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점 미니스톱의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롯데'가 거론되고 있다. 웇러= 각 사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매각 절차에 들어간 편의점 ‘미니스톱’의 인수 협의가 점점 길어지면서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인수 경쟁에 참여한 3곳의 업체들 중 롯데의 미니스톱 인수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롯데 인수 후에 발생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고가고 있다. 롯데가 미니스톱 인수전에서 가장 유리한 입지에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롯데가 미니스톱의 최종 인수자로 선정된다면 이후 국내 업계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을까.   

롯데, '세게' 지르다 

롯데, 신세계 그리고 사모펀드 글랜우드PE가 참여한 미니스톱 인수전은 각 사가 제시한 가격조건의 조정 문제에서 논의가 길어지면서 쉽사리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 평가한 미니스톱의 가치는 약 2500억원~3000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매각 주관사인 일본의 유통기업 이온그룹은 가능하면 높은 인수금액을 받기위해 ‘프로그레시브 딜(Progressive Deal·최종낙찰자가 나올 때까지 입찰 기한을 두지 않고 계속 가격 경쟁을 진행시키는 경매식 입찰)’ 방법으로 입찰 가격을 높였다. 이에 따라 미니스톱의 가치는 점점 올라갔고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은 최초 응찰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자시 한 번 제시했다. 여기에서 롯데는 4000억원이 넘는 높은 가격을 제시해 경쟁 업체들보다 우위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입찰의 조건 자체가 최고가 입찰을 위한 방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은 현재까지 롯데의 입찰은 거의 확실시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수가 끝이 아니다? 

롯데가 미니스톱을 인수하면, 전국에 9548개가 운영되고 있는 자사의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매장 수에 2533개의 미니스톱이 더해져 약 1만3000개 점포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국내 편의점 점포 수 1위 CU(1만3109개)와 2위 GS25(1만3018개)를 거의 따라잡을 수 있다. 편의점은 운영하는 점포 수가 가맹 본사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만큼 수익성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인수를 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세븐일레븐과 다른 미니스톱의 가맹계약 조건의 일치, 운영점주들에 대한 처우 등을 맞춰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다소 갑작스러운 매각 결정과 달라지는 조건으로 현재 미니스톱의 점주들은 한국 미니스톱에 대한 불만이 가득한 상태다. 이들을 잘 설득시키지 못하면 롯데는 비싼 돈을 들여 브랜드를 인수해 놓았음에도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마지막 변수 

현재까지는 롯데가 입찰 가격만으로는 가장 우위에 있지만,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바로 국가가 법으로 제한하고 있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규제 때문이다. 현행 공정거래법 제4조는 단일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인 경우, 3개 이하 사업자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75% 이상일 경우를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추정하고 인수·합병으로 인해 시장점유율(매출액·점포수)의 합계가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요건에 해당하면 기업의 합병이나 결합을 제한할 수 있도록 법으로 정해두고 있다. 만약 이 비중을 넘는 합병이나 인수가 있을 경우 공정위는 계약을 취소시킬 수도 있다.   

현재 점포수를 기준으로 CU는 31.3%, GS25는 31.2% 세븐일레븐은 22.7%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단일사업자의 과반수 점유는 없지만 이미 3개 업체의 합산 점유율은 약 85.2%다. 롯데가 미니스톱을 인수하면 3개 업체의 시장점유율 비중은 90%를 넘기게 된다. 

물론 공정위는 사업자에게서 제출받는 기업결합 신고서의 내용을 보고 적합성을 판단하기 때문에 롯데가 미니스톱을 법적으로 ‘인수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분명 롯데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 

여기에 일본에서는 롯데와 유통업계의 경쟁 관계에 있는 미니스톱의 대주주 이온그룹이 롯데에게 유리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릴 것인가도 또 하나의 작은 변수가 될 수 있다. 

롯데 측은 “우선은, 인수 협상의 최종 결과를 보고 그 다음 대응방안을 결정할 것”이라면서 미니스톱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과연 올해 우리나라 유통업계 이슈의 대미를 장식할 미니스톱 인수전은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롯데의 승리로 끝날 수 있을까. 아니면, 다른 변수들이 작용해 전혀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전혀 다른 판이 만들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