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단 걸 눈으로 본 순간 믿어보기로 했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대로 할 수 있단 걸 알게 된 순간 고갤 끄덕였지”

가수 이적과 개그맨 유재석의 노래 ‘말하는 대로’의 가사인 이 부분에 최근 공감 했습니다. 이유는 바로 LG전자가 캡슐맥주제조기 ‘LG 홈브루’를 지난 11일 공개했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작동 버튼만 누르면 발효와 숙성과정을 포함해 2~3주만에 5리터의 수제 맥주를 완성시킬 수 있는 이 기기의 공개 가능성은 지난 8월 말에 알려졌습니다.

▲ 송대현 LG전자 사장(가운데)이 IFA 2018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코노믹리뷰 김동규 기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8에서 송대현 LG전자 사장은 기자간담회 도중 수제 맥주 제조기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당시 송 사장은 “개인화되고 있는 현재 시대상황과 이를 즐기는 젊은 세대가 많다는 점에서 가정용 수제 맥주 제조기기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송 사장은 구체적인 출시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는데, 이번 홈브루 출시로 송 사장의 말은 ‘말하는 대로’ 됐습니다. LG홈브루는 다음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 CES 2019에서 대중에게 처음으로 공개됩니다.

▲ LG전자 맥주제조기 '홈브루'와 캡슐세트. 출처=LG전자

삼성전자의 ‘말하는 대로는 무엇?’

IFA 2018에서 삼성전자도 조심스레 한 말이 있습니다. 바로 로봇 분야 진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경쟁사인 LG전자가 ‘클로이’라는 로봇 라인업으로 로봇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에 비해 삼성전자는 다소 소극적이라는 평이 나옵니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은 당시 삼성전자의 로봇 사업에 대한 우선순위를 명확히 했습니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의 정책은 제품이 시장에 출시 되기 전에는 오픈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로봇도 인공지능(AI)을 적용할 수 있는 한 분야기 때문에 인공지능을 플랫폼을 어떻게 로봇에 접목시키느냐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즉 하드웨어 로봇보다는 AI기반 운영체제(OS)로 로봇을 제어하는 ‘두뇌’를 먼저 만드는데 방점을 찍겠다는 말입니다. 김 사장은 “견고한 AI 플랫폼에 하드웨어를 붙이면 로봇이 되고, 스마트홈, 스마트시티가 된다”면서 “어떤 디바이스를 먼저 내느냐가 중요할 수 있지만 똑똑한 두뇌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는 구체적으로 로봇 사업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습니다. 연구소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로봇만을 전담으로 연구하는 부서는 없고 통합 연구 차원에서 로봇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로봇과 관련해서는 현재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이 없지만 연구는 계속 되고 있다”면서 “확실하게 제품이나 연구 성과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이 IFA 2018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CES에서는 뭐가 나올까?

개막까지 약 20일 남은 CES 2019에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두 전자회사의 혁신제품,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특히 송대현 LG전자 사장이 IFA 2018에서 언급한 맥주제조기가 실제로 등장하면서,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이 조심스럽게 말한 로봇 관련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올지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물론 양사는 공통으로 “CES 2019에서 공개되는 제품과 서비스는 행사가 임박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전장부품에도 전력을 다하는 LG전자이기에 자동차와 관련한 새로운 부품이나 기술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클로이 로봇의 더 발전된 모습을 확인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삼성전자도 인수한지 2년이 지난 자동차 전장부품 기업 하만과의 협업 제품이 나올수도 있습니다. 업계서는 5G, IoT(사물인터넷), AI등을 접목한 협업 제품이나 기술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로서 언급할 수 있는 것은 ‘가능성’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사장이 IFA 2018에서 말했던 내용들 중 어떤 것이 ‘말하는 대로’되고, 어떤 것이 ‘말하는 대로’되지 않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크게 뭐라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 기술은 어쨌든 진보하니까요.

노래 ‘말하는 대로’의 마지막 가사는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대로, 도전은 무한히 인생은 영원히”입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기술로 무한도전하는 두 회사의 발걸음을 조용히 지켜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