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이번주 국내 주식시장은 투자전략 관련 성장 모멘텀보다 안정적 기업이익 창출에 무게를 둬야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조선·건설·음식료·유틸리티 등의 업종을 주목해야한다는 의견이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12월 17~21일) 코스피(KOSPI) 예상밴드로 2050~2150포인트를 제시했다. 하나금융투자는 2080~2130포인트를 케이프투자증권은 2050~2130포인트를 전망했다.

12월 17~21일 코스피 예상밴드. 출처=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주식시장 상승요인으로 미중 무역분쟁 완화 가능성, 유럽 정치 불확실성 축소 가능성, 밸류에이션 매력 등을 하락요인으로 한국 기업이익 감소 우려, 미국 주택 지표 둔화 여부 등을 들었다.

우선 오는 19~20일 개최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중요한 이슈다. 현재 미국 연방기금(FF) 금리선물에 반영된 12월 금리인상 확률은 75.7%이며 내년 3월 금리인상 확률은 30.3%다. 관심은 내년 금리 인상횟수와 파월의 스탠스, 중립금리의 변화 여부. 최근 미국 10년물 금리의 하락, 장단기 금리차 축소 등으로 현재 점도표에 제시된 내년 3번 금리인상 횟수가 축소되거나, 내년 3월 금리동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점도표 중간값은 3.0%로 하향 조정, 중립금리는 3.0% 유지를 전망했다. 내년 기업이익 증가율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금리인상 속도의 둔화는 주식시장 할인율 하락 요인으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글로벌 경기선행지수의 하락과 미국 금리인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고, 연방준비제도(Fed)의 완화적 통화정책 가능성에 대한 주식시장의 기대치가 높다는 점에서 12월 FOMC 결과가 단기적 실망감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이번주 미국 주택지표도 발표한다. 미국 30년 모기지금리가 5%(12일 현재는 4.96%)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주택시장 지수, 주택착공건수, 건축허가, 기존주택매매 등이 최근 부진하다. 11월 주요 주택 관련 지표의 블룸버그 예상치는 전월과 유사하거나 소폭 개선됐다. 미국의 기준 금리 레벨 상승에 따른 영향으로 주택 경기에 부진이 추가로 나타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메이 총리의 여당 내 재신임으로 유럽연합(EU)와의 브렉시트 재협상 이후 영국 의회 하원 비준이 다시 진행된다. 예산안의 국회 통과 난항, 하원 내 불신임 투표 가능성 등도 존재하나, 메이 총리의 총선불출마 선언에 따라 보수당 집결 시 영국 하원 브렉시트 협상안 비준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으며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은 작아진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은 성장·가치, 수출·내수 등의 스타일 구분이나 업종 리밸런싱보다는 종목 선별로 중심이 이동 중"이라며 "주도 업종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서 종목 장세와 업종별 순환매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선호하는 업종은 성장 모멘텀보다는 안정적이고 가시적인 기업이익 창출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수주가 확연한 조선·건설, 제품가격이 인상된 음식료, 이익 가시성이 높아진 유틸리티 등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수급적으로는 12월 만기 이후 배당주 매수 우세를 예상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주 국내증시는 코스피 2100포인트선 안착을 테스트하는 중립 이상의 주가흐름 전개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12월 17~21일 경제지표 발표 일정. 출처=NH투자증권

케이프 "내년 실적 불안감, 시장 부담 요인으로 작용"

케이프투자증권은 이번주 주식시장 상승요인으로 미중 양국 간 무역전쟁 협상 지속 기대감, 연준 정책 기조 선회 기대감 등을 하락요인으론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 노이즈 지속 등을 제시했다.

중국이 기존 제조업 정책을 크게 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된 가운데 미국 역시 무역분쟁 해결을 위한 조치를 취하면서 협상 시한 내 무역분쟁 종결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협상 시한이 90일로 길지 않고, 협상 우위 선점을 위한 양국의 신경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은 시장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미국 경제지표에 무역분쟁의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한 가운데 기업 실적 흐름 훼손에 대한 우려가 증시 조정으로 이어지고 있어 구체적인 타결 소식이 나오기 전까지 변동성 확대는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연준은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전망이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상반기에 비해 약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회복 추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다만 무역분쟁의 여파가 미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가운데 물가상승속도가 서서히 느려질 점을 감안해 내년 금리인상에 대한 비둘기파적인 가이던스를 내놓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2월 FOMC에서 내년 금리인상에 대한 비둘기파적인 정책적 색깔이 강해질 경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무역분쟁을 둘러싼 미중 양국의 갈등과 4분기와 내년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중장기적으로 미국 경기 침체를 방어하기 위한 목적과 트럼프·공화당 행정부의 2020년 대선을 앞둔 정치적 입지 확보를 위한 인프라투자 활성화가 시장 모멘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으로는 제한적인 범위에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천 업종으로는 산업재, 소재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