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웨어러블 시장이 조금씩 외연을 확장하는 가운데, 중국 웨어러블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모바일 단말기의 대명사인 스마트폰 시장이 글로벌 시장은 물론 중국 시장에서도 성장동력이 빠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현지 웨어러블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중국 웨어러블 시장 확장일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4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웨어러블 시장은 확장일로다. 올해 중국 웨어러블 기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8.8% 증가한 292억5450만 위안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의 2018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한 193억2730만 위안으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93.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웨어러블 시장이 애플워치 등 고가의 스마트워치를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는 최근의 트렌드와 부합된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글로벌 웨어러블 시장은 2021년 2억223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해 연 평균 18.4%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여기서 저가의 스마트밴드는 2017년 무려 39.8%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2021년 21.5%로 줄어들고, 2017년 27.9%의 점유율을 기록하던 스마트워치는 같은 기간 32.1%의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 중국 웨어러블 시장은 아직 스마트워치 중심의 시장으로 재편되지 않아 성장의 여백이 더 크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쳰잔산업연구원(前瞻产业研究院)에 따르면, 중국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스마트밴드 점유율은 50.2%로 가장 높았으며 스마트워치가 41.4%로 뒤를 이었다. 두 점유율 합은 91.6%에 이른다.

저가의 스마트워치 중심으로 시장이 열린 것은 글로벌과 중국 시장 모두 공통된 현상이다. 다만 글로벌 시장은 서서히 스마트워치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반면 중국 시장은 완전한 체질개선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마트의류와 스마트글래스 등은 각각 2.1%, 0.35%에 불과해 고차원 웨어러블 시장 확장성도 여전하다.

중국 웨어러블 시장은 현지 제조사들의 낮은 가격과 빠른 신제품 출시 주기로 확장되고 있다. 샤오미의 후아미가 올해 28.1%의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으나 화웨이 등 스마트밴드는 물론 스마트워치로 무장한 도전자에게 밀리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후아미가 최근 스포츠에 방점을 찍은 어메이즈핏을 출시하고, 화웨이가 화웨이워치2를 출시한 배경이다.

중국 웨어러블 시장의 시사점은?
최근 글로벌 웨어러블 시장은 스포츠와 건강에 방점이 찍혔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미국 스포츠의학회(ACSM)의 연례 설문조사를 인용해 ‘2018년 최대 트렌드는 웨어러블’이라고 전한 지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톱10에 운동 방식 외 보조기기가 포함된 것은 웨어러블이 유일했다는 후문이다.

중국도 비슷하다. 시장에서 생활 품질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높아지며 웨어러블 기기는 기술적 진화와 함께 다양한 응용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종합 구급 위치 기능을 탑재한 구급 응용은 노인 및 특수 집단의 시장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보급화를 위해선 온라인 의료 응용과 더욱 심도 있는 결합이 필요하지만, 가능성은 풍부한다는 분석이다. GPS 위치를 기반으로 하는 안전 응용도 아이들의 안전에 대한 의식이 높아진 부모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알리페이 등 페이 기능이 탑재된 웨어러블 시장도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쳰잔산업연구원(前瞻产业研究院)에 따르면, 2017년 중국의 건강 및 스포츠 웨어러블 기기 시장규모는 약 155억 위안을 기록, 2023년에는 300억 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자연스럽게 건강에 관심이 많은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웨어러블 시장이 스마트워치를 기점으로 스마트의류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면 초연결 패러다임도 강해질 전망이다. 이를 바탕으로 플렉서블 OLED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디바이스 기능들이 스마트폰의 디자인적 측면을 넘어 웨어러블의 필요충분조건이 된다면, 이 역시 웨어러블 시장에 큰 동력이 되어줄 수 있다. 인공지능 기반의 ‘봇’ 생태계가 초연결 인프라를 통해 상용화된다면, 생체인식 기술에 기반한 웨어러블의 가치는 더욱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