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어부산 A321 NEO LR 비행기 조감도 모습. 사진=에어부산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정률제를 포기하고 과감히 기업공개(IPO)에 나선 에어부산의 수요예측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 침체기를 겪고 있는 공모주 시장에서 세 번째 코스피 상장 도전이다.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먼저 나온다. 상장 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에어부산은 13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콘래드 호텔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사의 그간 행적과 전망에 관해 설명했다. 에어부산은 지난 2007년 부산을 중심으로 설립된 저비용항공사(LCC)다. 특성상 부산-김포 노선에 집중, 국내 최초로 셔틀화 전략을 도입했다. 부산-일본 후쿠오카를 매일 5회 왕복, 부산-일본 오사카를 매일 3회 왕복 운항한다. 현재 김해공항 국내선 이용객 점유율은 41.6%다.

에어부산은 지난 10월 에어버스의 A321 NEO 도입을 체결했다. 노선 다양화를 위해서다. 신규 항공기는 기존 대비 15%의 연료 절감 효과가 있다. 최대 운항거리는 833km로 늘어난다. 다른 LCC 주력 기종 항공기보다 탑승인원이 43명 많아 운항 효율성이 높다. 항공기 도입으로 싱가포르와 발리 등 노선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항공자유화가 점차 확대될 여력이 있다는 점은 기회요인이다.

에어부산은 신규항공기를 도입해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하는 중거리 노선 수요를 김해공항에서 나눌 계획이다.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는 “화물서비스와 음식료 제공 등의 유료서비스 도입을 통해 현재 5.5% 수준인 부가서비스 매출 비중을 내년 6.5%로 늘릴 계획”이라면서 “LCC 업계 평균인 8%대까지 부가서비스 매출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또 “오는 2022년 매출액 1조3000억원, 영업이익 13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중단기 계획을 통해 영남권과 호남권의 대표 항공사로 도약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 에어부산 요약 손익계산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산업 요소

에어부산은 국제선 대부분 노선이 부산발 노선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다 보니 김해공항의 항공수용 능력이 포화하면 성장성 한계가 있다. 인천공항으로의 취항이 필수적이다. 에어부산은 기재운영 여건과 항공승무원 등을 확보한 뒤 인천공항 진출을 시도할 계획이다. 그러나 진출이 어려워지면 성장성과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만약 일본에 태풍이 상륙한다면 대부분 노선이 결항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보니 회사는 자연재해 등 일본 내 상황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항공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탑승객 입장에선 에어부산은 이용의 불편함이 있다. 에어부산은 스타얼라이언스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 인터라인 협정까지 체결되어 있지 않아 다른 항공사와의 연계발권이 불가능하다. 협력하여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이 다른 항공사와 비교해 떨어진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부산에서 중남미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에어부산의 김해-일본 나리타 티켓과 유나이티드 항공의 나리타-휴스턴-중남미 티켓을 따로 끊어야 한다. 가격이 비싸고 인터라인이 체결돼 있지 않아 수하물을 옮기기 불편한 조건이다.

이날 나이스신용평가는 내년 항공운송 산업 전망을 ‘중립’, 2018년 대비 ‘유지’수준으로 판단했다. 유가와 금리 상승 시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존재하나 변동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아태지역 중심으로 향후 경쟁강도 심화에 따라 영업수익성 개선을 제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신규 인허가 등 국내 경쟁구조 변화 가능성을 놓고 부정적인 견해를 펼쳤다. 이는 LCC의 사업확장 위협요소로 판단했다. 항공운송면허 심사를 받는 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에어필립·가디언즈항공 등 5개 업체의 면허 승인 여부는 늦어도 내년 3월까지 결정될 전망이다.

내년부터 신규 LCC가 진입하게 되면 기존 일본 노선에서 과당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LCC들이 신규 항공사가 진입하는 가운데 성장과 수익을 보장받기 어렵다”면서 “국내 LCC는 국내선 수요기반이 작고 항공자유화 협정 수준도 낮아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중·단거리 노선 출국수요 성장이 다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자료=에어부산

자본시장 요소

에어부산의 공모 주식수는 520만7000주로 희망공모가 밴드는 3600~4000원이다. IPO 신주 207만주(39.8%)에 구주 313만7000주(60.2%)를 더해 총 187억~208억원 규모로 공모구조를 설계했다. 구주매출은 에어부산 자사주가 288만7000주로 대부분이다. 지역주주 중에선 부산롯데호텔이 25만주다. 주관사는 공동대표주관사로 NH투자증권(배정비율 45%)과 미래에셋대우(45%)가 있다. 여기에 공동주관회사로 BNK투자증권(10%)이 있다.

에어부산의 공모가는 초창기 1500억원~2000억원의 공모가 200억원까지 대폭 축소됐다. 공모가가 낮게 산정됐다는 시장의 평가에 대해서는 IPO를 통한 자금 유입보다 상장을 통한 영업 목적에 초점을 뒀다는 입장이다. 최판호 에어부산 경영본부장(전무)은 “이익잉여금이 1100억원 수준인데도 프리미엄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상장을 통해 마케팅 측면을 강화하려는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에어부산은 주가수익비율(PER) 8.6배를 적용했다. 에어부산은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다. 이들 기업 주가는 최근 유가 하락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됐다. 밸류에이션 산정 시점인 10월 이후로 완만한 상승폭을 그리고 있다.

▲ PER 평가방법을 이용한 비교기업 평균 PER.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이번 에어부산 IPO에서 핵심 위험으로 떠오르는 요소는 내년 도입되는 IFRS16호 회계기준이다. 리스 기준서 개정에 따라 회계 처리 시 운용리스와 금융리스를 구분하지 않고, 단일 회계 모형을 사용하게 된다. 이에 모든 항공기를 운용리스로 처리하고 있는 만큼 IFRS16호 도입은 부채비율이 크게 증가하는 요소다. 올해 9월 말 기준 에어부산의 부채비율은 102.87%다. 이대로라면 부채비율이 233.06%까지 오르게 된다. 이는 상장으로 추가 유입될 자본금과 구주매출을 통해 늘어난 자본이 반영됐을 경우다. 실제로는 310%까지 오를 가능성이 존재한다.

다만 에어부산은 “이번 공모를 통해 2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다면 기단 구매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간담회에서 밝혔다. 항공기는 1대당 가격은 1000억~1500억원 정도다. 구매 시 자기자본금을 전부 쓰지 않는다. 30% 수준의 다운페이를 내고 나머지는 차입금으로 지불한다. 항공기 구매를 위해서는 300억~400억원의 기본 자본이 필요하다. 현재 에어부산의 잉여자금과 유입자금을 보면 1300억원 수준이다. 차입금 수준을 고려했을 때 3대에서 4대의 선급금을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항공기 구매는 운용리스와 비교하면 연간 8억원에 손익효과가 있다.

▲ 아시아나IDT 주간기준 주가추이. 자료=네이버 금융 캡쳐

모기업 리스크

그룹내 계열사인 아시아나IDT가 유가증권 상장에서 미매각 성적을 낸 것은 변수다. 아시아나IDT는 396억원의 공모에서 23억원의 미매각을 냈다. 이는 KB증권이 인수했다. 아시아IDT는 시장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회사는 시초가(1만4300원) 대비 12.58% 감소한 1만2500원으로 이날 장을 마쳤다. 시장은 모기업 리스크를 신중히 판단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 결과다.

에어부산은 재계순위 25위인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속해있다. 금호아시아나는 2010년 주요 계열사의 워크아웃과 자율협약 등으로 위기를 겪었다. 지난해 금호타이어 계열 분리를 끝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마쳤다. 현재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이 실적 부진에 따라 유동성 위험과 그룹의 신인도가 하락하면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대규모 기업집단의 특성상 그룹 차원의 재무위험과 신용 위험 등은 연쇄 발생하기 쉽다.

에어부산 지분은 아시아나항공이 46% 보유해 최대 주주로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미상환 원금은 1조3000억원에 달한다. 만약 아시아나 항공 신용등급이 BBB- 미만으로 하락하면 발행한 모든 ABS를 조기상환해야한다. 아시아나 항공의 항공기 운항 영업에 차질이 발생하면 계열사인 에어부산 역시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기내식 업체 변경에 따른 평판리스크도 우려 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