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한현주 기자] 애플의 아이폰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큰 힘을 쓰지 못하는 사이, 후폭풍이 핵심 부품사를 덮치고 있다. 전문가들이 초고가 가격 정책을 고수하는 애플에 부정적인 전망을 발표하는 가운데 애플은 새로 출시한 아이폰 XR을 중심으로 보상판매 마케팅을 벌이는 등 극약처방에 나서고 있으나 큰 효과는 없다는 평가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9일(현지시간)  재팬디스플레이(JDI)가 이달 아이폰 XR용 LCD패널 생산을 지난달 대비 30% 축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신형 아이폰이 판매가 부진하자 핵심 부품사들의 생산을 감축한 것으로 보인다. JDI는 아이폰 XR 패널의 절반을 조달하고 있다. 외신은 JDI가 공장 가동률 서서히 줄이고 있으며, 연말을 전후로 10일간 생산을 중단한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문제는 아이폰 XR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폰XS·XS맥스도 마찬가지다. 무선 주파수 제조업체 코보, 3D센서 제조업체 루멘텀 홀딩스 등 애플의 부품사들이 연이어 생산을 줄이고 있는 이유다. 루멘텀 홀딩스는 최근 하반기 실적 전망치를 대폭 하향조정하면서 “ 대형 고객사가 납품을 줄이라고 요청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대형 고객사를 애플로 추정하고 있다.

애플의 어려움은 아이폰 초고가 전략과 가격 차별화 실패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애플 전문기자인 TF 인터내셔널의 밍치궈 애널리스트는 “무역 전쟁으로 얼어붙은 중국의 소비심리 역시 영향을 미쳤다”고도 분석했다.

애플은 임시방편으로 미국에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아이폰 보상판매를 시행하고 일본에서도 이동통신사 보조금을 통해 사실상 할인판매에 돌입했다. 그러나 뚜렸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영구적이며, 더 큰 폭의 아이폰 할인 전략을 택해야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아이폰 부진이 일시적 문제가 아니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중국 등 거대 시장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9%에 도달하면서 신규 수용창출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교체수요 심리도 악화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위기는 삼성전자도 피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IM부문은 갤럭시노트 9 출시에도 지난 3분기 영업이익 2조2200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동기 대비 1조 700억원 감소한 수치로 신형 프리밍엄폰이 출시되지 않은 2분기 (2조 7000억원)보다 4800억원 적었다. 4분기 역시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