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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도출한 90일의 데탕트...화웨이 사태로 ‘덜덜’

런청페이 회장 딸 캐나다서 체포

최진홍 기자 rgdsz@econovill.com

기사승인 2018.12.06  16: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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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미중 무역전쟁이 극적인 변곡점을 돌아 90일의 화해모드로 돌입했으나, 캐나다가 미국의 요청으로 런청페이 화웨이 회장의 딸인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을 체포하며 두 수퍼파워 사이에 이상기류가 감돌고 있다. 중국의 ICT 대국굴기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행보가 여전하다는 말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멍 부회장이 지난 1일 캐나다에서 체포됐으며, 조만간 미국으로 인도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멍 부회장은 미국에서 오는 7일 심문을 받을 예정이다. 최근 중국 이커머스의 강자 징둥닷컴의 류창둥 회장이 미국에서 성폭행 혐의로 구속되는 일은 있었으나, 이는 개인의 비위 문제로 여겨져 외교적 현안으로 발전하지는 않았다.

멍 부회장은 사정이 다르다. 외신에 따르면 멍 부회장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법 위반 혐의를 받고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은 현재 화웨이 장비가 이란에 제공되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중이며, 만약 위반혐의가 확인될 경우 상당한 수준의 제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됐다. 출처=뉴시스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점입가경

올해 초부터 글로벌 경제의 위기를 몰고왔던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등 대국굴기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포석이자, 중국의 ICT 굴기를 견제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중국이 추구하고 있는 스마트제조 프로젝트가 미국 ICT 패권국 지위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하자, 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성격이 강하다는 뜻이다.

미국이 중국의 ICT 굴기를 견제하며 ZTE가 유탄을 맞았다. 미국은 최근 ZTE가 이란과 부적절한 계약을 맺었으며, 문제제기 후에도 명확한 후속조치를 못했다는 이유로 ZTE와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막아버리는 제재를 가한 바 있다. 미중 무역전쟁 직전 제재가 일부 완화됐지만 ZTE는 한 때 상장폐지설이 나돌 정도로 큰 위기를 겪었다. 결국 장전후이 ZTE 부회장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7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퇴임직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미국의 조치는 백색테러"라면서 "깊은 굴욕을 느낀다"고 말했다.

화웨이도 미국의 공격 사정권에 있다. 런청페이 회장은 중국 인민해방군 출신이자, 기업의 태생부터 중국 공산당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주장에 시달리고 있다. 소위 백도어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화웨이는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으나 북미 시장 진출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 CES 2018에 부스를 내고 미국 스마트폰 시장 재진출을 시도했으나 역시 무위에 그쳤다. 최근 알리바바 그룹 회장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한 마윈 회장이 공산당원이라는 점이 확인되며 중국 기업인에 대한 외부의 시각도 싸늘하게 식은 상태다.

화웨이는 미중 무역전쟁 당시 최대한 몸을 사렸다. 중국 정부와의 유착이 의심되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으나 글로벌 비즈니스 사업을 전개하기 때문에, 미국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는 행보를 보였다. 미국 IT매체 폰아레나는 7월8일 켄 후 화웨이 최고경영자(CEO)가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이 ZTE처럼 우리를 처벌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가 모든 지역에서 정한 법률과 규칙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처벌이나 제재를 받을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런청페이 회장은 별도의 사내 이메일을 통해 “무리한 반미감정을 부추기는 행위를 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화웨이는 최대한 몸을 사렸으나, 내년 5G 상용화 정국에서 미국은 중국의 ICT 굴기를 견제하기 위한 핵심 타격 포인트로 화웨이를 점 찍었다. WSJ는 11월23일 미국 정부가 주요 우방국들과 접촉해 화웨이 통신 장비를 사용하지 않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이 우방국을 중심으로 ‘화웨이 포위전’에 나서는 셈이다. 미국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국가들에서 통신 개발 지원을 늘릴 계획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영국도 논란에 가세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4일 영국 비밀 정보국 수장이 영국 통신망 중심에 있는 중국 통신장비 화웨이의 5G장비 도입에 대한 우려감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첩보기관 MI6의 수장인 알렉스 영거는 자기의 모교인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에서 가진 강연을 통해 "중국에서 화웨이는 다른 법적, 윤리적 체계을 가지고 있다"며 "화웨이는 데이터를 조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국은 동맹국들이 화웨이 장비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정한 상황에서, 중국이 가진 기술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통신 백도어 등 일각의 문제제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하는 한편, 5G 로드맵도 문제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라이언 딩(Ryan Ding) 화웨이 상임이사 겸 통신장비 사업담당 사장은 11월21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9회 글로벌 모바일 브로드밴드 포럼(GMBBF)' 기조연설에서 “화웨이는 글로벌 5G 상용 공급 계약을 22건 체결했다”면서 “5G 상용화를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5G 공급 계약 22건 중 5곳은 중동, 14건은 유럽, 아시아태평양은 3건이며 LG유플러스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가 노골화되고 있다. 출처=뉴시스

화웨이, 미중 무역전쟁 트리거?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멍 부회장의 미국 송환은 엄청난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6일 현재 아시아 기술증시는 화웨이 쇼크로 크게 휘청였으며, 무엇보다 간신히 재개된 미중 무역협상이 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멍 부회장은 런청페이 회장의 딸이면서 후계 0순위로 꼽히는 데다 내부에서 재무담당으로 일했기 때문에, 그의 미국행은 화웨이는 물론 중국 정부의 불만을 사고 있다는 평가다.

당장 중국 정부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6일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은 “캐나다 경찰 당국은 미국 측의 요구에 따라 미국과 캐나다 법을 전혀 위반하지 않는 중국 공민을 체포했다”면서 “심각한 인권 유린”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정부의 반발이 심해짐에 따라 미중 무역협상에도 먹구름이 드리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 CNBC는 “멍 부회장의 체포로 중국 정부가 반발하면 미중 무역협상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중국도 자국에 주재하고 있는 미국 기업인을 체포할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편 화웨이 사태는 국내 통신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국내에서 B2B 5G 전파가 송출된 가운데, LG유플러스는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며 경쟁자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빠른 로드맵을 구축한 바 있다. 명확한 기지국 숫자와 커버리지 영역을 상대적으로 명쾌하게 설명하는 등, 화웨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화웨이가 미중 무역전쟁의 희생양으로 전락하는 한편, 서구권을 중심으로 화웨이 장비에 대한 불신이 커진다면 LG유플러스의 압박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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