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견미리 팩트’로 잘 알려진 애경산업의 화장품 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AGE 20’s)가 소비자의 질타를 받고 있다. 최근 가정사 논란으로 판매 홈쇼핑 방송 출연을 중단했던 배우 견미리씨가 다시 방송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애경산업이 소비자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수익 쫓기에 급급한 나머지 모델 봐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지난해 애경산업의 전체 매출에서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52%까지 확대되면서 처음으로 생활용품을 넘어섰다. 특히 에이지투웨니스(AGE 20’s), 루나(LUNA) 등 화장품 브랜드의 상반기 매출에만 전년 같은 기간보다 63% 크게 증가했다. 이에 업계는 이번 에이지투웨니스의 이미지 타격이 소비자의 제품 인식과 원브랜드에 의존하고 있는 매출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 ‘견미리 팩트’로 불리는 AGE 20’s 제품은 현재 애경산업의 화장품 사업부에서 매출비중 90%를 차지하고 있다. 출처=애경산업

논란의 연예인, 매출에 영향 미칠까?
애경은 원래 생활용품 전문기업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화장품 사업부의 매출이 2015년 13%에서 2018년 3분기 누계 기준 51%까지 확대되고, 화장품 이익의 비중 또한 동기간 41%에서 88%로 증가하며 생활뷰티 기업으로 변화에 성공했다.

그 중 애경산업의 실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대표 브랜드 AGE 20’s는 고체나 케잌 파운데이션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한 브랜드다. 이 제품은 2012년에 론칭되고 다음해에 에센스 커버팩트(일명 견미리팩트)로 출시됐다. ‘견미리 팩트’로 불리는 AGE 20’s 제품은 애경산업의 주력 상품으로, 화장품 사업부에서 단일 제품으로 현재 매출비중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배우 견미리의 복귀 방송은 소비자의 불매 심리를 부추겼다. 견씨의 복귀 방송을 본 소비자들은 GS홈쇼핑 상품문의 게시판에 “돈에 눈멀어 사기꾼을 방송 내보내는 GS는 고객을 우습게 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불매운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 등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다.

▲ 지난해 12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견미리의 홈쇼핑 출연이 불편합니다' 제목의 청원글. 출처=해당내용 캡쳐

이렇듯 애경은 에이지투웨니스의 에센스 커버팩트가 한순간 소비자에게 외면 받지 않을까 긴장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홈쇼핑 매출 부문은 12월 방송횟수 축소로 매출액이 소폭 3% 감소할 전망이다. 또한 애경산업은 지난해 증권시장에 데뷔했지만,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과정에서도 단일품목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 때문에 공모가가 최하단에서 결정된 바 있다. 

전문가들도 애경산업의 제품과 채널 의존도가 너무 한 상품과 브랜드에 치우쳐 있다는 입장이다. 양지혜 메리츠종금타워 연구원은 “애경의 지난해 잠정 4분기 매출액은 1972억, 영업이익은 158억을 기록하며 실적 시장 기대치에 비해 크게 하회할 것”이라면서 “화장품 사업부는 지역 다변화와 신규 카테고리 성과에 따른 단일제품에 대한 의존도 감소 여부에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애경산업의 사업부별 매출 비중. 출처=한양증권 리서치센터

애경, 신규 브랜드로 '원브래드 의존도' 낮추나?
현재 애경산업의 뷰티 원아이템의 의존도를 낮추려면, 제품 라인업 확대와 신규 브랜드 출시 등 회사의 노력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실제로 애경산업은 AGE 20’s 브랜드 인지도를 통해 에센스 커버팩트 외에도 마스크팩, 립스틱, 컨실러, 앰플 등 다양한 라인업을 확보하고 여러 카테고리로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또 다른 주력 브랜드 루나도 H&B 스토어 위주의 입점에서 면세와 수출 채널로 확장중이다.

또한 지난해 10월 론칭한 더마 스킨케어 브랜드 ‘더마에스떼’는 기존 더마 제품과 차별화된 효과로 홈쇼핑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11월 면세 채널에 진출하는 등 신규 브랜드 출시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 애경산업의 신규브랜듶 뉴 더마 스킨케어 브랜드 '더마에스떼'. 출처=애경산업

글로벌 진출 현황은 중국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 온라인 채널 중심의 매출 확대를 우선시하고 있으나 2017년 9월 중국 상해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오프라인 채널에도 입점했다. 오프라인 채널 입점도 점진적으로 증가시킴에 따라 중국 현지와의 직거래 활성화와 유통사 마진 내부화를 통한 매출과 이익 증대가 기대될 것으로 보인다.

홈쇼핑을 통한 일본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6월 일본 QVC 홈쇼핑으로 AGE 20’s의 에센스 커버팩트를 선보였다. 태국 중심인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아시아 왓슨과 협업을 통해 H&B채널에 입점하는 등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 루나의 마일드 라인 제품. 출처=애경산업

중국 화장품 수출의 고성장을 통해 해외 매출액은 2016년 535억원에서 2017년 912억원으로 약 70%증가했고, 2018년에도 이 추세는 지속된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애경산업은 올해 아마존을 통한 미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애경산업이 기존 에센스 팩트 중심에서 마스크팩이나 컨실러, 립스틱 등 제품군 라인업 확대와 루나, 플로우, 더마에스떼, 스니키 등 신규 브랜드 론칭 마케팅이 좋은 반응을 보인다면 단일 제품 브랜드 의존도 하락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