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전자상거래의 성장 그리고 국가와 국가를 넘나드는 ‘크로스 보더(Cross-Border)’ 거래의 활성화로 물류 산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물류 영역의 성장을 놓고 많은 시도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CJ와 롯데, SK에게서는 공통적으로 물류 경쟁력 강화를 통한 기업 가치 성장을 도모하는 나타나고 있어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 “통합 물류 시너지 추구” 

지난달 27일 롯데그룹의 물류사업부문 계열사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국내 택배업을 담당하고 있는 롯데로지스틱스와의 합병을 발표했다. 두 회사는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내년 3월 1일부로 합병 법인으로 운영되는 것을 결의하고 존속 법인은 롯데글로벌로지스, 소멸되는 법인은 롯데로지스틱스임을 밝혔다. 

합병의 골자는 2자 물류 부문(로지스틱스)와 글로벌 사업·3자물류(글로벌로지스)부문으로 분산된 두 주체의 물류 경쟁력을 하나로 모아 시너지를 내기 위함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유통·식품·제조 등 롯데가 영위하는 다양한 업종의 물류 인프라 운영 노하우를 지닌 롯데로지스틱스의 강점과 해외 12개국에 물류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글로벌 사업 강점을 하나로 합치려 한다”면서 “이로 인해 롯데의 새로운 통합 물류 법인은 해외 물류, 국내 내륙수송, 창고 운영에서부터 ‘라스트 마일(Last Mile)’까지 아우르는 물류 전 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하는 한편 유통부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이커머스 사업본부와 연결된 물류 서비스 제공을 위해 약 3000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 물류허브 구축을 추진한다. 아울러 해외사업 부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물류 시너지 확보가 가능한 지역의 업체들을 우선으로 M&A를 추진한다. 

롯데의 새로운 물류 법인의 가치는 약 3조원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물류업계 1위 업체인 CJ대한통운의 시가총액이 약 3조8553억원으로 평가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기업가치 측면으로는 롯데의 새 법인과 현격한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SK, 글로벌 물류 ‘눈짓’ 시작? 

2019년을 기점으로 CJ와 롯데의 물류 역량 강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SK도 직접 물류 사업에 대대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해외 업체에 대한 지분 투자 등으로 물류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SK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수요를 감당하는 물류영역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SK는 SK㈜를 통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수요에 발맞춰 그와 관련된 핵심 물류영역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 2위 물류센터 운영기업인 ESR(E-Shang Redwood Group)의 지분 11.77%을 약 3720억원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에도 추가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ESR은 중국 이커머스 업계 1,2위 업체인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을 포함해 아마존, H&M 등 약 200개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SK㈜ 측은 “중국 내 전자상거래 규모는 연평균 성장률 36%를 기록하며 올해 안으로 미국 시장의 약 2.5배인 1000조원 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중국의 물류센터 사업 규모는  2013년 23조원에서 2016년 42조원 규모로 성장했고 향후 연평균 15%의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이기에 SK㈜는 고수익 투자처로써 중국 전자상거래 물류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 CJ 이재현 회장이 미국 LA에서 열린 CJ그룹 글로벌 경영전략회의에서 주요 계열사 경영진들에게 글로벌 사업 역량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출처= CJ

CJ대한통운 “글로벌 역량 확장은 계속” 

CJ대한통운은 지난 10월 발생한 인명 사고 그리고 택배기사 파업 등 내부 문제로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큰 틀에서 경영의 기조에는 바뀌지 않았다. CJ는 ‘월드베스트 CJ(담당하는 모든 사업에서 세계 1위 기업이 되는)’ 비전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이 중심에 있는 계열사가 바로 대한통운이다. 그렇기에 CJ는 대한통운의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외 M&A를 앞으로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유통업과 물류의 경계가 무너지는 추세로 전 세계적으로 물류산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면서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CJ와 대한통운의 M&A 타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법은 모두 다르지만 전도가 유망한 사업인 물류의 가능성을 본 기업들의 전략적 접근이라는 측면에서 롯데·CJ·SK가 보이고 있는 물류에 대해 보이는 관심은 매우 흥미로운 움직임으로 해석되고 있다. 

일련의 현상에 대해 인하대학교 물류전문대학원 민정웅 교수는 “롯데나 신세계 등 유통업체들이 물류에 대해 갖는 관심, SK의 투자, 쿠팡의 직접 물류 그리고 CJ의 글로벌 확장 전략 등을 보면 최근 기업계에서 물류는 아주 중요한 관심사로 여겨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국내 기업들은 자신들의 경영 전략에 맞는 다양한 방법으로 물류에 연결고리를 만들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