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서머너즈워의 e스포츠 대회인 SWC(서머너즈워 월드 챔피언십) 개최로 글로벌 e스포츠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컴투스가 스카이랜더스 링오브히어로즈의 글로벌 순차 출시를 시작했다. 우선 출시된 지역은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로 주력 지역에 출시하기 전 테스트 필드로서의 성격을 띈다. 다음달에는 주력 지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유럽 등으로 영역이 확대될 전망이다. 링오브히어로즈의 미래 흥행 수준에 따라 서머너즈워를 이어 인기 e스포츠 대전 게임이 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우리나라는 프로게이머들의 실력이 매우 높은 e스포츠 종주국으로 평가받지만 정작 플레이하는 게임은 대부분 해외 개발 게임이라는 게 아쉽다는 평이 나온다. PC게임 중 인기 종목인 리그오브레전드,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 등은 모두 해외 개발 게임이다. 

물론 국내 e스포츠 게임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 넥슨의 카트라이더, 서든어택은 국내에서 오랜 기간 인기를 이어가고 있고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는 중국 내 인기가 높다. 최근엔 펍지가 배틀그라운드의 글로벌 e스포츠 시장 진출에 힘쓰고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 인기가 일부 지역에 국한된 한계를 보인다.

모바일게임에서도 e스포츠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이 영역 또한 외국 개발사 게임들이 중심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대표 게임은 블리자드의 하스스톤, 히어로즈오브더스톰이 있고 텐센트의 왕자영요는 자국의 큰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e스포츠를 키우고 있다. e스포츠 시장 분석 사이트 e스포츠 어닝스에 따르면 히오스와 하스스톤은 전 세계 상금규모가 포트나이트(5위)에 이은 각각 6위와 7위 수준으로 집계됐다. 그만큼 모바일 게임 e스포츠 시장도 규모가 큰 셈이다.

국내 개발사 중에서는 컴투스가 모바일 게임 e스포츠 시장 개척에 힘을 쓰고 있다. 그 시작은 자사의 대표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워였다. 서머너즈워는 지난 2014년 출시해 약 50개국 앱 마켓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했다. 눈여겨볼 건 게임의 수명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서머너즈워는 마니아 유저들을 양성하는 데 성공하며 아직까지 컴투스의 캐시카우로 역할 하고 있다. 

▲ SWC 2018에서 빛대와 DGP가 서머너즈워 대전을 하고 있다. 출처=서머너즈워 이스포츠 유튜브 갈무리

서머너즈워의 PvP 형식을 기반으로 컴투스는 지난해 처음으로 글로벌 대회인 SWC를 개최했고 해외 유저들을 중심으로 호응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첫 회 대회에서 가능성을 본 컴투스는 올해 2회 SWC를 열었다. 결과는 첫 회보다 좋았다. SWC 2018에는 총 70개국 유저들이 예선 참가를 신청했으며 각 지역에서 총 2만6000여명의 지원자가 최종 월드 챔피언의 자리를 두고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월드결선 생중계 영상은 지난해보다 53% 상승한 13만건 이상의 최고 동시 접속수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 등 남미 지역 등의 다양한 언어를 추가해 총 13개 언어로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서머너즈워 대회가 보는 재미를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이 나온다. e스포츠 대회의 흥행은 게임 자체의 재미뿐만 아니라 보는 재미까지 잡아야한다. 특히 e스포츠 종목은 전통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프로와 아마추어의 실력 차이가 커야 보는 재미가 극대화된다. 아직 서머너즈워에 공식 프로가 있는 건 아니지만 올해 SWC에선 한국의 빛대 선수가 압도적 기량을 뽐내며 스타플레이어 역할을 해냈다. 컴투스는 서머너즈워의 운영에 계속 힘쓰며 SWC 개최도 이어갈 방침이다. 

한국게임학회회장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 프로게이머뿐만 아니라 세계적 위상을 갖는 한국 게임도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그런 면에서 컴투스의 서머너즈워는 긍정적인 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 스카이랜더스 링 오브 히어로즈 이미지. 출처=컴투스

컴투스는 서머너즈워를 이을 기대 후속작으로 스카이랜더스 링오브히어로즈를 내놓았다. 블리자드가 지난 2011년 출시한 인기 콘솔 IP를 기반으로 한 전략 RPG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IP를 사용한 데다가 컴투스가 해외 시장에서 서머너즈워로 개발력을 어느 정도 인정받았기 때문에 회사 측에서도 기대를 걸고 있다. 게임 방식도 동일한 건 아니지만 서머너즈워의 방식이 많이 활용됐다. 

게임은 스토리 모드와 던전, 이용자 실시간 PVP(아레나 모드) 등으로 구성된다. 출시 초기 단계라 e스포츠 시장보다는 이용자 확보에 따른 신규 매출액 창출에 무게를 두겠지만 PVP 모드가 있다는 점에서 장기 흥행 가능성을 보일 시에 서머너즈워를 이을 추가적인 e스포츠 대전 게임이 탄생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신작의 반응이 처음부터 폭발적이지는 않다. 지난 13일 먼저 출시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각 국가의 구글과 애플의 양대 마켓 다운로드 수와 매출액 순위에서 다운로드 기준으로는 수십위권에 진입해있으나 매출 기준으로는 순위권을 크게 벗어난 모습이다. 

다만 이는 전략RPG라는 장르 특성상 초반 매출이 빠르게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저 잔존율에 따라 개선의 여지가 있다. 

NH투자증권의 안재민 애널리스트는 18일 발표한 보고서에 “(컴투스는) 미국과 유럽 지역 출시 이후 대규모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으며 앱스토어 상단에 노출되는 피처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보다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현재까지 다운로드 및 매출 순위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지만 최소 1주일 이상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