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점상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대표. 사진=이코노믹 리뷰 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황점상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W) 코리아 대표(49)는 지난 2009년부터 지금까지 C&W를 이끌며 국내 부동산 리테일 업계에서 C&W를 정상위에 올려놓은 인물이다. 1994년 컨설팅업체 STD컨설팅에 입사해 동대문 패션 쇼핑몰 ‘누존’ 마케팅·분양 컨설팅 업무를 시작으로 LG백화점 기획개발팀을 거치면서 리테일·오피스 상업 및 업무시설 임대차 컨설팅 업무에 잔뼈가 굵은 ‘24년 차’ 전문가다. C&W는 세계 70개국 400여 지사에 4만8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업체다.

국내 부동산 리테일에서 C&W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로 리테일 업계에서 C&W는 마켓리더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광화문 디타워와 명동 눈스퀘어의 임대자문부터 ‘커피계의 애플’로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은 ‘블루보틀’의 한국 진출도 C&W에 위탁해 진행 중이다. C&W는 ‘블루보틀’의 임차자문을 맡으며 내년 상반기 성수동에 1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리테일 업계 1위…원스톱 비즈니스 스펙트럼 제공

C&W가 부동산 리테일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2012년부터다. 이 당시 C&W는 회사 내 업역 간 컬래버레이션을 토해 사업의 다각화를 추구했다. 임차대행부터 시작했던 사업은 컨설팅으로 업역이 넓어지고 컨설팅 역시 현재 빅데이터 개발사업부터, MD컨설팅 등 으로 나뉜다. 이는 하이스트릿 테넌트랩(가두 상권 임차자문), 크로스보더(국내외 임차자문), 밸류애드(원래 리테일 아닌 다른 용도의 건물을 리테일 용도로 바꾸면서 건물의 가치를 높이는 것) 등의 팀으로 세분화했다. 밸류애드가 적용된 대표적인 사례가 호텔 및 리테일로 개발되는 KB명동사옥을 들 수 있다.

황 대표는 “클라이언트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거나 외국계 파트너를 연결해주는 업무가 확대되면서 현재는 M&A팀이 꾸려졌다”라면서 “연관된 부분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로 확대해나가며 스펙트럼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건물을 살 때 컨설팅을 하고 지을 때 MD컨설팅을 하고 건물이 지어지고 난 후에는 임대 컨설팅을, 이후 건물관리, 나중에는 매각까지 하는 전체 프로세스를 리테일 업역 내에서 다 할 수 있게끔 프로세스를 만들었다”라면서 “서비스의 깊이가 깊어지면서 시장 영향력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리테일 업계는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온라인 비중이 높아지면서 패셥업계는 물론 대형마트,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이 집객능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황점상 대표는 ‘보다 다변화된 체험형’ 매장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위기의 리테일 업계… 백화점 업계는 ‘큐레이션 서비스’

황 대표는 “쇼핑센터나 건물, 백화점 등 리테일 자산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공통적인 이슈가 바로 리테일 분야에서 온라인의 비중이 증가하는 가운데 성공 가능한 오프라인 매장이 어떤 특성을 지녀야 하는지다”라면서 한 예로 백화점 큐레이션 서비스를 소개했다. 큐레이션 서비스는 해당 고객이 자주 샀던 의류 타입 혹은 색상 등을 고려해 컴퓨터 기술을 이용해 소개해주는 것이다.

황 대표는 “요즘 백화점업계에서 큐레이션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라면서 “각 개별 사람들의 취향을 파악해 그에 맞게 안내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터넷에는 2만원짜리 스커트마저 종류가 너무 많다 보니 고르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핏이 맞지 않으면 다시 환불해야 하는 등의 경우가 많다 보니 이를 보완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에게 스타일을 제안하는 서비스 등이 활황이고 일본 백화점이 대표적인 경우다”라고 설명했다.

 

다변화된 체험형 매장… 우주체험부터 서핑까지

황 대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오프라인 매장에서 주요 콘셉트로 떠오른 ‘체험형 매장’이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범위가 확대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황 대표는 “중구 상해에 있는 쇼핑몰에 가면 한 층 전체가 직접 체험하는 매장으로 꾸며진 곳도 있다”라면서 “예컨대 고객이 도자기 혹은 반지 등을 직접 만들어서 그걸 사거나,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구매하는 형식”이라며 “실제로 고객이 참여하는, 체험하는 콘셉트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직접 체험하는 방식도 있지만 체험할 수 있는 것의 종류 역시 다양화됐다.

그는 “해외 쇼핑몰 중에 최근 공기 중에 사람을 띄우는 걸 쇼핑몰 중간에 배치해 놓고 그 주변으로 음식점이 자리 잡은 것도 볼 수 있다”면서 “사람들이 체험하는 것을 내가 지켜볼 수 있고 실제로 내가 체험할 수 있고 또 그것을 보면서 식사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롯데월드를 가면 실내 스케이트를 쇼핑몰에 방문한 사람들이 할 수 있고 또 그것을 직접 보면서 식사를 할 수가 있었던 것처럼, 체험할 수 있는 레저의 범위가 우주 체험, 서핑 등 상당히 다양해졌다”고 덧붙였다.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아울러야… 온라인이 줄 수 없는 ‘경험’도

황 대표는 일본 도쿄 미드타운타워에 있는 한 자동차 매장도 한 예로 꼽았다.

황 대표는 “일반적으로 자동차 매장이라고 하면 자동차만 있기 때문에 한두 번 방문 후 세 번째 방문을 할 때는 차를 사야 한다는 부담감이 들어서 매장 방문이 꺼려진다”라면서 “미드타운에 있는 자동차 매장은 차와 관계된 모든 상품들, 예컨대 차량용 향수, 방석, 운전할 때 입는 외투 등 라이프 스타일 전체를 제공해 여러 번 방문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고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친숙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장 역시 자동차만 전시하는 것보다 비어있는 공간을 활용하기 때문에 매장 분위기도 좋아지고 효율도 올라간다”면서 “이 같은 종류의 오프라인 매장들이 온라인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체험을 제공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쇼핑센터에 테라스가 필수가 된 이유

쇼핑센터 역시 물건을 사는 개념보다는 레저에 대한 개념을 갖도록 3,4,5층으로 올라가면 각층별로 테라스가 마련되고 있다.

황 대표는 “과거 쇼핑몰은 인사이드 매장이었기 때문에 식당에 들어가면 닫힌 공간 내에서 밖을 내다볼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테라스를 통해 외부 공기와 접하도록 설계되고 있다”라면서 “식당 밖(테라스)에서 내가 하는 행동도 외부에 보여줄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온라인에서 해줄 수 없는 서비스를 오프라인이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피스 시장, 수요공급 따라 가격 선진적으로 변화돼야

부동산 리테일의 변화만큼 오피스 시장 역시 변화 가운데 있다고 황 대표는 언급했다.

올 한해 오피스 시장 거래 규모는 10조원을 넘어섰다. 역대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선 데다 연말까지 13여조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직전 역대 최고 거래 규모를 기록한 2017년 대비 70% 증가한 수치다. 반면 오피스 시장 전반적으로 여전히 10% 이상의 높은 공실률이 지속되고 있다. CBD는 최근 15% 수준까지 상승했으며 YBD는 20%대까지 공실률이 치솟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GBD는 10% 이하의 수준의 공실률을 기록했지만 국내 오피스 시장에서 공실률은 점차 오르고 있어 공실해결이 화두로 자리 잡은 지는 오래다.

황정삼 대표는 이와 관련해 “국내 오피스 공실 문제는 오피스 시장이 선진화되어가는 중간 단계”라면서 “싱가포르나 홍콩 등은 공실에 따라 시장에서 가격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건물가치(임대료 및 건물가격) 역시 수요공급에 따라 반응속도가 선진적으로 빨리 반응해야 하지만 국내 시장은 아직까지 건물주들이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가격이 쉽게 낮아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수요공급에 따라 가격이 움직이면 대형공실들이 빨리 줄어들게 된다”라면서 “국내 오피스도 과거에는 렌트프리 등 옵션사항을 주는 데 인색했지만 최근 공실률이 증가하면서 최대 5개월까지 주는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기업 유동성 확보&금리인상이 밀어올린 오피스 시장 ‘13조원’ 눈앞

오피스 시장의 높은 공실률에도 불구하고 올 한 해 거래가 10조원을 넘는 등 활황을 보인 배경에는 대기업의 유동성 확보와 금리 변동을 이유로 꼽았다.

황 대표는 “대기업이 갖고 있던 건물들의 경우 유동성 때문에 기업 측에서 매각했다”라면서 “AMC가 운용하고 있는 오피스 매물은 일반적으로 매매 사이클에 따라서 매각을 하는데, 금리인상 이슈가 크다 보니 매각 사이클에 임박했거나 매각 사이클 내에 있었던 매물은 선제적으로 매각을 한 것”이라면서 “아직 우리나라는 예금금리와 실질적으로 부동산에 투자해서 올릴 수 있는 기대 수익률 스프레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내년에도 상당히 매각이 활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오피스빌딩 금리 스프레드는 베이징과 홍콩, 싱가포르 등 주요 아시아 도시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향후 금리가 소폭 상승해도 아직은 펀더멘탈이 충분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 황점상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대표. 사진=이코노믹 리뷰 임형택 기자

리테일 업계 1위 넘어 오피스업역 강화·사업 총괄까지

부동산 리테일 업계 1위를 거머쥔 C&W는 향후 오피스 시장 쪽으로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현재는 임차인 우위 시장이지만 3~4년 후에는 임대인 우위 시장으로 흐름이 바뀔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면서 “공실률이 줄어들면 임대인 우위 시장이 되고 임대 마케팅 역할이 증가하게 돼 LM(임대 대행)이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임차인과 접목해서 LM서비스 쪽으로 강화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클라이언트가 다양화되면서 개발 사업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맞춰 공사 관리 영역으로 스펙트럼을 넓혀갈 계획이다. 과거에는 클라이언트가 기업 위주였다면 이제는 외국계 회사부터 개인 자산가, AMC 등 다양해지면서 건물을 매각하거나 매입하는 개발사업도 늘어나고 있어 관리를 필요로 하는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싱가포르나 인도네시아는 턴키를 받아서 공사 전체를 관리하고 클라이언트를 대신해 사업과 관련된 내용들의 실제 계약 주체가 돼 하위 계약들을 관리하는 환경이 많이 발달했다”라면서 “국내에 접목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