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옥 품 속에 자리를 잡은 '니코키친'.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돌고 도는 골목을 지나 숨겨진 보물장소를 찾듯이 서울 종로구 서순라길에 있는 ‘니코키친’은 방문한 사람에게 정말 이런 곳에서 그리스 음식을 맛볼 수 있을지 되묻는다. 궁서체로 쓰인 간판 밑을 지나면 하얀 자갈이 깔려 있는 마당을 갖춘 전통 한옥이 나온다. 주한 그리스 대사관 관계자들이 즐겨 찾는 니코키친과 인근에 있는 종묘는 묘하게 어울린다.

니코키친의 요리에서는 ‘담백함’과 ‘따스함’을 맛볼 수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싱싱한 식재료로 만든 그리스 가정식을 맛볼 수 있다. 유럽 음식은 대개 짠맛이 많지만, 이곳에서는 최대한 싱겁게 음식을 만든다. 공간과 맛 두 부문에서 자극을 모두 줄였다.

▲ 흰 자갈이 깔린 마당은 그리스 산토리니를 연상케 한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1. 음식 종류

그리스 요리

2. 위치

서울 종로구 율곡로10길 85-5

▲ 니코키친 위치. 출처=네이버지도

영업시간 매일 오전 11시30분~오후 10시 (쉬는 시간 오후 3시~5시)

메뉴: 무사카 2만원, 새우 사가나키 1만9000원, 치킨 수블라키 2만2000원, 피쉬앤칩스 2만원, 기로스 피타 브레드와 치킨 2만원, 그릭 샐러드 1만8000원, 치킨 시저 샐러드 1만9000원, 부라타 샐러드 1만7000원, 사가나키 소스맛 새우 2만원, 크림소스 스파게티 그릴치킨 1만9000원, 마늘 올리브 오일 그릴 치킨 1만8000원, 마가리타 피자 1만8000원, 페페로니 피자 2만원, 콤비네이션 피자 2만2000원, 고르메 피자 2만8000원, 페타 오믈렛 1만5000원, 콜드 메제 2만5000원, 핫 메제 3만원, 밀크파이 8000원.

콜라, 사이다 5000원, 그릭 요거트 8000원, 판나코타 8000원, 에스프레소&아메리카노 5000원, 각종 그리스 와인, 그리스 맥주 등.

▲ 니코키친은 손님들이 여유롭게 식사를 즐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테이블 공간을 늘렸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3. 상호

니코키친은 그리스인 오너 쉐프 코르도니아스 니콜라우스 씨와 부인인 서현경 씨 둘이 가꿔나가는 음식점이다. ‘니코’는 니콜라우스 씨의 애칭으로 니코키친은 ‘니코네 가게’라는 뜻이다. 제공하는 요리가 그리스의 전형적인 가정식으로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싶어서 애틋한 마음으로 지었다. 서현경 씨는 “어머니가 해주는 음식을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4. 경영철학

한국에서 생소한 그리스 음식은 인기가 많을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조용한 곳에 자리를 잡았느냐는 질문에 서현경 씨는 “천천히 보내는 삶을 원했다. 특히 식사를 할 때는 여유로움이 필요하다”면서 “손님들이 식사를 하시면서 대화를 많이 나누시고 2시간, 혹은 디저트에 커피까지 드시면서 4시간가량을 가게에서 보내시는 것을 보면 편안하다”고 말했다.

니코키친의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다. 서현경 씨는 “저녁을 예약한 손님이 특별히 많지 않을 땐 남편과 나가서 산책도 하고 도자기 같은 소품 구경을 하고 온다”면서 “바쁜 와중에도 여유를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가게도 손님들이 편안할 수 있도록 부담스럽지 않은 분위기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5. 맛의 비결

요리는 가게 분위기에 맞게 담백한 맛이다. 그리스 음식은 건강식으로 유명한데, 조금 짤 수 있다. 치즈 덕에 거의 소금을 안 써도 될 정도라 최대한 싱겁게 음식을 만든다. 서현경 씨는 “아테네에서 40년을 지내시고, 이곳에 들린 한국분이 계셨는데, 이곳 음식은 짜지 않다고 말씀해주셨다”고 설명했다.

▲ 매콤새콤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새우 사가나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조미료는 거의 할라피뇨, 샐러드는 조미료 없다. 레드와인 소스, 식초 등 유기능을 많이 활용한다. 무사카를 최대한 담백하게 만들었다. 이 요리에는 가지, 감자, 다진쇠고기, 주퀴니, 베사메소스 들어간다. 여기에 후추 등 향식료 몇 가지가 추가된다.

6. 주메뉴

대표 음식은 가지, 양파, 토마토와 다진 소고기를 넣어 찐 그리스의 전통 가정식이다. 이 음식은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페타 치즈를 곁들인 새우 사가나키도 일품이다. 토마토소스와 어우러져 매콤새콤한 맛이나 입맛을 돋운다. 두 음식에 그릭 샐러드를 함께하면, 담백함은 배가 된다.

▲ 무사카에 그릭 샐러드를 곁들이면 둘이서도 양껏 먹을 수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 그릭 샐러드는 싱싱하면서도 담백하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샐러드는 먹기 좋은 크기인 토마토와 오이, 파프리카에 올리브와 페타 치즈가 어우러졌다. 신선한 야채를 먹다가 심심한 맛이 들면 짭짤한 올리브와 치즈로 밸런스를 맞추면 된다. 음식을 다 먹은 뒤 아쉬울 땐 달콤한 디저트인 부가차(밀크파이)로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 크루아상처럼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더 부드럽다.

▲ 식사 후 디저트로 먹는 부가차(밀크파이)는 정말 달콤하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서현경 씨는 “한 번은 세종시에서 무사카를 맛보고 싶어 오신 임산부가 계셨다”면서 “그날은 음식 재료가 다 떨어져 대접을 하지 못했다. 마음이 안 좋아 다른 음식이라도 최대한 챙겨서 맛볼 수 있게 해드렸다”고 말했다.

7. 특별한 서비스

니코키친은 그리스 음식에 관심이 많은 단골에게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 씨는 “오래 찾아와주신 분들은 가끔 메뉴에 없는 음식을 요청하시기도 한다”면서 “해드릴 수 있다면 대체로 해드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대사관 관계자들은 이곳에서 대체로 그리스식 코스 요리로 볼 수 있는 메제를 즐긴다.

8. 고객이 전하는 니코키친

서순라길 인근에서 보석과 관련한 일을 하고 있다는 한 손님은 “평소 맛보기 어려운 맛인 것 같으면서도 이상하게 한국사람 입맛에 잘 맞는 것 같다”면서 “따뜻한 친구 집에서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는 것 같아 자주오게 된다”고 말했다. 니코키친을 자주 찾는다는 한 노신사는 “입맛이 까다로운 편인데 잘 맞는다. 사위, 며느리와 함께 가족끼리 올 때가 있다”면서 “사는 것이 참 바쁜데 이곳에서는 한달에 한 번 정도 아주 여유롭고 편안하게 외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