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연말 증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안정적 배당에 주목한 배당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배당주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연출되면서도 주가 방향성을 잘 고려한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전망이다.

배당이란 회사가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이익의 일부를 그 회사의 주식을 갖고 있는 주주들에게 현금 혹은 주식의 형태로 나눠주는 것을 의미한다. 배당을 많이 주는 회사의 주식을 배당주라 부른다.

12월 결산법인의 경우, 배당기준일은 보통 해당연도의 마지막 거래일이다. 올해는 12월 31일이 주식거래를 하지 않는 휴장일로 마지막 거래일은 12월 28일이다. 그러나 주식을 거래하면 거래 당일이 아닌 이틀 후 현금과 주식의 실제거래가 이뤄진다. 마지막 거래일인 28일 주식을 보유하려면 이틀 전인 26일에 매수해야 한다. 27일이 되면 배당을 받을 권리가 사라진다. 배당 기준일 단 하루만 주식을 소유해도 배당을 받을 수 있으며 실제 배당금의 입금은 4월경이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업들의 이익 둔화 우려가 있어 컨센서스에 대한 신뢰가 낮아졌지만 올해 실적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를 이용해 고배당주를 선택해보면 올해 배당수익률 컨센서스가 3.0% 이상인 기업 중 순이익 증가율 컨센서스가 10% 이상이고 배당성향이 40% 미만인 기업이 좋다"고 말했다.

올해 기업들의 이익이 증가해 현금이 많은 상황이기에 배당 성향이 높아졌으며, 배당락보다 배당수익률이 좋아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연말 예상 배당수익률 상위 기업. 출처=대신증권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험상 12월에는 배당주가 부진했는데 이는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연말로 갈수록 차익실현 움직임이 나타났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올해는 연말까지 배당주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올해 전반적으로 주가 성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수익률 회복을 위한 투자자들의 배당 확대 요구가 늘어날 수 있으며, 기업들도 주가 방어를 위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기대 된다는 설명이다

조 연구원은 "지난달 30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현재 국채금리의 하락세가 이어 지고 있다"며 "배당수익률에서 국고채 금리를 뺀 수익이 증가세를 보이기에 배당주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17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80%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이어 "앞으로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지는 못 할 것"이라며 "기업들이 배당을 발표한 이후엔 배당주 펀드 등 투자들이 들어오기에 상반기 배당주의 주가 상승률은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배당주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신한금융투자는 기업은행, 하나금융지주, 롯데정밀화학, 우리은행, BNK금융지주 등을 대신증권은 효성, DGB금융지주, 기업은행, 삼성카드, 현대중공업지주 등을 토러스투자증권은 효성, 휴켐스, 기업은행, 하나금융지주, KB금융, NH투자증권, SK텔레콤 등을 연말 예상 배당수익률 상위기업으로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배당은 향후 실적개선에 대한 대주주의 자신감의 표현이기에 장기적으로 성과가 이어질 수 있다"며 "연말 산타랠리 가능성이 적은 만큼 배당주 강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주가 하락 손실 등 충분히 고려해야

그러나 배당주 투자 매력이 존재하지만 주가 하락 등은 잘 고려해야 한다. 현재 미중 무역전쟁, 영국 브렉시트 등 대외변수가 적지 않아 연말 산타랠리는 힘든 상황으로 관측된다.

고배당 종목에 대한 착시효과는 경계해야 하는데 중소형주에 대한 배당 수익률이 높아 보이기 때문에 시가총액이 높은 기업이 좋다. 전년도 배당수익률과 기업이익도 살펴야 한다. 주가가 하락하면 배당수익률은 높아지며 보통 연말 대비 4분기가 일반적으로 배당에 대한 주가 설명력이 높은 편이다.

주가 방향성은 가장 잘 따져봐야 할 요소다. 현재 배당주로 지목된 종목들 중 주가가 하락하는 기업도 있다. 배당수익률이 좋아도 주가가 하락해 손실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락 이후엔 주가가 떨어질 수 있어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배당수익률과 주가수익률을 동시에 봐야 하며 증시 부진으로 현재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금리보다 배당수익률이 나은 면은 있으며 연말 남아있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주가에 긍정적일 수는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