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다음 해 저축은행의 사업환경은 비우호적이지만,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재무건전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의 경우 신용도 하방압력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전망된다.

▲ 저축은행 총자산과 성장률 추이. 출처=한국기업평가

11일 한국기업평가는 다음 해 저축은행업의 사업환경을 비우호적이라고 전망했다. 실적도 저하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등급전망은 ‘중립적’으로 평가했다.

현재 저축은행은 각종 규제 강화 등으로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에 있다. 가계부채 규제 강화,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대출성장세는 둔화할 전망이며, 다음 해 상반기에는 DSR, 이듬해에는 예대율 규제가 도입될 예정으로 가계대출 부문의 자산성장은 어려운 상황이다. 더불어 부동산 경기 하강과 조달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 저하가 예상된다.

저축은행업은 2016년까지 연평균 20%에 육박하는 높은 자산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이후 자산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올해에는 대손충당금 적립기준 강화와 조달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저하세로 돌아섰다. 자산건전성 지표도 성장세를 멈췄다. 그럼에도 저축은행은 자기자본 증가를 이어오면서 자본 적정성 지표를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지해왔다.

▲ 저축은행 자산건전성추이 출처=한국기업평가

한기평은 다음 해에도 저축은행의 재무건전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경무 평가전문위원은 “과거보다 강화된 규제를 적용받아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출포트폴리오의 질도 개선됐다”면서 “급격한 자산건전성 저하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단, 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이나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경기둔화 우려가 큰 가운데 민간소비도 위축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 주요 기관 경제성장률 전망. 출처=한국기업평가

LG경제연구원과 KDI의 경제전망에 따르면 다음해 GDP성장률이 올해에 비해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건설투자의 회복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대출성장세는 둔화할 전망이며, 부동산 경기 하강과 부동산 관련 대출규제를 고려하면 PF대출, 부동산담보대출 등 부동산 관련 대출확대도 쉽지 않다.

한기평은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출시장에서 여전사 등 업권 간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꼽았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통과로 인터넷전문은행의 사업확대 기반이 마련된 점도 저축은행에는 잠재적인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연구위원은 “정부의 중금리대출 확대 정책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와 은행권 대출규제 강화에 따라 은행권을 이탈하는 대출수요를 얼마나 흡수하느냐가 성장률 방어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저축은행별 신용등급 추이. 출처=한국기업평가

등급전망이 중립적인 데에는 저축은행들이 올해 하반기 신용등급을 신규평가를 받은 것도 기여했다. 올해 한기평은 79개 저축은행 중 7개사에 신용등급을 신규 부여했다. 

저축은행은 통상 자금조달을 위해 신용평가를 받지 않는다. 올해 많은 저축은행이 신용등급을 받은 이유는 지난 10월부터 저축은행 예·적금이 퇴직연금으로 편입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은 퇴직연금 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투자등급 BBB- 이상을 받아야 한다.

즉,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은 올해 하반기에 부여됐다. 김정현 전무위원은 “신규등급을 부여했기 때문에, 등급부여 당시 다음 해 전망까지 반영했다”면서 “따라서 다음 해 저축은행의 등급전망이 중립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