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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큐레이션] 주사위 던진 카카오 카풀...모빌리티 큰 그림 보여주나?

일각 반발 넘어서면 세계 수준 노릴 수 있어

최진홍 기자 rgdsz@econovill.com

기사승인 2018.12.07  17: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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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카카오 모빌리티가 말 그대로 루비콘강을 건넜다. 택시업계와 일부 정치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본격 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국내 모빌리티 업계의 맏형이자, 카풀을 넘어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업이다. 이를 기점으로 민감한 전쟁은 최대한 피하며 영악한 로드맵을 보여줘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카카오 T 카풀이 시동을 걸었다. 출처=카카오

카카오 모빌리티의 전투

카카오 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는 부침이 많다. 야심차게 서비스 출시 소식을 알렸으나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해 크게 휘청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동종업계 사업자들도 타격을 받았다. 한국판 우버라는 평가를 받았던 차차 크리에이션은 국토교통부 유권해석에 따라 대표가 교체됐으며, 간판 플레이어인 풀러스는 폐업 직전까지 갔다.

카카오 모빌리티 등 ICT 업계는 설득전에 돌입했다. 택시업계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상생의 대책을 찾겠다는 논리를 강조했으며, 택시업계도 대표적인 규제산업이라는 점을 들어 일종의 ‘동변상련’ 행보도 보였다. 나아가 택시업계의 과도한 사납금 등 택시회사와 택시기사를 분리해 설득해야 한다는 전략도 등장했으며, 카카오와 택시기사들의 ‘콜라보’로 탄생한 카카오 T 택시의 성공적인 안착에 주목해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10월15일 발간된 2018 카카오 모빌리티 리포트의 핵심이다.

IT 업계의 설득이 이어졌으나 택시업계는 물러나지 않았다. 지난 10월18일 서울 광화문에서 벌어진 대규모 택시파업은 업계의 반발이 극에 달했던 순간으로 평가된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10월16일 카카오 T 크루 모집을 시작한 가운데 택시업계는 “시민들도 반대한다. 나라시 영업(공유경제 영업을 비하하는 속어) 중단하라”와 “카카오를 박살내자”는 발언을 대거 쏟아냈다.

   
▲ 택시기사들이 카카오 카풀 반대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당시 강신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하지 않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당장 사형시켜야 한다”면서 “금수저 국토교통부, 이낙연 국무총리, 쓰레기 국회의원, 김동연 부총리는 개**며, 이재웅 쏘카 대표도 마찬가지로 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촛불혁명으로 일어난 현 정부가 어떻게 우리에게 이럴 수 있느냐”라면서 “우리는 적폐 가 아니다. 개밥그릇을 뺏어가지 말라”고 주장했다.

강 위원장은 또 “우리의 의견을 듣지 않는 기자, 언론들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는 한편 카카오 모빌리티를 두고 그 구성원들을 “다 죽여야 한다”는 격한 반응도 보였다. 해외 순방중인 문재인 대통령을 두고 “해임시켜야 한다”고도 말했다.

당시를 전후로 쏘카의 자회사 VCNC가 타다를 런칭하고, 택시업계가 청와대 앞에서 1인시위를 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재미있는 장면은 SK텔레콤의 행보다. 카카오 모빌리티와 택시업계의 신경전이 극에 달한 상태에서 SK텔레콤은 티맥택시를 대대적으로 개편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택시 이용 자사 고객들의 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연말까지 티맵 택시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승객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도 출시했다.

   
▲ SKT의 콜전용 버튼이 보인다. 출처=SKT

아직 카풀은 고려하지 않으며, 무료로 플랫폼 볼륨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운전 중 고객의 호출 응답을 위해 스마트폰을 조작해야 하는 현재의 방식이 택시기사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택시기사 3만 명에게 버튼식 '콜(Call)잡이'까지 제공하는 꼼꼼함도 보여줬다. SK텔레콤은 카카오 모빌리티와 택시업계의 반발을 지켜보며 택시업계와 밀착하는 분위기다.

성과도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은 11월26닝 기준 가입 택시 기사 10만명을 확보하고, 배차 성공율이 3배 이상 높아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전국 택시 기사(27만명)의 37%, 서울시(8만3000명)에선 54%(4만5000명)의 택시 기사가 티맵 택시에 가입했다. 가입 추세는 11월 초 6만5000명에서 11월24일 10만2000명에 달할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호출 건수도 앱 리뉴얼 전과 비교해 약 10배 이상 늘어나는 등 대폭 증가했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이용자 확대 추세를 바탕으로 2020년 말까지 티맵 택시 실사용자 500만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전선이 복잡해지는 가운데 11월9일 정주환 카카오 모빌리티 대표와 강신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이 만나며 극적 합의의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이는 택시업계의 부정으로 해프닝이 됐다.

11월22일 택시업계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규모 시위에 돌입했고, 일반 카풀 이용자들도 논란에 가세했다. 일반 카풀 이용자들의 모임인 카풀러는 11월26일 조속한 카풀 서비스 이행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자율적 참여를 통한 공유 경제 실현에 큰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정부 및 카풀 기업이 정하는 가이드에 따라 카풀을 준법 운행할 것을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카풀러는 이어 "기존 기득권층의 목소리만 경청할 것이 아니라 국민을 대변해야 한다는 존재의 이유를 되새기며, 정부가 혁신 성장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라면서 "강력한 기득권층의 주장보다 국민들의 조용한 외침이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카풀 논란은 국토부와 국회를 통해 긴밀하면서도 빠르게 전개됐다. 일부 언론을 통해 카카오 카풀의 윤곽이 나오며 업계에서는 “카카오 카풀이 일부 제한 조건을 바탕으로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 정주환 카카오 모빌리티 대표와 택시업계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정주환 대표 페이스북

시동걸린 카카오 T 카풀..기본료 저렴

카카오 모빌리티의 카풀인 카카오 T 카풀은 베타 테스트를 거쳐 17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난 2월 최바다 당시 대표가 이끌던 럭시를 인수한 후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하는 셈이다. 카카오 모빌리티 관계자는 “서비스 준비부터 많은 생각이 있었다”면서 “신중하게 서비스에 돌입하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T 카풀 베타테스트는 서비스의 기술적 안정성을 높이고 협의를 통해 도출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제한적 형태로 진행된다. 카카오 T의 모든 이용자가 아닌, 일부 이용자를 무작위로 선정해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카풀은 카카오 T 앱에서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 T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 하고, 카카오T 를 실행해 첫 화면 세번째에 있는 ‘카풀’ 탭을 선택하면 베타테스트 대상 이용자에게만 목적지 입력 화면이 나타난다. 목적지를 입력한 후 호출하기를 누르면 카풀 크루에게 호출 정보가 전달되며, 크루 회원이 수락하면 연결이 완료된다.

관건인 가격은 일부의 보도와 달리 카풀처럼 저렴하다.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카카오 카풀 요금이 택시와 비슷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기본료는 2km 당 3000원이며 이동 시간과 거리에 따라 요금이 책정된다. 카풀 크루는 카카오T 카풀 크루용 앱을 실행해 목적지를 입력한 후 자신의 출퇴근 경로와 비슷한 목적지를 가진 호출 정보를 확인하고 수락하면 된다. 운행 시간 제한은 없으나 카풀 운행 횟수는 하루 2회로 제한했다. 크루가 운행 횟수를 초과할 수 없도록 배차를 제한해 엄격하게 운영할 예정이다.

기존 카풀 공식을 그대로 따라가며 최대한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분위기다. 카카오모빌리티 정주환 대표는 “국토부 및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TF, 택시 업계 등과 카풀 서비스를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카카오 T 카풀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것” 이라며 “베타테스트 기간에도 기존 산업과 상생하기 위한 협의를 지속하겠다" 고 밝혔다.

카카오 T 카풀은 원터치 112 신고 시스템과 생체인증, 24시간 관제센터를 운영하며 안전에 만전을 기한다는 각오다. 다양한 안전장치가 있어도 사고는 벌어지기 마련이지만, 카카오 모빌리티는 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보험 체계도 강화해 이용자들의 안전성을 한층 높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 T 카풀 안심보험’ 상품을 적용, 교통 사고는 물론 교통 외 사고에 대해서도 보상이 가능하도록 했다.

   
▲ 위플이 운행되고 있다. 출처=위플

열리는 카풀 2.0 시대...모빌리티로 진격

카카오 모빌리티의 전격전인 결단은 최근 카풀 2.0 시대의 등장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택시업계의 반발에 막힌 상태에서 새로운 2.0 세대가 등장하고 있으며, 카카오 모빌리티는 자칫 더 시간을 끌 경우 시장 공략에 차질이 생길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카풀 2.0 세대의 플레이어는 다양하다. 당장 차차는 내년 초 새로운 서비스로 돌아올 예정이다. 김성준 차차 대표는 "아직 차차의 실험은 끝나지 않았다"면서 "조만간 리뉴얼을 통해 새로운 이동 플랫폼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차차의 수장 자리에서 내려오지만 새로운 인사를 영입해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각오다.

한 때 유연근무제 도입을 임의로 도입해 자사는 물론 카풀 업계를 동시에 ‘지옥’으로 밀어넣었던 풀러스도 다시 시동을 걸 분위기다. 풀러스는 최근 서영우 대표 체제로 반등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 기술과 라이더 이익 환원 전략 등을 통해 다시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풀러스의 도전을 두고 회의적으로 본다. 기존 모델보다 나은 경쟁력은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 모빌리티에 인수된 럭시의 마케팅 임원 출신인 박현 대표가 이끄는 위모빌리티의 위풀도 눈길을 끈다. 풀러스와 같은 카풀 1.0세대와 다른 차별점이 많기 때문이다. 기존의 카풀 서비스는 위치 기반의 온디맨드(실시간호출) 매칭 서비스다. 이는 출퇴근 을자의적으로 해석하려는 1세대 업체들과 택시업계가 갈등하는 근본 원인이 되어왔다. 이에 비해 위모빌리티의 위풀은 ‘진짜 출퇴근’만을 위한 ‘일정 기반형 매칭’을 서비스한다는 설명이다. 단순 매칭이 아닌, 수도권과 서울 장거리 통근자에 방점을 찍어 새롭다.

박현 대표는 "강력한 인증, 장거리 중심의 특화 카풀 서비스로 기존 카풀 업체들이 하지 못했던 일들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라면서 "기존 카풀 업체들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법의 맹점을 뚫으려는 시도만 했지만, 위풀은 특화 서비스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위츠모빌리티의 어디고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관심사 기반의 매칭이 눈길을 끈다. 여성 카풀 등 특화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어디고의 실험은 최근 앱 서비스의 일반적인 트렌드와 부합된다. 사용자 경험의 세분화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카풀 시동을 거는 한편, 다양한 카풀 2.0 세대와 함께 시장의 크기를 키운다면 택시업계의 반발로는 막을 수 없는 파괴력도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중심으로 온디맨드 플랫폼의 라스트 마일을 노리며 조금씩 외연을 확장, 장기적 관점에서 자율주행차까지 아우르는 모빌리티 전반의 가능성 타진 기회도 열릴 전망이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맏형답게 기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5일 자전거 업체인 삼천리자전거, 알톤스포츠와 함께 전기 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이동 플랫폼의 라스트 마일 시동을 걸었다. 여기에는 우버와 리프트 등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들이 추구하려는 이동의 라스트 마일 개념 체화와, 기업 운영적 가치판단도 포함되어 있다는 평가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업계 맏형으로 활동하며 2.0 세대와 경쟁과 시장 확장을 반복한 후, 카풀은 물론 전체 모빌리티 업계로 빠르게 나간다면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어려운 일이지만 택시업계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다양한 로드맵을 국회, 국토부와 함께 구상하면 이룰 수 없는 꿈도 아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스마트 모빌리티 포럼 등이 있지만 별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카카오 모빌리티가 카풀 시동을 건 상태에서 지금이라도 업계가 한 목소리를 내려는 행보를 보여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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