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쇼 아시아 2018 포스터와 배너

최근 암호화폐 약세장에도 불구하고 코인텔레그래프가 주최하는 세계적인 블록체인 이벤트인 블락쇼 아시아(Blockshow Asia; https://blockshow.com)가 지난 11월 27- 29일 싱가포르에서 성공리에 마무리되었다. 28- 29일 양일간에 걸쳐 열렸던 컨퍼런스에는 50여개국에서 3,000여명의 사람들이 참석했고, 중국 최초의 암호화폐 거래소 BTCC(BTCChina)의 창업자인 바비 리(Bobby Lee)를 포함한 50명이 넘는 블록체인 전문가들이 ‘블록체인의 성숙’이라는 주제 아래. 첫날인 28일에는 중국 정부의 암호화폐 금지, 인공지능을 위한 분산네트워크, 생태계와 게임분야에 미치는 블록체인 기술의 영향 등에 대한 발표와 논의들이 이루어졌으며, 이튿날 29일에는 암호화폐 관련 규제, 블록체인에 대한 대기업들의 씨름, 암호화폐 거래소의 진전 등에 대하여 발표했다.

 

암호화폐 겨울인가?

블락쇼 CEO인 에디 크리즈 (Addy Creeze)는 ‘이번 블락쇼 이벤트 기간 동안 가장 많이 듣게 된 단어는 암호화폐 시장의 겨울 (Crypto Winter)이지만, 2019년에는 블록체인 시장의 양상이 달라질 것’ 이라고 말했다. 에디 크리즈 외에도 참석한 국제적 전문가들은 현재의 약세장과 각종 정부의 규제나 장애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시장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월스트릿트의 수석 애널리스트이자 암호화폐 지지자인 톰 리(Thomas Lee)는 이 행사에서 ‘비록 현재 약세장이지만 지금이야말로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골든 타임’이라고 말하며 ‘지금의 약세장(bear market)은 투자의 재분배 과정을 이루어 가는 건강한 약세장’이라고 역설하였다. 또한 중국의 가장 오래된 암호화폐 거래소 BTCC의 공동 창업자이자 대표적인 비트코인 예찬론자인 바비 리(Bobby Lee)는 영화 매트릭스를 비유로 들면서 ‘가까운 미래에 화폐의 자유와 이에 대한 전세계 정부 차원의 억압 사이의 전쟁이 발생하겠지만, 결국 화폐의 자유 시대가 올 것’ 이라고 강조하였다.

블락쇼 아시아 컨퍼런스 장면

 

짐 로저스가 칭찬한 블록체인 프로젝트

이러한 전문가들의 전망처럼, 암호화폐가 약세장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싱가포르 블락쇼에는 기존보다 탄탄하고 실현가능성이 높은 새로운 스타트업들이 많이 참가함으로 블록체인 기술로 이루어질 새로운 생태계의 비전을 제시하였다. 몇몇 한국업체들도 참가하였는데, 이 중에 오아시스블록 (OASISBloc)과 스마트메디 (SmartMedi)가 주목을 받았다.

오아시스블록에 대해 설명중인 직원들

오아시스블록은 오아시스 체인에 각 분야의 도메인 체인을 연결하는 개념을 도입하여, 최초로 도메인 체인간에 블록체인화 된 데이터와 가치를 유통하는 데이터 에코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이다. 오아시스블록은 기존 블록체인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개선하고 체인들간의 호환성과 데이터 거래에 최적화된 블록체인으로 이미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타 업체들의 관심을 끌었다. 미래 블록체인을 이끌어갈 기술로 각광받았다.

또한, 클라우드와 블록체인 기반의 정밀의료 빅데이터 플랫폼이자 오아시스블록의 도메인 체인으로서 나란히 전시를 선보인 스마트메디는 전체 참가업체들 중 유일한 헬스케어 프로젝트로 참가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현재 정부지원을 받아 고려대학교의료원을 중심으로 진행중인 P-HIS (Precision Medicine – Hospital Information System,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여 개인의료정보의 보안성을 높이고, 환자의 데이터 권한을 돌려주며, 다가오는 의료 트렌드인 정밀의료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행사 가운데, 유명한 투자자인 짐 로저스(Jim Rogers)가 오아시스블록과 스마트메디 부스에 방문하여 큰 관심을 보이며, ‘스마트메디는 오래전부터 이루어졌어야 했지만 기존의 시스템의 문제로 이루지 못했던 일을 하고자 하는 좋은 프로젝트’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아시스블록과 스마트메디는 국내 블록체인 전문 기업인 ㈜더블체인이 블록체인 기술을 책임지고 있는 프로젝트이다.

메디컬 블록체인 프로젝트, 스마트메디에 관심을 보이는 참관객들

증권형토큰 모금(STO, Security Token Offering) 건강한 블록체인 생태계 초석될까?

한편, 이번 싱가포르 블락쇼 아시아 2018에서는 기존의 ICO의 새로운 활로로 주목을 받고 있는 증권형 토큰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기존 ICO(Initial Coin Offering)에서 발행하였던 유틸리티 토큰(Utility Token)은 특정 회사의 서비스나 상품을 구매하거나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토큰인 반면, 증권형 토큰(Security Token)은 특정 회사의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주는 토큰으로 부동산, 채권, 지식재산권 등의 담보와 연결되거나 회사 지분과 연결된 토큰들이 있다. 증권형 토큰은 블록체인 위에서 발행이 되기 때문에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하여 다양한 기능을 포함시킬 수 있게 되지만, 유틸리티 토큰과 다르게 법적 규제가 까다롭다. 하지만 한국과 같이 ICO를 금하고 있는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는 증권형 토큰에 대해 기존 증권 발행과 같은 규제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하여 암호화폐 시장에 가능성이 제시되었다. 또한 싱가포르 통화청 역시 증권형 토큰이 규제를 지킨다면 자본시장상품으로 볼 수 있다고 발표하였다. 아직 국내에서는 이렇다 할 가이드라인이 제시되고 있지 않고, 아직 증권형 토큰이 적용된 사례가 없으나, 미국 블룸버그의 세계 시가 총액에 대한 분석에 따르면, 2017년 1%에 그쳤던 증권형 토큰 시장의 규모는 2019년에 유틸리티 토큰 시장의 규모를 넘어서고, 2020년에는 약 10조 달러 규모의 자본이 증권형 토큰에 의해 발생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증권형 토큰이 기업들에게는 규제에 따르는 의무와 책임을, 투자자들에게는 법적인 보호를 가능하게 하면서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지 조금 더 지켜봐야 알 것 같다.