근까지 가장 가파른 성장을 이어왔으며 지금도 또 앞으로도 가장 높은 성장, 더 큰 영향력을 미칠 기업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아마존의 성공 방식을 공부하고 따르려는 기업이 많다. 혁신과 도전, 고객중심, 데이터 기반, 새로운 가치 발굴 및 실행 등 아마존과 관련한 책과 강연, 영상 등은 무수히 많다. 물론 지금 이 칼럼을 포함해서.

이번 칼럼에서 하려는 이야기는 아마존의 성공 방정식을 분석하고 그것을 본인의 비즈니스에 적용하려는 부분에 대한 것이 아니다. 아마존의 일하는 방식이나, 창업가의 끊임없는 도전과 별개로 그저 아마존도 적자였다는 말만 되뇌는 일부 기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기업활동의 핵심이자 존재 이유는 이윤을 창출하는 데 있다. 다만, 새로 기업을 시작함과 동시에 이윤이 발생하기는 어렵다. 이윤은커녕 해당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해서 매출을 일으키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럼 기존 기업에서 신규 사업을 론칭하면 바로 이익이 날까? 당연히 신생 기업과 마찬가지로 이익을 내기 어렵다. 기존 사업영역과 관련된 부분이라면 노출, 홍보, 영업 면에서 어느 정도 유리한 부분은 있겠지만 이익을 남기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현실 기업은 창업 후 한 달이 지나고, 반년이 지나고 1년, 2년 동안 비즈니스 모델이 고도화되고, 인지도가 쌓이고 기존 고객이 다시 찾아 주면서 매출이 늘어난다. 그와 병행하여 사업에 필요한 리소스를 최대한 줄여가면서 비용을 절감한다. 처음에는 그저 비용뿐이던 회사에 매출이 생기고, 어느 순간 비용보다 많은 매출이 발생하게 된다. 그 시점이 바로 기업에 이윤이 발생하는 순간이다. 이때부터는 점점 더 성장이 가속화되고, 이익을 기반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일반적인 신규 기업의 흐름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런 이윤추구는 후순위에 있고 몸집 키우기, 매출액 규모에만 집중해서 투자유치에만 열을 올리는 기업들이 많아진 것 같다. 그들이 말하는 것은 항상 똑같다. ‘우선 규모를 키워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그 다음에 이익을 창출할 겁니다. 아마존도 창업 후 8년 동안 적자였습니다. 우리는 아마존보다 더 빨리 적자를 벗어날 것입니다.’ 이 말이 무조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규모를 키우고 점유율을 높이는 과정에서 경쟁사와 본인의 비즈니스를 확실히 구분하는 ‘해자’를 만들어 내고 있는가 하는 부분에서 의문이다. 아마존은 온전히 고객에 집중하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데 모든 리소스를 투입했다. 제프 베조스는 10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을 것에 집중했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지만 고객이 원하는 것은 항상 동일하니 거기에 리소스를 투입했다.

그러나 겉으로 ‘아마존 웨이’를 외치면서 그저 적자를 포장하는 회사들은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저 특정일이면 할인을, 신제품이니까 특가를, 초기 고객이니까 원래 가격 50% 비용을 적용, 첫 달은 무료 사용, 거기에 각종 광고를 집행한다. 당연히 매출은 올라갈 수밖에. 시장에서 1만원 거래되는 상품을 9000원에 파는데 그게 안 팔리면 그게 더 이상하다. 기존에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는 월 100만원을 지불해야 했는데 50만원에 그것도 3개월간 무료라니 이용하지 않으면 이상한 것 아닌가.

초기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 보다 빠른 성장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해 비용을 투입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러나 단순히 비용만으로 점유율을 확보한다면 더 큰 비용을 투입하는 경쟁자가 나타나면 순식간에 도태될 수밖에 없다. 아마존의 적자를 그저 숫자상으로만, 포장용으로만 이용한 결과는 본인 기업과 파트너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다. 단순히 할인, 프로모션을 통한 가파른 성장세는 언젠가는 꺾이기 마련이다. 월 매출이 100만원인 회사는 다음 달에 일 매출 100만원, 즉 30배 성장을 이룰 수 있다. 또 그 다음 달에도 2배 3배 연간 100배의 성장을 이룰 수 있다. 그러나 10억, 100억 단위의 매출이 되면 성장률 자체는 낮아지고 거기에 비례해서 소모되는 비용 또한 엄청나게 증가한다. 그럼에도 멈출 수는 없다. 우리는 아마존처럼 초고속 성장하는 기업이니까.

그 후에는 계속되는 적자에도 그저 아마존을 외치면서 ‘우리는 제2019만120번째 아마존이 될 기업이니 투자하십시오. 우리는 이제 시장점유율 0위 기업입니다. 앞으로 1, 2년 후에는 이익을 낼 수 있습니다’라는 말만 반복할 뿐이다. 완전 초기 기업이든, 10년이 된 기업이든 지금이라도 회사의 규모와 비용구조, 향후 목표를 되짚어서 운영 구조를 다시 한 번 정리할 필요가 있다.

기업이 비용을 투자해야 할 곳은 정확한 고객분석을 바탕으로 본인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기존 플레이어 또는 신규 신입자와 격차를 벌일 수 있는 차별화 포인트, 해자뿐이다. 투자자가 등을 돌리기 전에, 고객이 단순히 비용만으로 당신의 서비스를 선택하는 행태가 끝나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