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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기업도 망하게 하는 ICT의 선택

월마트의 제트닷컴 인수 vs 시어스의 옹고집 외길

홍석윤 기자 syhong@econovill.com

기사승인 2018.12.07  18: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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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거품 이전에 탄생한 기업들도 더 이상 비기술적 회사로는 회사로서 기능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출처= ALICIA TATONE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대부분의 기업에서 리더의 주된 역할이 경영 관리였던 시절이 있었다. 기업의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기술은 주로 ‘IT 부서’에서 구입하는 것이며, 경쟁 우위의 원천이라기 보다는 그저 비용 항목으로 취급됐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긴밀한 연결, 인공지능, 자동화에 의해 주도되는 격변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러한 변화는 비즈니스 세계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쳐 이제는 모든 회사가 기술 회사인 시대가 되었다.

물론,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들은 기술위주의 회사들이 많다. 이런 회사들은 기술에 능통한 전문 창업자나 기술 공동 창업자가 없었다면 애초에 출범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인터넷 거품 이전에 탄생한 기업들도 더 이상 비기술적 회사로는 회사로서 기능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유명해진 엔젤 투자자 숀 오설리반은 말한다.

그러면 비기술 회사가 어떻게 빨리 기술 회사가 될 수 있을까? 답은 그 회사가 비록 설립된 지 오래되었다 하더라도 깊은 기술 지식을 가지고 있는 ‘기술 공동 창업자’(technical co-founders)를 새로 발탁해 최고 경영진으로 영입하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기술에의 투자

이를 다른 말로 하자면 이렇다. 아마존 같은 경쟁자와 대면했을 때, 당신 회사는 월마트처럼 기술 회사나 기술 지식에 크게 투자하는가? 아니면 시어스처럼 제 길을 가다가 파산에 들어갈 것인가?

월마트는, 당신 회사가 이미 수천억 달러의 가치가 있고 많은 직원들을 고용하고 있다 하더라도 어떻게 기술 공동 창업자를 영입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연구 사례다.

월마트는 지난해 8월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제트닷컴(jet.com)을 33억 달러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의 오프라인 유통회사가 전자상거래 회사를 인수한 금액으로는 사상 최고 금액이다. 이 인수 합병은 당시 월마트의 온라인 사업보다 훨씬 앞서 있었던 제트닷컴의 기술력뿐만 아니라 새로운 인력의 수혈에 관한 것이었다. 제트닷컴의 마크 로어 최고경영자(CEO)는 제트닷컴 이전에 창업했던 전자상거래 회사를 운영하며 아마존과 경쟁하다가 2010년 아마존에 인수되면서 이후 젯트닷컴을 창업하기까지 2년 동안 아마존에서 근무했다.

   
▲ 월마트는어떻게 기존 기업이 기술 공동 창업자를 영입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연구 사례다.   출처= StartupBuzz

로어 CEO는 현재 월마트 전자상거래 부문 최고 책임자다. 그와 함께 일했던 상당수 참모들도 월마트에 합류해 간부로 승진했다. 이들의 활약으로 월마트의 전자상거래 사업 매출은 지난 분기에만 전년 대비 43% 성장했다. 어쨌든 월마트는 전자상거래에 관한한 자신보다 훨씬 높게 평가되고 있는 아마존을 상대로 ‘후발주자 전략’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일이 항상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MIT에서 ‘기업가 정신의 경제’를 연구하고 있는 J. 다니엘 김은 "기존에 잘 나가고 있는 기업들이 기술 임원들을 외부에서 영입하기 위해 기술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경우 대개 재앙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그는 최근, 1995년부터 2011년 사이에 대기업에 의해 ‘영입’된 4500개의 하이테크 벤처기업과 40만 명의 직원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 조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상당수 직원들이 비경쟁 고용계약(noncompete agreements, 근로자가 일정기간 동안 경쟁회사로 이직할 수 없는 조건의 고용 계약)에 묶여 있고 취득에 몇 년이 걸리는 스톡 옵션 인센티브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에 근무하던 직원의 60%는 인수 후 첫 3년 이내에 회사를 떠났다. 이들의 이직률은 인수 기업 기존 직원의 두 배에 달한다. 게다가 이렇게 퇴사하는 직원들은 가장 공격적이고 기업가적인 경향이 있어서 경쟁 업종을 창업할 가능성이 더 높다.

최선의 방법

MIT의 다니엘 김은 기존 기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할 때,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마도 월마트가 제트닷컴을 인수했을 때에도 그랬을 것이다. 만약 월마트가 아니고 아마존이 제트닷컴을 인수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다니엘 김의 측정 방식에 따르면 아마존은 월마트보다 기업가적 문화가 강한 회사이기 때문에, 어쩌면 스타트업 출신 직원들이 적응하기 더 좋은 곳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월마트가 인수했을 때보다) 더 많은 직원이 떠나지 않고 남았을 지도 모른다. 바로 그것이 월마트가 제트닷컴을 인수하면서 감내해야 할 또 다른 고통스러운 경쟁적 타격인 것이다.

스타트업을 인수해도 핵심 직원을 붙잡아 둘 수 없는 경우, 대기업들은 무슨 조치를 취해야 할까? 글로벌 정보통신기업 시스코(Cisco)에서 20여년 동안 CEO를 지낸 존 체임버스는 시스코에 있으면서 무려 180건의 인수 합병을 지휘했다.

   
▲ 글로벌 정보통신기업 시스코(Cisco)에서 20여년 동안 CEO를 지낸 존 체임버스는 시스코에 있으면서 무려 180건의 인수 합병을 지휘했다.   출처= ChannelFutures

체임버스는 그의 새 저서 "점들을 연결하기"(Connecting the Dots)에서 몇 가지 규칙을 개략적으로 설명했다. 첫째는 기업 문화는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둘째는, 인수한 회사가 이미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리고 셋째는 월마트와 젯트닷컴의 경우처럼, 인수한 회사의 리더들을 현 회사에 걸맞는 직급으로 승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시스코에서 체임버스가 지킨 규칙은, 회사의 리더 중 3분의 1은 내부에서 승진하고, 3분의 1은 외부에서 채용하고, 3분의 1은 인수 회사의 직원으로 채운다는 것이었다. 그는 인수 합병을 통해 기업가적 기질을 갖춘 직원을 붙잡는데도 노력을 기울였지만 한편으로는 이들이 시스코 밖에서 창업하는 것도 격려했다. 만약 그들이 외부에서 성공한다면, 언젠가는 10억 달러를 주고 기꺼이 인수할 것이다. 그는 그런 전략을 ‘안으로의 회전’(spin-in)이라고 불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스코도 인수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체임버스는 약 3분의 1은 실패했다고 말한다. 가장 유명한 실패로는, 시스코가 5억 9천만 달러에 플립 카메라(Flip Camera) 제조사를 인수한 것을 들 수 있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이 더 좋은 카메라를 ‘공짜로’ 제공하겠다고 선언하며 아이팟 나노(iPod Nano)를 출시하면서 플립 카메라 시장은 끝났다.

경쟁 환경이 계속해서 변화하고 기술이 비즈니스 수행 방식에 더욱 필수적이 됨에 따라, 몇 년 전만 해도 너무 위험해 보였을 수도 있었던 투자가 때로는 생존을 위한 최고의 길로 판명되기도 한다.

엔젤 투자자 숀 오설리반은 "이 10년이 끝나기 전에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에 올라있는 회사들도 실존적 위협을 맞을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우리는 10년도 채 되지 않은 회사들이 100년 전에 존재했던 회사들을 쓰러뜨리고 그들을 능가하는 것을 심심찮게 보고 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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